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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65호] 2022년 09월 15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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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방산 기슭 문화재(석조여래입상) 보살핌, 그리고 산신제!

시민기자 유재술

 

ⓒ시민기자 유재술

포천시청이 소재하는 포천동 주변에는 2기의 석불입상이 있다. 하나는 포천시 군내면 구읍리에 소재하는 포천시 향토유적 제5호 ‘구읍리 석불입상’과 다른 하나는 어룡동 왕방산 중턱에 위치한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55호 ‘포천 석조여래입상’이다. 연혁으로 보면 구읍리 석불입상이 고려 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어룡동 석조여래입상은 고려중기로 추정되나, 오랜 세월 탓에 마모가 심한 구읍리 석불보다는 어룡동 석불이 비교적 외양이 온전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시민기자 유재술

오늘은 어룡3통(통장 최봉식)이 주관하여 지난 8/28(일) 실시된 ‘어룡동 석조여래입상 보살핌’ 작업의 현장을 취재해 본다.

ⓒ시민기자 유재술

말복이 지나고 처서 또한 지났다고는 하나 아직은 한낮의 더위가 후덥지근하다. 이른 아침 뜻을 같이하는 동네 어르신들과 부녀회장, 그리고 새마을 지도자 등 열다섯 명으로 이뤄진 작업팀이 예초기 6대와 굵은 나뭇가지를 잘라낼 기계톱, 그리고 각종 청소도구와 산신제를 올릴 제물 등을 짊어지고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산행은 선광사 입구에서 시작한다. 새로 길을 닦은 지 얼마 되지 않는 왕방산 테마임도 부근을 지나면서는 본격적으로 가파른 산행이 시작된다.

ⓒ시민기자 유재술

산길 1km는 평지의 십리 길과 맞먹는다. 등에 짊어진 예초기 등 제초용구와 이것저것 짐을 한껏 짊어진 터라 숨은 목까지 차오르고 땀은 어느새 비 오듯 흘러내려 후줄근하게 젖는다. 간혹 길을 잃을까 마련해 놓은 표지판으로 해서 안심하고 산길을 오르기는 하나,

ⓒ시민기자 유재술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라 우거진 나뭇가지로 뒤덮여진 숲을 낮으로 쳐내고 헤쳐가면서 길을 내며 오른다. 올여름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린 탓으로 길의 곳곳은 이처럼 패어져 나가 물길이 되기도 한다. 또 어떤 곳은 통나무가 쓰러진 채로 길을 막아 돌아가야 하는 곳도 있다.

ⓒ시민기자 유재술

계곡과 가까운 어느 산길은 맑고 시원한 계곡물이 흘러 청량감으로 마음이 시원해지기도 한다. 이는 사람이 살아가는 이치의 하나이기도 하다. 온몸이 땀에 젖어 흥건한 가운데 어느덧 여래입상이 자리한 곳에 다다른다. 우선 산을 오르느라 힘들었던 몸을 잠시 쉬며 물 한 모금 마시면서 땀을 씻는다.

ⓒ시민기자 유재술

오늘 작업을 해야 하는 면적은 전체 관리지역 1천여 평 중 약 2~3백여 평 정도. 돌이 많고 경사가 심해 일하는 사람들이 다치지 않게 조심을 해야 한다. 젊은 남자라야 다 60대가 넘은 사람들이지만 힘든 일 마다않고 예초기 짊어지고서 부지런히 풀을 베고 잔가지들을 쳐낸다.

ⓒ시민기자 유재술

어떤 곳은 기계를 댈 수가 없어 낮으로 또는 손으로 작업을 해야 하는 곳도 있다. 부녀회장 등 여성작업자들도 석불이 자리한 전각 주변을 빗자루로 쓸어내기도 하고 잡초를 뽑아내기도 하면서 일을 돕는다. 아침 7시 마을을 출발해 석불입상에 도착해서 작업을 한지 어느덧 3시간 정도 지나 10시쯤 제초작업이 모두 끝났다.

ⓒ시민기자 유재술

오늘의 제초작업은 문화재를 돌보는 보살핌의 의미가 당연히 크지만, 그동안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있었던 마을에 더 이상의 좋지 않은 일들은 이제 그만 그치기를 바라는 마음도 크다. 하여 준비해 온 제사 음식을 정갈하게 진설해 놓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산신제를 더불어 미륵불인 석불입상 앞에서 모두들 경건한 마음으로 제(祭)를 올린다.

ⓒ시민기자 유재술

자, 그러면 이제 석불이 자리한 전각을 한번 살펴보자.

전각은 돌로 쌓은 2단의 기단 위에 둥근 원주 형태의 기둥을 세웠고 그 위에 기와지붕을 얹었는데, 기와 아래는 겹처마를 써서 서까래에 단청을 입혔다. 오방색 중 주로 연녹색을 썼으며 가로지른 들보 아래로 화살 모양의 홍전살 창을 써서 통기를 원활하게 했다. 기둥과 드나드는 문은 붉은색의 단청을 해서 해충으로부터의 부패를 방지하는 효과를 보려 했고, 네 개의 원주 기둥은 팔각 형태의 주초가 받치고 있는 모습이다.

ⓒ시민기자 유재술

측면에서 보았을 때는 전형적인 맞배지붕의 모습을 하고 있어 우리 한옥의 멋을 제대로 표현했다는 느낌이다. 용마루에 달라붙어 기생하고 있는 저 풀은 반드시 제거되어야 할 터이나 그런대로 멋을 내고 있다. 후면에서 보는 기와지붕의 기왓골이 가지런하고 꽤나 안정적인 모습이다.

이제는 건물 내부에 있는 석불을 좀 살펴보자.

ⓒ시민기자 유재술

고려시대 중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불상은 여래(如來)이다. 부처를 이르는 10가지 이름 가운데 여실히 오는 자 또는 진여에서 오는 자를 말함인데 이는 곧 미륵을 뜻한다. 미륵(彌勒)은 석가모니불에 이어 57억 년 후 세상에 출현하여 석가모니불이 구제하지 못한 중생을 구제할 미래의 부처이다. 미륵을 뜻하는 부처의 모습은 앞을 향해 약 15°가량 기울어져 있다.

ⓒ시민기자 유재술

마치 천년의 세월에 등이 굽은 애처로운 모습이다. 바로 세우지 않고 있음은 아마도 본래의 모습이 이러했을지도 모른다. 코가 있는 부분이 다소 깨져서 훼손되기는 했어도 전체적으로는 상당히 온전한 형태이다.

머리에는 부처의 지혜를 나타내는 육계가 온전하고 이마와 눈썹 사이에는 별을 상징하는 구슬모양이 있는데 이는 부처의 자비가 온 세상을 비춘다는 것을 뜻한다.

ⓒ시민기자 유재술

거대한 바위를 갈고 깎아서 만든 마애불이 아니라 약 2m가 넘는 돌을 깎고 갈아서 부처를 만들어 세운 입상(立像)의 형태이다. 돌탑 위의 부처님은 연꽃 모양의 좌대 위에서 평안하게 좌선을 하고 계신다. 이곳에는 이런 돌탑이 여럿 있다.

ⓒ시민기자 유재술

미륵전 앞에서 바라보는 포천시의 어룡동과 군내면 일원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숲과 더불어 시원한 조망이다.
자, 이제는 산을 내려가야 할 시간이다. 산을 올라올 때보다는 한결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산하여 어룡3통 최봉식 통장과 잠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시민기자 유재술

Q. 오늘 문화재를 돌보는 보람 있는 일을 한 터라 나름 뿌듯함이 있으실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A. 황일규 노인회장님과 임복순 부녀회장님, 그리고 이기철 새마을 지도자, 박종진 총무 등 여러 뜻있는 분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행사가 잘 끝나서 다행이고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Q. 연례적인 행사인가요?

A. 지난해까지는 포천시가 일당으로 인부를 고용하여 주변을 정리하며 관리하는 형태였다면 이번에는 이 문화재가 속해있는 행정구역인 어룡3통이 나서서 일을 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오늘 진행한 행사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Q. 올해 처음으로 마을단위 행사로 진행이 되었으니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진행될까요?

A. 그렇게 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오늘 동원된 사람이 15명인데 행정당국이 지원한 예산은 불과 일당 인부 두 사람의 몫입니다.
문화유산을 보살피고 가꾸는 의미가 가득한 일이며, 마을단위의 행사이기도 합니다. 오늘 작업을 하면서 보았지만 사람의 인적이 드문 터라 1~2년 돌보지 않으면 길마저도 끊겨버려요. 나름대로 많은 사람들이 이 미륵전(석불입상)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고 있지만 이 정도의 예산으로는 힘들기에 관련 행정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해봅니다.


위의 인터뷰 내용을 비롯해 테마임도와 접해서 연결되는 산책로 등의 통장님 구상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22-09-06, 14: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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