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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같은 내 마음의 치유! - 정혜신의 《당신이 옳다》
2020-07-08 조회수 : 5752
시민기자 함영미


▲《당신이 옳다》(정혜신, 해냄출판사, 2018)

머리가 복잡할 때, 무언지 모를 이유로 마음이 지옥일 때, 괜스레 마음 한편이 헛헛할 때 책을 읽곤 한다. 지금 처한 내 상황에 화답을 주듯이 한 줄 한 줄이 토닥토닥 위로를 건네는 거 같아 마음에 드리운 안개가 걷히듯 맑아진다. 어떠한 해답을 얻지 않아도 소리 없이 다가와 나를 안아주며 치유를 해주는 도구가 책이었다. 책과 마주하는 동안은 객관적으로 나를 돌아보게 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최근 내 마음에 치유가 되어준 책을 만났다. 바로 정혜신의 《당신이 옳다》이다. 포천시 올해의 책으로도 선정되었다. 신비로운 듯 예쁜 책 표지에서부터 매혹당하는 느낌이다.

적정심리학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프롤로그에서 소박한 집밥 같은 치유가 적정심리학이라고 말한다. 즉 마음의 허기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집밥 같은 심리학. 집밥이라는 말에 왠지 따뜻한 온기가 전해진다. 요즘 내가 처한 상황에 딱 맞는 치유의 말이라서 더 와닿았다.

책을 읽는 동안 며칠 전 남편과의 대화에서 내 부족함을 반성했다. 남편의 넋두리를 들었을 때 그 감정을, 그 마음을 정확하게 알아듣고 받아주어야 했다. 습관처럼 내뱉은 어설프고 얕은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나 판단)으로 오히려 또 다른 상처를 주게 된 건 아닐까?

남편은 나에게 어떠한 방법을 제시받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 거다. '왜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 '그 당시 기분이 어땠는지?' 마음속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들어주고, 당신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네! 많이 힘들었겠구나! 나라도 그랬을 거야!' 맞장구를 쳐주며 남편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존재를 인정해주기를 바랐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해주었더라면 화나고 위태로운 남편의 감정에 잠시나마 숨을 터주는 심리적 CPR의 역할을 해주었을 텐데 아쉬움이 밀려왔다.

"약물치료보다 더 빠르게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힘, 삶의 고통에 실질적으로 대처하는 실용적인 힘, 그 힘의 중심이 공감이고, 공감의 위력은 어떤 힘보다 강하다. 공감은 타고나는 성품이 아니라 내 걸음으로 한발 한발 내디디며 얻게 되는 무엇이며, 배우고 익히는 습관이다." - 본문 중

그렇다. 나 또한 누군가 공감을 해주면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 그때만큼은 내 마음이 옳다고 알아주니까. 내 편이 한 사람이라도 있으니까. 그런데 섣부른 공감이 아닌 정확한 공감이어야 하고, 너와 나를 동시에 보호해야 온전한 공감이고, 공감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이고, 감정에는 공감해도 행동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에 공감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잘하려고 노력하는데 그건 정확한 공감이 아닌 그저 충조평판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에 순간 작아진다. 정확한 공감은 단순하게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해 주는 것을 넘어 너와 나의 개별적 존재 자체를 인정하며 공감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누군가 고통과 상처를 이야기할 때는 충조평판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대화가 시작된다." - 본문 중

부끄러웠다. 인생을 좀 더 살아서 경험이 많다고, 부모라는 이유로 모든 걸 다 안다는 식의 어설픈 충고나 조언, 평가, 판단하고 살았던 건 아닐까. 집에 있는 아이와 교실에 있는 아이들에게도 좀 더 정확한 공감을 해주어야겠다.

마음속 안개를 걷어내고 상황을 더 또렷하게 바라보게 하여 스스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도록 진심으로 공감해주는 존재가 되어줄 수 있게 배우고 또 배워야겠다.

더불어 상대방의 감정선을 침범하지 않는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 개별적 존재를 존중해준다면 집에서 편안하게 밥 먹듯이 마음의 허기가 질 때 부드럽게 어루만져주며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옳다! 너와 내 감정이 옳다!"

책을 덮고도 자꾸 되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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