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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의 사회적 기업 1세대 ‘리맨’ 컴퓨터
우리는 함부로 버리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2019-08-13 조회수 : 3722

시민기자 이정식

일반 기업이 시장 경제 여건하에서 자생력을 갖춘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협동조합, 마을 공동체 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어려운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사회적 경제 주체의 노력과 성공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포천에도 이런 신화를 만들어 가는 곳이 있다. 바로 사회적 기업 1세대 격인 '리맨'이라는 컴퓨터 재생 기업이다.


▲아름다운 디지털을 만드는 사람들 리맨

한 해 버려지는 수백만 대의 컴퓨터는 환경오염은 물론 산업 쓰레기 발생이라는 여러 문제를 낳고 있다. 또한, 얼마든지 더 쓸 수 있는데도, 신형 휴대전화가 나올 때마다 모델을 교체하는 사람들의 욕구 때문에 멀쩡한 스마트 폰도 많은 양이 버려진다. ‘리맨’ 의 구자덕 사장은 이런 사회 문제와 사업을 접목해 성공적인 사회적 기업을 키워 낸 인물이다.


▲리맨의 구자덕 사장ⓒ시민기자 이정식

리맨은 버려지는 컴퓨터와 스마트 폰을 재생해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저렴하게 공급하여 산업 폐기물을 줄이고 경제적인 소비자의 욕구를 모두 만족시킨다. 단순히 컴퓨터를 재생만 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을 위한 하드디스크 정리와 데이터 폐기 사업도 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중고 컴퓨터용 OS를 장착하는 사업도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함께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리맨을 거쳐 새로운 제품으로 재생된 컴퓨터와 스마트 폰은 다른 나라로 수출도 되고 있다.

재생이 어려운 부품들은 완전히 파쇄하여 산업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작업도 한다. 구자덕 사장의 말에 따르면 컴퓨터는 플라스틱과 쇠붙이를 비롯하여 금성분과 다양한 금속은 물론 환경을 망가트릴 수 있는 오염물질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냥 버려지면 자원 낭비가 될 뿐만 아니라 환경파괴의 주요 원인이 된다. 하지만 컴퓨터를 완전히 분해하여 필요로 하는 부품만 따로 판매하는 것은 투입 비용 대비 이익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폐기해야 한다면 부피를 줄이는 것이 관건인데, 그 일을 하는 곳도 국내에 거의 없어 '리맨'이 맡아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기자 이정식

작년 매출 90억 원을 달성한 이 회사는 사회적 기업답게 직원들과도 상생한다. 직원 중 몇 사람을 대표로 선임하여 운영위원으로서 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고, 이익 역시 직원과 함께 나누며, 복리후생을 위한 여러 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직접 회사에 가 보면 직원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서 눈에 띈다. 그중에는 구자덕 사장이 직원들과 함께 자기도 한다는 쉼터도 있다.

하드디스크의 자료 삭제 분야 외에 여러 개의 특허도 가진 실력 있는 회사로서 '리맨'은 우리나라 컴퓨터 재생산업 분야 선두 주자 역할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제 곧 회사 설립 20주년이 되는데, 지금의 성공에 머물지 않고, 연 매출 250억 원 이상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늘도 쉬지 않고 뛰고 있다.


ⓒ시민기자 이정식

우리 생활과 컴퓨터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앞으로도 계속 컴퓨터는 새로 나올 것이고, 버려질 것이다. 그래서 ‘리맨’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또한,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소득 불균형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부분에서도 '리맨'의 활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사는 환경과 공동체를 지키면서 이익을 만들고, 이 만들어진 이익을 모두가 누릴 수 있을 것인가? 어찌 보면 당연히 해결해야 할 이 문제의 해답을 알고는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실천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유럽을 비롯한 미국과 여러 선진국에서도 이미 사회적 경제 개념은 주요 기업 활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 공정무역 등의 개념 역시 당연히 여겨지고 있다. 우리 포천에 이렇게 미래 지향적이고 공동체를 지킬 수 있는 성공적인 사회적 기업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그리고 '리맨'처럼 우리 지역에 더 많은 사회적 경제 주체들이 나오고 자생력을 갖추게 되고 왕성한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시민기자 이정식

※ 자본주의와 사회적 경제

몇 년 전 유럽의 그리스가 국가 부도 사태를 맞으면서 전 유럽을 공포에 떨게 만든 적이 있다. 그리스의 경제 위기는 비단 한 나라의 국가 경영 문제로 치부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스와 연결된 많은 나라의 경제 상황도 어렵게 만들면서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는 물론 프랑스까지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었다. 만일 도미노식으로 유럽 국가들이 문제가 생긴다면, 전 세계의 어떤 나라도 안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때 바로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비판의식이 생기게 되었다. 그런데 유독 유럽의 협동조합들은 매출이 줄지도 않았을뿐더러 오히려 고용을 늘려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모든 기업이 어렵다던 당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그 비결은 바로 사회적 경제라는 개념에 있다.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는 일반 기업과 달리, 사회적 경제는 사회의 모든 참여자와 이익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일반 기업들처럼 이윤 추구를 위한 기술개발이나 영업 전략의 수립, 거래처 확보 등의 활동은 동일하다. 하지만 이윤 배분이 주주들의 주머니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와 지역 주민, 심지어 전 국민이 고루 나누어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언뜻 들어서는 쉽게 이해가 안 갈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두레라는 전통적인 개념과 유사하다. 함께 힘을 모아 어떤 일을 도모하고 거기에서 생기는 이익을 나누어 갖는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이미 많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개념이다.

유럽의 경제 위기 이후, 사회적 경제 개념은 미래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국가 경제를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지난 10여 년 전부터 일반 협동조합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는 등 사회적 경제 주체들을 지원하기 위한 여러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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