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문화&관광

  • 시민기자
  • 문화&관광
조국의 위기를 온몸으로 막은 청춘들, 육사 생도 6.25 참전 기념비!
2020-06-15 조회수 : 6109
시민기자 홍익재

ⓒ시민기자 홍익재

6월이 되면 젊은 시절 군 복무 시절이 생각난다. 나의 업무 중 하나는 국립현충원 참배를 하는 VIP의 경호였다. 매년 현충일 즈음에는 약 2박 3일을 국립현충원에서 근무하였고, 국립현충원의 곳곳을 다닌 기억이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이 한국전쟁에 참전했는지는 잘 알고 있다. 전직 대통령 묘역도 있고, 6.25에 참여한 여러 계급을 가진 사람들의 묘역이 있는데, 육사 생도가 한국전쟁에 참전했다는 사실은 포천에 오기 전에는 알지 못했다.

지금 일하는 곳은 내촌면 진목리이다. 업무상 시청에 갈 때마다 진목교차로 우회전을 하는데, 매번 ‘육사 생도 6.25 참전비’ 표지판을 보았다. 한번 가본다고 하면서도 큰길이 아닌 소로로 가야 하기에 매번 그냥 지나쳤었다.


ⓒ시민기자 홍익재

그래서 한 번 가보았다. 진목교차로에서 포천으로 가다가 큰길에서 벗어나 소로로 조금 가다 보면, 위의 사진처럼 육사 생도 6.25 참전 기념비가 있다. 이 비를 바라보고 우측으로 약 100M 정도 가면 주차장이 있고, 잘 정돈된 ‘육사 생도 6.25 참전 기념비’를 볼 수 있다.

당시 상황을 조사하여보니, 육군사관학교 2기생들은 4년제로 육사가 바뀐 뒤 선발된 재능이 많은 학생이었다고 한다. 28:1이라는 당시로는 믿기 어려운 경쟁률을 뚫고 입교한 것이 1950년 6월 1일이었다. 2기 육사 생도들은 이제 겨우 제복을 입고 제식훈련을 몇 번 했을 뿐인데 조국이 그만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만 것이다. 이들보다 선배인 육사 1기 생들도 졸업을 불과 20여 일 앞두고 전선으로 나갔다고 한다.

ⓒ시민기자 홍익재

당시에 전선을 지킨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이들도 꽃다운 20대 청춘이었다. 아무리 육사 생도라고는 하지만 전선에서의 긴장감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 전투가 주는 두려움을 다 떨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밀물처럼 내려오는 북한군 3사단은 사방팔방 요란한 소리를 내는 전차를 앞세워 이들 앞에 섰고 이내 엄청난 화력으로 공격했다. 하지만 육사 생도들에게는 중화기라 할 수 있는 대포나 전차가 없었다. 전술이고 전략이고 없이 그저 강인한 정신력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 하나로 맨몸으로 전선에 나선 것이나 다름없었다.

소총의 탄약조차 넉넉지 않아 이내 실탄이 떨어지자 말 그대로 맨몸으로 육탄전을 전개하며 필사적으로 내려오는 적들을 막고자 했다. 이들 중 150여 명이 그 자리에서 전사하고 만다. 생각해 보면 이들은 참 비운의 세대이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입교한 수재에 조국에 대한 남다른 충성심도 있었지만, 제대로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무자비한 적들에 희생되고만 안타까운 청춘들이었다. 그 후에도 이들 생도는 육군 9사단의 병사들과 합류하여 유격대처럼 이산 저산을 넘나들면서 전투를 이어갔다고 한다.

ⓒ시민기자 홍익재

많은 시간이 지나 이젠 세월의 흔적도 희미한 한국전쟁이라지만, 당시에 전쟁을 온몸으로 부딪치고, 하나뿐인 목숨을 조국을 위해 내놓았다. 그 의미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 존경과 감사, 그리고 숙연한 마음으로 그들에게 예를 표하고 싶다.

온 몸을 던져 조국의 부름에 응한 이들의 안타깝고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참전비가 포천시 가산면 우금리 산 89-1에 있다. 큰길에서 벗어난 소로를 따라 들어가서도 잘 보이지 않는 다소 후미진 곳에 있다. 마치 이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몸 바쳐 이 나라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닮은 듯 세간의 눈을 피해 의연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OPEN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본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제 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목록보기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해 주세요.
평가 1명 / 평균 1
의견글 작성
의견글을 작성해 주세요.
최대 500자 / 현재 0자
  • 계산하여 답을 쓰세요
※ 불건전한 내용이나 기사와 관련 없는 의견은 관리자 임의로 삭제할 수 있습니다.
뒤로가기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