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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청포도의 전설, 포도봉지 씌우기
2022-07-06 조회수 : 2861

시민기자 유재술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시민기자 유재술

학창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읊조려보았을 청포도를 소재로 한 이육사의 시(詩). 그렇게 시인이 노래했던 청포도가 지금 알알이 익어가고 있다. 켐벨얼리를 주된 품종으로 하는 우리 포천시의 포도는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당도가 높아 맛 좋은 포천포도를 만들기 위해 지금 포천의 포도는 지금 한창 연녹색의 포도송이가 하얀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포도봉지 씌우기가 한창이라는 뜻이다.

ⓒ시민기자 유재술

포천농협은 매년 이맘때쯤 일손이 부족한 포도재배 농가를 찾아 봉지 씌우기 일손 돕기를 진행해 오고 있다. 보름이 넘게 계속된 장마가 끝나고 모처럼 날이 갰으나 몹시 덥다. 일부 농자재 판매 업무에 종사하는 일부 직원을 제외하고 전 직원이 주말인 토요일 아침 6시가 조금 넘어 작업이 예정된 포도농가에 집결했다. 포도농원의 경영주로부터 간단한 작업 요령에 대한 설명을 듣고 곧바로 작업을 시작한다. 한낮의 더위를 피하고자 이른 새벽부터 작업을 시작했으나 이미 중천으로 떠오른 해는 강렬하기만 하다. 아침 여덟시가 넘어가기 시작하자 이마와 등에서 땀이 송글송글 솟아오른다. 잠시 시원한 물과 수박으로 더위를 식히고 다시 작업을 시작한다.

ⓒ시민기자 유재술

포천농협 영농지원단의 이동호 단장은, “포도송이에 봉지를 씌움으로써 병해충의 침투를 막아 포도가 상하는 것을 방지하고, 빗물이나 농약 등이 침투하는 것을 막아 보다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포도를 생산하며, 빛의 투과량을 적절하게 조절하여 고른 착상으로 과피의 미려도를 좋게 해서 상품성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라고 설명한다.

ⓒ시민기자 유재술

한편 ‘민채네 농원’대표 최*선 씨는, “평일에는 직장 생활하며 포도농사를 짓고 있는데 이렇게 농협에서 일손을 도와주면 많은 도움이 된다. 어제까지만 해도 포도밭의 고랑에 장맛비로 해서 물이 발목까지 차올랐었는데, 오늘은 물이 많이 빠져서 작업을 하는데 지장이 없다. 그러나 수확기가 아니라서 그다지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포도를 따기 시작할 무렵에 비가 많이 내리면 우선 포도 알에 물이 많이 차서 당도가 떨어지고 알이 터지는 현상이 일어나서 상품가치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농사의 반은 하늘이 짓는 것이라 자연현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안타깝기는 해도 받아들여야 할 일이다. 주로 가판으로 판매하고 있고 또 포천농협 공판장에도 출하해서 소득을 올리고 있다. 농사가 잘 되고 또 하늘이 도와서 포도 값이 좋아 주머니가 넉넉했으면 좋겠다.”라고 소박하게 웃음을 짓는다.

ⓒ시민기자 유재술

전 직원이 동원된 오늘의 포도봉지 씌우기 일손돕기 행사에 대해 김광열 조합장은, “주말인 토요일의 휴일임에도 직원들이 쉬지도 못하고 이렇게 농가에 나와서 일하는 것에 조합장으로서 대단히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이런 행사를 통해 마음으로 보다 농민에게 다가가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더욱 조합원과 고객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시민기자 유재술

8백여 평 가량의 포도밭이 일은 다소 서툴지라도 많은 인원이 동원되고 또 내가 봉지 씌운 포도가 잘 영글어서 잘 팔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작업을 하니 열한시가 될 무렵 어느새 작업이 끝났다.

ⓒ시민기자 유재술

오늘의 일손돕기 행사를 통해 작으나마 나의 수고로움이 진정 포도농가에 도움이 되었으리라 나름대로 뿌듯한 자긍심을 느끼며 풍년농사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 일을 한 모든 직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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