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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 비경을 따라 걷다!
시민기자 서상경

한탄강(漢灘江)의 우리말 이름은 한여울이다. 큰 여울이라는 뜻이다. 급경사를 이루며 물의 흐름이 빠른 부분을 여울이라고 하니 한탄강의 흐름을 대강 짐작할 수 있다. 혹자는 한탄강을 두고 궁예가 왕건에게 쫓겨 도망치다 이곳에서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고 하여 부른다고 하지만 그건 사람들이 만들어낸 전설에 불과하다.

이 강이 매우 특별한 것은 내륙에서 보기 드물게 주상절리 협곡으로 폭넓게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지금으로부터 50만~130만 년 전 백두산과 한라산, 울릉도 성인봉이 폭발했던 시기에 북한 강원도 평강군 부근에서 수차례 화산 폭발이 일어났고 분출된 용암은 한탄강의 수로를 따라 흘렀는데 그것이 식으면서 현무암 지대를 형성하였다. 거기에 오랜 세월 비가 내리고 강물이 흐르면서 깎여나가 기묘한 협곡지대를 만들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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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적연  ⓒ시민기자 서상경

주상절리는 무엇인가? 화산의 분출로 뜨거운 용암이 급격하게 식으면서 만들어진 현무암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풍화작용을 겪는다. 이때 사각형~칠각형의 기둥 모양으로 갈라지게 되는데 이러한 결정체를 주상절리라 한다. 이렇게 생겨난 주상절리는 흘러오는 강물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깎여나가면서 곳곳에 직각의 절벽을 만들어내기도 하니 오늘날의 한탄강 협곡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내륙에서 용암이 흘러 협곡지대를 만든 경우는 매우 드문 현상이라 한탄강 일대를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하고자 했고 마침내 2020년 7월 7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승인되었다. 우리나라는 2010년 제주도, 2017년 경북 청송, 2018년 무등산에 이어 국내 네 번째로 인증을 받았는데 우리나라 최초로 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지질공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이곳에는 지질명소가 즐비하다. 명승 제93호의 화적연, 천연기념물 제537호인 비둘기낭폭포, 천연기념물 제436호인 대교천 현무암 협곡, 명승 제94호인 멍우리 주상절리대, 천연기념물 제542호인 아우라지 베개용암 그리고 샘소, 교동가마소, 구라이골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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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의 단풍  ⓒ시민기자 서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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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 주상절리길  ⓒ시민기자 서상경

이제는 한탄강의 지질명소를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포천시에서 조성하고 있는 한탄강 주상절리길이 있어서다.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자연이 빚은 예술품을 감상하는 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주상절리 절벽과 현무암 협곡을 가까이에서 살펴보면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단단한 현무암 돌길을 걷다 보면 탁 트인 전망이 가슴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지금까지 개통된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모두 4개 코스, 그 외 조성되고 있는 나머지 코스는 내년 중순이면 모두 완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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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우리협곡  ⓒ시민기자 서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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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의 단풍  ⓒ시민기자 서상경

한탄강을 답사하다 보면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한적한 농촌마을의 논두렁을 잠깐 벗어나는가 싶은데 깎아지른 듯한 수직 단애를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거의 30~40m가 되는 수직 절벽 아래 강물이 흐르고 있으니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포천 한탄강은 1990년대 초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설정되어 사람들의 접근이 매우 힘들었다. 실제 비둘기낭 폭포의 경우 한국전쟁 당시 마을 사람들이 이곳으로 피난을 했는데 발각되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신비스러운 공간이었다. 그래서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맑고 푸른 에너지가 가득한 억겁의 시간을 누리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한탄강 답사에 감동을 받는 이유다.

지질명소에 담겨있는 전설 같은 이야기도 귀 기울일만하다. 다음은 화적연의 이야기 한 토막. 어느 날 한 늙은 농부가 3년 가뭄에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하늘을 원망하면서 이 연못가에 앉아 한숨을 쉬면서 “이 많은 물을 두고 곡식을 말려 죽여야 한다는 말이냐? 하늘도 무심하거니와 용도 3년을 두고 낮잠만 자는가 보다”라고 탄식을 하자 물이 왈칵 뒤집히며 용의 머리가 쑥 나오면서 꼬리를 치며 하늘로 올라가자 그날 밤부터 비가 내려 풍년이 되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이 지방에 가뭄이 들면 화적연에서 기우제를 지내는 풍습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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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 협곡  ⓒ시민기자 서상경

볏단을 쌓아 올린 듯한 형상의 화적연과 못의 형태가 가마솥처럼 생겼다는 교동가마소, 강물과 용암의 작용으로 둥근 베개 모양의 지형을 이룬 아우라지 베개용암 등에도 각종 이야기들이 스며 있다. 도보 답사를 끝내고 나면 한탄강의 좀 더 자세한 지질 지형 학습을 할 수 있다. 포천시에서 조성한 한탄강 지질공원센터가 있어서다. 한탄강 지질공원센터는 우리나라 유일의 지질공원 테마전시체험 박물관으로 2019년 4월에 개관하였고 한탄강의 지질과 역사, 그 속에서 피어난 삶과 문화 그리고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다.

배낭을 둘러메고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걸어보자. 비둘기낭 폭포에 도착하면 자세한 주상절리길 안내도를 볼 수 있다. 그리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가을의 단풍이 길동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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