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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풍광을 자랑하는 궁예의 '옥가마소'를 가다.
2021-08-30 조회수 : 3675
시민기자 변영숙

같은 장소라도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시간별로도 다른 풍경을 펼쳐 보이는 것이 자연이다.

ⓒ시민기자 변영숙

문득 지난 겨울 다녀왔던 교동가마소의 여름 풍경이 궁금해졌다. 바짝 마른 풀과 억새가 어우러져 황량하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괜스레 우울하게 만드는 풍경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 여름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비가 많이 와서 수량이 불어났으니 잘하면 폭포수나 옥가마소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생각이 미치자 보고 있던 TV를 서둘러 끄고 대충 카메라만 챙겨 들고 교동가마소로 향했다.

ⓒ시민기자 변영숙 

지난번 진입로를 찾지 못해 한참 헤매였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는 대로변에 차를 세우고 교동가마소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예상대로 교동가마소의 여름 풍경은 겨울 풍경과는 전혀 달랐다. 드넓은 초록의 개활 지는 온통 초록세상이었다. 인간이 세상에 존재하기 이전의 처녀림처럼 순결해 보였다.

ⓒ시민기자 변영숙

한탄강 댐이 방류를 시작하면 물에 잠기는 저지대에는 여름 풀이 무성했고 우거진 수풀 속에 새로운 호수들이 생겨나 있었다. 많은 비가 내리면 이렇게 호수가 생겼다가 또 감쪽같이 사라진다. 수풀림 쪽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물줄기는 보이지 않는데 물 흐르는 소리가 귀청을 때린다.

ⓒ시민기자 변영숙

교동가마소 입구는 막혀 있었지만 출입 금지 표지판은 없었다. 안전상의 이유로 통행이 제한되는 듯했다. 안내판이 보였다. 포천 관인면에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존재했던 함티타늄자철광산에 대한 설명이었다. 원광석(함티타늄자철광)의 형성 과정과 특징 등 교동가마소 인근의 지질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마그마가 냉각되면서 형성된 원광석에는 철 성분이 48% 이상 함유되어 있어 자석에 잘 붙는다고 한다. 실제로 교동가마소 인근의 돌이 자석에 붙는 것을 보고 신기했다는 어느 블로거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아무래도 다음번에 올 때는 자석을 가져와야 할까 보다.

ⓒ시민기자 변영숙

물소리를 따라 아래쪽으로 내려가 보았다. 교동가마소에는 작은 폭포수가 있는 폭포수, 용이 와서 놀았다는 용소, 궁예가 옥가마를 타고 와서 목욕을 했다는 옥가마소 등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들 가마소들은 겨울에는 물이 없거나 얼어붙기 때문에 보기가 힘들다. 지난번 방문 때 보지 못했던 이유다. 이번 방문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시민기자 변영숙

전날 내린 비로 수량이 풍부해진 건지천이 검은 돌 위로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힘차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폭포수다. 지장산과 검은 현무암과 하얀 물줄기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거센 폭포수는 잠잠해져 용소를 만들고 길게 이어진 검은색 돌들은 꿈틀대는 용의 등 비늘을 연상시켰다.

ⓒ시민기자 변영숙

용의 놀이터 아래에는 한층 넓고 잔잔한 웅덩이가 펼쳐져 있다. 이곳이 궁예가 목욕을 했다는 옥가마소이리라. 옥가마소에 몸을 담그고 목욕을 즐기는 궁예를 상상해본다. 머리 위로는 하늘이 시원하게 열려 있고 눈앞에는 지장산 봉우리가 솟아 있고 검은색 현무암이 아늑하게 바람을 막아주니 절경이라고 아니 할 수가 없다.

ⓒ시민기자 변영숙

조금 더 위쪽으로 올라가면 폭포수와 옥가마소까지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 옆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마당교와 한탄강 하늘다리로 이어진다. 이제 제법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가을바람을 맞으며 가마소를 지나 한탄강 하늘다리를 걸으며 가을 풍경을 감상한다면 금의 답답하고 지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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