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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면접을 시작하겠습니다.
소설 <페인트> 이희영 작가와의 만남
2019-12-19 조회수 : 4315

시민기자 이화준

포천시립소흘도서관의 연말 행사로 소설 <페인트>의 저자인 이희영 작가와 만남의 시간이 마련되었다. <페인트(Parent’s interview)>는 일종의 SF소설이다. 국가가 NC 센터(Nation Children)를 설립하여 태어난 아기들을 모두 양육하고 일정 조건을 갖춘 부부가 아이들을 키우겠다고 신청하면, NC 센터에서 아이들이 직접 부모 면접을 진행해 부모를 선택한다는 이야기이다. 소설이지만 기존 세대에겐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이기에 어떤 숨은 이야기가 있을지 궁금했다.


▲이희영 작가와의 만남ⓒ시민기자 이화준

이희영 작가는 ‘창비 청소년문학상’ 열두 번째 수상 경력에 장편 소설 3권을 발간한 작가이지만, 아직까진 작가라 불리는 게 어색해 ‘글쟁이 아줌마’라 자신을 소개했다. 이런 그녀가 글을 쓰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대부분 작가는 어려서부터 책벌레로 불릴 만큼 독서광이지만, 이희영 작가는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 1년에 책 1권도 안 읽을 정도로 책과는 거리가 먼 삶이었다고 한다. 그녀의 삶이 바뀐 계기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고단한 현실에 부딪히다가 직장을 그만둔 것이다. 갑자기 텅 비어버린 일상에 찾아온 것은 우울증,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무언가 해야겠다 결심한 그녀는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글쓰기 교실을 선택했다.


▲이희영 작가ⓒ시민기자 이화준

글쓰기 교실의 동기들은 국문과 출신, 선생님, 심지어는 수필로 등단한 작가까지 있었다고 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맞춤법도 틀리는 가장 준비가 안 된 학생이었다. 남들과 비교하면 포기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녀는 다른 사람처럼 칭찬이라도 받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으로 이 과정을 끝마쳤다고 한다. 하지만 이 글쓰기 교실에서 소설로 등단한 사람은 자신 혼자뿐이라고. 그러며 강조한 그녀의 한마디.

“남들과 비교하지 마라, 또한 나에게 친절한 삶을 살자”


▲소설 페인트 집필 동기ⓒ시민기자 이화준

부모를 면접한다는 설정의 ‘페인트’는 어떻게 집필하게 되었나요?

“이래서 아무나 아이를 낳으면 안 돼. 자격 있는 부모가 아이를 낳게 해야 해”

2018년 5월 가정의 달 특집 기사 중 친부모에 의해 학대로 하루에 8명의 아이가 목숨을 잃는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그 기사 달린 댓글이다. 작가의 머리에 번뜩 스치는 생각, ‘부모 자격은 과연 누가 주지?’ 아이를 낳거나 입양하기 전까지 누구도 부모가 되지 않는다. 부모에게 부모 자격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아이들이다. 그래서 아이가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글을 쓰게 되었다. 아이디어 구상이 끝나고 남편에게 스토리를 들려주었더니 말이 안 되다는 회의적인 반응이 돌아왔다. 하지만 그녀는 ‘내가 재미있으면 됐지’라는 생각으로 글을 써나갔다. 여기서 그녀가 강조한 한마디

“미래의 직업은 구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 자신이 즐겁고 재미있는 일을 찾아 직업을 창조해야 한다”


▲아이들이 말하는 좋은 부모란?ⓒ시민기자 이화준

‘페인트’를 읽고 아이들이 평가하는 부모님의 점수는?

청소년 소설이다 보니 학교 강연을 많이 나간다고 한다. 강연이 끝나고 아이들에게 부모님의 점수를 매긴다면 얼마나 줄 수 있는지 물어본다면 대부분 90점 이상이 나온다고 한다. 같은 질문을 부모님께 한다면 평균 50점을 넘기지 않는다고 한다. 서로의 평가가 엇갈린다.

또한, 아이들은 미래엔 NC 센터 같은 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항변한다. 이유는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는 느낌에 대한 거부이다. 하지만 부모들은 현실에서 NC 센터와 같이 철저한 양육과 지원이 불가능하다며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NC 센터가 있었으면 바라는 마음도 있다고 한다.

가장 핵심적인 질문, 만약 미래에 부모를 선택하는 사회가 된다면 당신의 부모님을 선택할 의사가 있는가? 이 질문에 아이들은 거의 100% 현재의 부모님을 선택한다는 대답을 했다고 한다. 단, 너그럽고 자신을 잘 이해해 주는 부모님이었다면 좋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좋은 부모란?ⓒ시민기자 이화준

작가가 생각하는 좋은 부모란?

아이들에게만 꿈을 가지라 하지 않고, 부모도 함께 꿈꿔야 한다. 부모의 삶과 꿈이 아이의 삶과 꿈과 함께 서로를 지지하고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부모라 생각한다.

미래 소설이지만 어떻게 아이들을 무작정 낳는 설정이 되었는지?

원래 작가의 구상은 출산율 감소로 인해 국가에서 피임, 낙태 등의 인위적 방법을 모두 차단하는 시스템을 갖춘 사회로 설정했다고 한다. 이런 부분이 청소년 소설로는 맞지 않는다는 편집부의 요청으로 이런 설정을 설명하는 부분이 빠졌다고 한다.

‘페인트’ 등장인물 중 제누는 NC 센터로 대변되는 미래 사회를 거부하고 뛰쳐나가는데, 특별한 의도가 있었는지?

책을 쓰다 보면 작가의 설정과 다르게 캐릭터가 말을 걸어 올 때가 있다고 한다. 그 케이스가 제누인데, 까칠함과 히스테릭한 설정인데 부모를 선택해 NC 센터를 나간다는 설정을 캐릭터가 거부했다고 한다. 책을 읽은 아이들 역시 제누가 NC 센터를 거부하고 나간 것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페인트 외전’을 써 달라는 요청도 쇄도한다고 한다.

3편의 소설 모두 청소년 소설인데, 청소년 소설을 고집하는 이유는?

청소년기의 이희영을 돌아보면 평범하고 찌질해 보였다고 한다. 요즘 아이들 말처럼 ‘이생망’이었다고 농담한다. 하지만 지금 되돌아본다면 10대인 이희영은 찌질하지 않았다고, 자신에게 하고 싶었던 위로의 말들을 지금의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자신이 재미있고 즐거운 일을 찾아 남과 비교하지 않고 꾸준히 자신의 길을 간다면 여러분의 인생은 성공한 것”이라는 그녀의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부모 면접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야기에 부모 자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아이들을 향한 잔소리와 참견은 줄이고,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부모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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