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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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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로 소통하는 행복한 세상
2020-03-30 조회수 : 4842

시민기자 서상경

수어(手語)는 소리가 아닌 손짓을 이용해서 뜻을 전달하는 언어를 말한다. 수화라고도 하는데, 대부분 청각장애인이 사용한다. 청각장애는 난청으로 인하여 발생한다. 난청은 귀가 잘 들리지 않는 것으로 약간 먹먹한 정도인 것도 있지만,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고도의 난청도 있다. 듣지 못하면 말을 하는 것도 어려워지므로 이 둘은 상관관계가 있다. 이러한 청각장애를 옛사람들은 귀머거리 농(聾)과 벙어리 아(啞)를 써서 농아(聾啞)라고 했다.

포천시에는 900여 명의 농아 인구가 있다고 한다. 그러잖아도 코로나19로 인하여 외출을 제한받는 등 어려움이 많은 요즘이다. 이들을 돕는 사람들은 어떤 분들일까. 그 의문을 풀기 위하여 한국농아인협회 포천시지회 수어 통역센터를 찾았다.


▲포천시 수어 통역센터ⓒ시민기자 서상경

포천시 수어 통역센터 사무실에 들어서자 유인기 센터장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이곳의 정식명칭은 한국농아인협회 경기도협회 포천시지회이고 부설기관으로 포천시 수어 통역센터가 있다. 이곳에서 하는 일은 포천시에 거주하고 있는 농아인들의 생활에 도움을 주는 일이다.

“농아인이 병원을 가거나 외출하고자 하는 일이 있을 때 이곳에 상주하는 통역사가 같이 활동해주시죠. 또는 외부에서 포천시에 일하러 왔는데 소통이 되지 않을 때 저희가 나서서 도와드리기도 하고요. 포천시민뿐만 아니라 저희의 도움이 필요한 누구든지 도와드리려고 애쓰고 있어요.”

포천시에 거주하는 농아인들의 통역을 맡아 일을 돕는 수화 통역사는 모두 4명이다. 농아인수에 비하면 바쁘고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중의 한 분이 그만두어 수화 통역사 한 분을 모집 중이라고 한다.


▲포천시 수어 통역센터 유인기 센터장ⓒ시민기자 서상경

수화 통역사가 되는 길은 영어를 처음 배우기보다도 어렵다고 하는데 요즘은 법이 강화되어 사회복지사 자격까지 갖추어야 한다. 농아인을 돌보는 것은 어르신을 요양하는 것처럼 마음가짐이 남달라야 하는 것을 말해준다.

또 수화 통역사는 경험이 매우 중요한 직업이다. 다양한 인격체와 마주하는 일이라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10여 년 동안 수화 통역사 일을 해 오신 윤인자 님은 이렇게 말했다.

“제가 어떤 농아인을 만나 식사를 하는 일이 있었어요. 맛있는 반찬을 드시라고 권유해드리는데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는 거예요. 나중에 알았는데 ‘드세요’라며 직접 집어드리는 것보다 ‘드셔보실래요?’라고 권해야 했다는 것을 알았어요. 또 길에서 도와드린다고 팔을 잡으면 싫어하세요. 반드시 ‘도와드릴까요?’하고 물어봐야 해요.”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안녕하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시민기자 서상경

농아인은 처음에 곁을 잘 주지 않는다고 한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에 대하여 경계심을 가지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정이 들고 믿음이 생기면 누구보다도 마음을 열어준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에 대하여 유인기 센터장은 이렇게 말했다.

“예전에는 인식이 매우 좋지 않았어요.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보고 손가락질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죠. 관심을 두시고 청각장애인과 일반인이 친구가 되는 경우도 많고요.”

인터뷰를 마칠 즈음 농아인을 만나더라도 몇 가지 수화를 배워두면 도움이 될 거라며 자주 사용하는 것을 몇 가지 소개해주었다. 손바닥을 펴서 팔에서 쓸어내리듯 하며 두 주먹을 들면 ‘안녕하세요?’라는 뜻이고 주먹 위에 손바닥을 올려 부드럽게 돌리면 ‘사랑합니다’라는 뜻이며 왼손등 위로 오른손을 세워 올리면 ‘감사합니다’라는 뜻이란다. 이때 표정에 따라 정말 감사한지 덜 감사한지 나타나게 되므로 수화는 손짓, 입 모양, 표정이 함께 하게 된다고.


▲활동사진ⓒ포천시농아인협회

포천시 농아인협회를 이끄는 유인기 센터장은 후천적 장애를 가지고 있다. 학창 시절에 운동하다가 넘어져서 관절염을 앓았는데 약을 잘못 사용하여 청각신경이 상실되었다고 한다. 농아인의 어려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11년 넘도록 장애인협회에서 무보수로 센터장 일을 맡고 있다. 적어도 포천에 거주하는 농아인들 만큼은 생활에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도와주고자 다짐하고 있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8년도 우리나라 등록장애인 현황을 보면 258만 6,000명으로 전체인구의 5%였다. 그중에서 청각장애가 34만 명에 이르고 인구 고령화에 따라 노년층의 비율이 꽤 높다. 적지 않은 인구가 농아인으로 생활하는 셈이다. 정부에서는 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적절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들을 대하는 일반인들의 관심도 좀 더 높아졌으면 한다.

* 포천시 수어 통역센터 정보
주소 :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중앙로 301(1층)
전화 : 031-531-8876
영상 전화 : 070-7947-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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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된 의견글 1
  • 윤인자(꼬마) 2020-04-07 삭제
    와우! 서상경시민기자님! 산정호수갤러리(관광안내소)에서 나누었던 대화를 그냥 무시하지 않으시고 수어통역센터 방문하셨네요! 넘 감사 드리고~~ 기자님 같은 분이 계서서 장애인도 살만한 포천이 될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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