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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있어 참 다행입니다!
사회복지사 일터 동행기
2022-03-15 조회수 : 2684

시민기자 서상경

 

사회복지사는 노인, 여성, 장애인 등 다양한 사회적, 개인적 욕구를 가진 사람들의 문제에 대한 사정과 평가를 통해서 문제 해결을 돕고 지원하는 일을 한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욕구와 행동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과 협상,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추어진 사람이다. 이러한 능력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습득을 하게 되고 주로 사회복지관이나 장애인복지관, 지역재가요양센터 등에서 일을 하는 계기가 된다. 우리나라도 노인복지법에 따라 노인복지시설이 많이 증가하였고 그곳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가 많은데 오늘은 사회복지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직접 동행하여 살펴봤다.

▲사회복지사의 미용서비스ⓒ시민기자 서상경

우선 우리나라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대하여 알아볼 필요가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의 사유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노인들에게 신체활동 또는 가사지원 등의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는 사회보험제도다. 즉 국가에서 만 65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질환의 정도에 따라 등급을 나누고 국가의 비용 지원을 바탕으로 어르신을 돌보는 제도를 마련한 것이다. 65세 미만이더라도 노인성 질환이 있으면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노인성 질환은 치매, 뇌혈관질환, 퇴행성질환을 말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복지 서비스이기 때문에 소득과 상관없이 국민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장기요양등급을 신청하여 장기요양보험 등급판정위원회의 심사를 통해서 등급을 받게 되는데 1~2등급은 요양원 입소가 가능하고 3~5등급은 재가등급으로 가정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방문간호, 방문요양, 방문목욕 등이 대표적이다. 방문간호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서비스는 요양보호사가 가정을 방문하여 어르신을 돌보게 되는데 보통 하루에 3~4시간 동안 신체활동이나 인지활동, 일상생활지원 서비스를 받게 된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의 85%는 국가에서 부담하고 나머지 15%는 개인이 부담하거나 소득에 따라 무료 지원까지 가능하다.

▲인지상태점검ⓒ시민기자 서상경
▲시각장애인용 윷놀이ⓒ시민기자 서상경

사회복지사는 요양보호서비스를 받는 수급자와 신체활동 및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요양보호사 사이의 중간자 역할을 한다. 한 달에 한 번 현장을 방문하여 수급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신체활동이나 일상생활의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목표를 세우고 실행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수급자는 요양보호사의 서비스에 만족하는지, 요양보호사는 수급자의 터무니없는 요구를 감당하고 있는지 등도 살펴본다. 사람이 사는 세상인지라 수급자와 요양보호사의 관계는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와 함께 어느 한 가정을 찾았다. 수급자와 요양보호사가 어머니와 딸의 관계보다도 더 서로를 의지하며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 보는 이의 마음을 즐겁게 했다. 어느새 5년이 넘도록 서로를 의지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모든 서비스를 받는 가정에서 이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진 않는다. 요양보호사를 가정부처럼 집안의 온갖 잡일을 시키다 요양보호사가 그만두는 일도 있고, 반대로 요양보호사가 도움을 잘 못해 상황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이들의 관계를 중간자 입장에서 다시 한번 생각하고 방향 설정을 하는 것이 사회복지사의 역할이기도 하다.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어르신의 가정에서는 윷놀이가 벌어졌다. 요양보호사는 집안일을 돕고 나면 시각장애 어르신과 윷놀이를 하는데 “돈 벌어서 내깃돈으로 다 나가게 되었다.”라며 엄살을 피우며 수급자의 무료한 시간을 마주하고 있었다. 또 다른 어르신은 손님이 찾아왔다며 음식을 배달시켜주겠다는 것을 간신히 말렸는데 이곳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는 어르신의 평소 사람을 대하는 모습이 이러하다며 귀띔해 주었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한 어르신은 요양보호사가 찾아오면 좋아한다며 일을 마치고 돌아가면 또 혼자 무료한 시간을 보낼 모습에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오늘은 사회복지사까지 찾아왔으니 얼굴에 함박웃음이 더욱 많이 담겨있는 듯했다.

그중에서도 눈물겨운 사연은 집안에 남편과 어머니가 모두 환자인 곳이었다. 가정도 꾸리고 농사도 지어야 하는데 요양보호사 역할까지 1인 4역을 하는 것이었다. 주어진 시간 외에는 노인 혼자 집을 지키게 해서 늘 미안한 마음이라 했다.

▲활짝 핀 꽃처럼 즐거움이 가득하기를ⓒ시민기자 서상경

애지욕기생(愛之欲其生)이라고 하던가. 사랑은 사람을 살아가게끔 한다는 뜻이다. ‘언어의 온도’를 쓴 이기주 작가는 그의 책에서 “나는 이런 생각에 휩싸였다. 어쩌면 그녀야말로 애지욕기생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게 아닐까. 닥친 현실은 녹록하지 않지만 남편을 향한 애틋한 사랑을 동력으로 삼아 주어진 삶을 버티고, 아니 이겨내고 있는 게 아닐까.~” 책에서나 현실에서나 사랑의 실천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실감나게 한다.

통계청의 인구총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인구의 20%는 65세 이상 노인이고 그 중에서 독거노인은 30%가 넘는다고 한다. 아들과 딸이 있어도 같이 살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어르신은 자식들에게 부담 주고 싶지 않다. 하지만 혼자서 아프고 움직이기 어려우면 누가 있어 돌보겠는가. 죽고 싶다며 입버릇처럼 말하는 분도 있지만 한 어르신은 병이 깊어 종합병원에 실려 가면서 “내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며 요양보호사에게 심정을 피력했다고 하니 삶의 애착은 누구에게나 당연하지 않을까. 다행히 어르신들의 옆에는 부모처럼 돌보아주는 요양보호사와 사회복지사가 있었다. “당신이 있어 참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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