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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부자
주정완(포천시 설운동)
2010-03-18 조회수 : 7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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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될 거예요.”
“탈렌트 되서 돈 많이 벌거예요.”
그 아이의 부모를 생각을 해서 껄껄 웃으며 “이녀석들 덕분에 호강하시겠어요”라며 서로 파안대소 했지만 마음은 참 편치 않았다. 일곱 살 어린 아이에게 부자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우리는 대충 짐작을 할 수 있다. 갖고 싶은 것 얼마든지 사고, 먹고 싶은 것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것이 아이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모습일 것이다. 한때 제일 잘 나간다는 광고모델이 눈 속에 파 묻혀 세상 사람들을 향해 이렇게 외친다.
“여러분, 부자 되세요. 꼭이요.”
그 광고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기분 나쁠 것 없다는 쪽이다. 채널을 돌리다가 그게 나오면 광고가 끝날 때까지 지켜본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연초에 받은 이메일 중에 ‘부자 되세요’ 또는 ‘돈 많이 버세요’ 등의 문구가 들어간 연하장 메일이 꽤 있었다. 오히려 ‘복 많이 받으세요’는 어색할 지경이다.
여기저기서 부자가 되자는 부추김만 있을 뿐, 왜 우리가 부자가 되어야 하는지, 그 돈으로 어려운 이웃과 병든 자의 치료, 가난한 나라 국민들을 위해 쓴다는 각오 같은건 뒤따르지 않는다.
“안돼, 정말 안돼, 부자들은 갈 수가 없어.”
가끔 주일학교 아이들과 함께 부르는 “안돼, 정말 안돼”라는 노래의 첫 소절이다. 이 노래를 부르면 우리 딸 아이는 “왜 안돼?” 라고 묻곤 한다.
“그건 우리 주위에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많은데, 그 사람들 돌보지 않고 혼자만 부자로 사는 사람들은 옳지 않기 때문이야”
딸 아이는 그럴 때마다 알 듯 모를 듯한 표정을 짓는다.
부자가 된다는 것은 나 역시 바라고 소망하는 일이다. 하지만 부자가 되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할게 아니라 부자의 능력을 어찌 사용할지가 중요하지 않을까. 일곱 살 어린 아이의 꿈이 ‘부자 되는 것’이 아니라 “돈 많이 벌어서 가난한 사람들 많이 도와주고, 병든 사람들 치료해주는 착한 사람이 될거예요”라는 꿈.
돈을 벌더라도, 부자가 되더라도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게 왜 필요한지 정도는 알게 해주는 부모의 역할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 본 에세이는 무궁무진포천 316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