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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로또 당첨을 원치 않는다.
2019-02-12 조회수 : 4526

남상민(소흘읍)

그간 로또라는 게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몰랐다. 얼마 전 아내의 꼬드김(?)에 넘어가 결국 머리에 털 나고 처음으로 로또 한 장을 샀다. 숫자 1에서 45까지 마음에 드는 숫자를 선택해서 기재할 수 있는 공간이 5개씩이나 연속으로 붙어 있는 평범한 종이였다.

‘대한민국을 대박 열풍으로 뒤집어 놓은 요물이 이렇게 생겼구나!’ 신기했다. 당첨 확률이 거의 제로에 가까움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로또를 쳐다보노라니 절로 배가 불렀다. 아하, 사람들이 바로 요 맛에 매주 이 종이 딱지를 사 들고 콧노래를 부르는 거구나. 비록 1억분의 1 확률이지만... 

이게 1등 100억이 당첨되면 정말 행복할까? 그 돈으로 강남으로 이사해서 50평짜리 아파트 사고, 더 비싼 옷을 입고, 최고급 외제 승용차 사고, 더 기름진 음식을 먹으며 살겠지? 과연 그게 전부일까?

ⓒ포천시

우리 가족에겐 알콩달콩 모여 서로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면 충분하다. 집이 필요 이상으로 넓으면, 그만큼 가족 간의 정도 멀어지고 썰렁할 것이다. 좋은 옷 입으면 일시적으로 자랑은 할 수 있겠지만, 그걸로 내면의 빈곤을 가리진 못한다. 먹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 정도면 되지 않을까. 가끔 맛있는 것 정도면 되고.

"세계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가 어딘지 아니?“
“바로 방글라데시야. 가난이 찢어질 정도의 나라지.”
“반면 부자나라인 덴마크는 무엇이 세계 제일인지 알아?”
“바로 자살률이야. 이걸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아이들에게 말했다. 이날 저녁 내내 우리는 로또를 화제 삼아 웃음꽃을 피웠다. 로또에 당첨될 걱정(?) 없이 오히려 그걸 교재 삼아 자식들에게 교훈을 주었다. 덩달아 가족 간에 웃으며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니 이것만으로도 본전은 충분히 뽑은 셈이다.

나는 로또 당첨을 원치 않는다. 지금 사는 포천에서 가족과 화목하게, 그리고 이웃들과 웃으며 사는 게 최고의 행복이기 때문이다. 로또는 사는 순간 가족과 웃으며 재미있게 대화를 나누는 도구로써 충분하다. 마음속으로 1,000억 맞으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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