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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한탄강 멍우리협곡길을 걷다
2021-04-24 조회수 : 4187
최순자(관인면)


“어떻게 이렇게 멋진 길을 아직 모르고 있었지?”

“거봐, 당신은 내 말만 잘 들어, 그러면 자다가도 떡을 얻어먹는다니까.”

지난해 3월 말경 남편과 한탄강 멍우리협곡을 발견하고 나눈 얘기다. 은퇴 후 삶을 생각하고 포천 관인을 여러 차례 방문했었다.
그때마다 주변에 있는 한탄강 하늘다리, 비둘기낭 폭포 등을 둘러보았다. 그날도 그 언저리를 걸으려고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길이었다.
아직은 완연한 봄이 아니었기에 독야청청한 소나무 외에는 나무와 풀에 초록의 빛은 감돌지 않았으나,
흐르는 한탄강 물은 하늘을 품고 있어 파랬다.

한탄강은 북한 평강군에서 발원하여 철원, 포천, 연천을 거쳐 임진강으로 합류한다.
유래는 후고구려를 세운 궁예가 왕건에게 쫓기다 강을 만나 자신을 처지를 슬퍼하며 한탄하여 붙였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크다는 의미의 순우리말 한과 여울의 탄이 합쳐진 말로, ‘큰 여울의 강’이라는 뜻으로 보인다.
김정호 대동여지도에는 대탄강(大灘江)으로 표시되어 있다(출처: 나무위키).
한탄강은 용암대지, 주상절리 등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높아 2020년 7월 유네스코에서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받았다.

멋진 한탄강 계곡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도록 중간에 나무 데크로 계단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늦은 오후 시간이었음에도 코로나19로 마스크를 끼고 걷는 산책객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소원성취길도 만날 수 있었다.
건강하게 오래 살아 가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었을까?
코로나19에서 벗어나 일상을 다시 누릴 수 있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었을까?
손으로 들 수 있을 만큼의 돌들로 소원탑이 계곡 가장자리에 여기저기 쌓여 있다.

늦게 시작한 걷기였기에 그날은 소원성취길에서 돌다리로 난 강을 건너 맞은편으로 되돌아왔다.
도중에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다음에 이사한 후 도시락을 싸 들고 종일 걸어보기로 했다.
끝나는 지점에 서 있는 야트막한 야산과 갈대들이 고개를 숙이며 다소곳하게 인사를 건네준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매일 일정한 시간에 산책을 즐겼다 한다. 딱 한 번 루소의 ‘에밀’을 읽다 늦은 적이 있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그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시간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하니 얼마만큼 걷는 것을 중요시했는지 알 수 있다.
칸트만큼은 아닐지 모르나 이후 사계절의 산과 강을 보며 산책할 생각을 하니 지금부터 벌써 설렌다.


ⓒ포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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