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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 속 노년의 부부
2021-05-16 조회수 : 3736

윤인자(관인면)

“와우!~~ 정말 이쁘다”

나도 모르게 함성이 나왔다.

 

점심시간에 맞추어 딸이 쉬는 날이라고 강아지 “바리”를 데리고 산정호수로 놀러 왔다.

우리는 호수를 오른쪽으로 갈까, 왼쪽으로 갈까 의논 끝에 오른쪽으로 가기로 했다.

상동에 도착해 보니 아직 피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던 튤립이 너무나도 예쁘게 피어 있었다.

딸과 나는 너무도 예쁘게 핀 튤립꽃 속에서 사진을 찍기로 하고 위치를 찾고 있었다.

 

그 순간 내 눈에 들어오는 시골스럽고 수수해 보이는 노년의 부부가 있었다.

그분들은 서로 너무 행복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어 주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노년의 부부에서 별로 보지 못했던 다정하고 따뜻한 표정으로

자리를 옮겨 가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시골스러운 분들이지만 그 모습이 너무도 이쁘고 좋아 보여

우리도 쫓아가면서 찍듯 그 자리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으며 옮겨 가고 있었다.

 

갑자기 바리가 짖으며 달려가려고 해서 보니 그분들도 강아지 2마리를 데리고 오셨다.

강아지들은 서로 짖으며 좋아했고,

나는 먼저 강아지 데리고 계신 어르신께

“어머! 강아지가 너무 예뻐요! 몇 살이에요?”

“ ...................”

반복해서 여쭈어봤지만 계속 답이 없으셨다.

그때 아주머님이 아주 어눌한 말투와 수어로 답을 하셨다.

“나는 구화인이고 남편은 농아인입니다. 못 들어요!”

나는 수어로 답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그러시군요. 제가 수어를 할 줄 알아요!”

우리는 수어로 대화를 시작했다.

“어디서 오셨어요?”

“오산에서 처음으로 포천에 왔어요! 산정호수가 너무 이쁘네요!”

 

그분들은 수어로 대화가 되는 나를 만나 너무나 좋아하셨고,

우선 애견인들이 그러하듯이 강아지의 이야기로 한참을 수다를 떨었고

튤립꽃에 대한 이야기, 펜션 이야기 등등~~

잠깐의 산정호수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나는 그분들과 더 많은 이야기와 산정호수를 같이 돌며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사무실 복귀해야 했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재미있게 구경하고 놀다 가세요!” 인사를 하고

딸에게는 바리와 같이 산정호수를 돌고 오라고 하고는

시간에 맞추어 복귀를 위해 뛰기 시작했다.

 

그분들이 나를 만나 행복했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포천에 와서 수어를 할 줄 아는 사람(건청인)을 만나 즐거웠었다고

나중에라도 추억 속의 한 페이지에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

그로 인해 포천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가지고 가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너무 행복하다.

수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이 나에게도 너무 행복하다.

튤립꽃이 너무 예쁘다.

호수가 오늘은 유난히도 아름답다!



ⓒ윤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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