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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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늙어서 내 옆에 진정한 친구가 한 둘만 있어도 정말로 잘 살아온 삶이라 했던가!
60대 중반을 바라보며 삶의 허무함을 느낄 때도 있지만 내가 잘 살아왔나 하는 행복감에 젖을 때도 있다.
아침 출근을 위해 현관을 열고나오니 하얀 눈이 소복이 쌓여 있다.
마당도 차 위에도 소복이 쌓여 있는 눈은 마음마저도 포근하게 해줄 정도로 너무도 깨끗하고 고왔다.
운전을 하고 나오면서부터 고행이었다. 휴일이라 그런지 치우지 않은 눈 때문에 거북이 운전이 시작됐고
슬슬 사무실 앞 눈 치울 생각에 속에선 짜증이 슬며시 올라왔다.
와우!~~~ 사무실 도착 순간! 나의 눈앞에 펼쳐진 사무실 앞의 전경!
사무실 앞 눈은 깨끗이 치워져 있었으며 사무실 옆, 뒤 데크까지도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다.
순간 나는 너무도 행복했다.
나에겐 우렁각시 같은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동갑내기이며 내가 일하던 곳의 상사였으며 청각장애인이다.
처음 시작은 내가 이 친구를 위해 사회생활에 문제없도록 진심으로 도와주리라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같이 일을 하면서 어쩌면 내가 그 친구로부터 배운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그 친구에게 수화도 배웠으며 동갑내기 사람친구를 약속했고, 후에 같은 직장에서
상사로 모시고 일을 하면서 참 많이도 부딪치고 화해하며 진심으로 열심히 일을 했다.
우리는 내가 퇴직하면서 다시 친구가 되기로 약속했다.
장애를 가졌지만 비장애인보다 더 열심히 건실하게 열심히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찡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 친구로 인해 나도 더 열심히 일하고, 장애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열정적으로 찾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나이 탓인지 작년부터 몸이 삐거덕대면서 나는 목디스크, 오십견 등으로 팔이 아파 빗자루질이 어려웠다.
그 것을 안 친구는 나의 우렁각시가 되어 주었다.
워낙 부지런하여 본인집 앞 쓸고, 동네 회관 앞마당 쓸고, 동네 골목길 쓸고 ,
친구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내 직장 앞까지 새벽이면 와서 쓰러주곤 한다.
나는 너무도 행복한 사람이다. 이런 친구가 내 옆에 있어서~~~~~~
무슨 일이 있다하면 먼저 뛰어 와 주는 이 친구로 인해 나의 삶은 그리 헛되게 살진 않은 것이리라!
유리창 밖을 바라보니 넓은 주차장 한가운데서 아버지와 아기들 둘이 열심히 눈을 가지고 놀고 있다.
너무도 행복해 보인다! 그 모습을 보는 나도 오늘 너무 행복하다!
2022년 새해 눈이 오는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