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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
2022-04-19 조회수 : 2436
4월의 오후
하늘은 무언가에 심통이 났는지
잿빛 입술 뾰로퉁 내밀고
길가의 수녀원 옆 높다란 벽돌 담장 위로
낭창낭창 몸뚱이 밀치며
노란 봄옷 자랑하기 바쁜 그들을 보았다
자칫 지나쳐 버릴 수 있었지만
보이지 않는 그들의 소란스런 아우성을 들었다
마침 곁을 지나는 바람의 귓속말에서
만약 그 소리를 무심코 지나쳤다면
아직도 봄이 오지 않았을거라
저 하늘을 닮아 입술이 삐쭉 나왔을 것이다
다른 곳의 꽃편지가 부러웠던 만큼
순간
그들과 눈이 마주치자
까르르 터지는 노오란 함박웃음
어느새
내 눈가에도 옮아
함께 자지러지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