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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장점만 바라보는 지혜
2010-01-18 조회수 : 9368

이숭열(포천시 어룡동)


세월이 흐를수록 가족간의 유대, 친지와 친구간의 애틋한 마음, 서로의 장점만 바라보는 여유는 점점 줄어든다는 것을 느낀다.  서로들 먹고 살기가 각박해서일까?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에서 ‘아빠와 함께 산에 가기’라는 거창한 행사를 한다고 했다.  산도 가고 거기서 함께 김밥도 먹는다는 계획이었다.  초대장을 들고 와서 “아빠 이번에 안가면 나 삐칠꺼야?”라면서 쌜쭉해지는 7살배기 아들놈을 보니 마음이 약해(?)진다.
드디어 약속한 그날, 간단한 간식과 음료를 준비하고 아이와 함께 명성산으로 향했다.   나무와 가을속 산속 풍경이 조잘대는 어린이와 함께 따라나선 엄마 아빠들을 반갑게 맞는다.

차갑지만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쉼터가 있는 곳에 도착을 했다. 거기서 유치원 선생님은 아빠들에게 미리 준비해온 팜플렛 여백에 자신의 아이들 장점 스무가지를 쓰라고 했다. 평소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와 함께 많이 놀아주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려서인지, 나는 이날만은 아이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싶었다. 따라서 장점 스무 개 쓰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신이 나있는 아들의 손을 잡고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번엔 거기서 아빠와 아이가 함께 본 엄마의 장점 서른가지를 쓰란다. 열 가지, 스무 가지도 아니고 서른 가지라니… 이건 솔직히 어려운 과제였다. 아이는 엄마가 뽀뽀해주는 게 제일 좋다고 했다. 자잘한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떠올리면서 이런저런 장점들을 많이 열거해도 서른가지를 채우는데는 턱없이 부족했다. 평소엔 늘 장점보다는 단점을 크게 보고 살았었는데… 어쨌든 숫자상으로야 서른 개를 다 채웠다.  산을 내려와 집에 도착한 뒤 아내에게 “이거 한번 읽어봐”하면서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아내의 장점 서른가지가 적힌 글을 전해주었다. 금방 아내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감돌았다. “당신 이거 생각해내느라고 고생 꽤나 했겠네요”하며 연신 기분이 상기되더니, 온종일 싱글벙글 했다.

우리는 흔히 가족생활에서 서로의 장점들을 찾아서 북돋우고 격려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은 듯 싶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둘 사이는 이쪽이다 저쪽이다 하고 구분을 지을 수 없이 생각하기에 따라 장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한다.
이제 앞으로는 우리 모두 서로를 바라볼때 장점의 측면에서만 보는 눈을 키워보자.  그것이 가족간이든 혹은 직장이나 친구 사이던간에 상대방의 장점과 칭찬할 일만 바라본다면 우리 포천은 더욱 아름다운 고장이 될것이다.


* 본 에세이는 무궁무진 포천 312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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