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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있는 주말을 느끼게 해 준 고모리 저수지
2014-07-20 조회수 : 4582

ⓒ시민기자 이정식


이젠 포천의 명물로 자리를 잡은 소흘읍 고모리 저수지를 지난 주말에 찾았다. 이곳은 몇 년 동안 무척이나 공을 들여 저수지를 산책할 수 있는 데크를 깔아 놓았다. 호젓하게 산책을 하기에 이만한 곳이 우리 주변에 과연 얼마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전망이 기가 막힌 곳이다. 예로부터 포천은 물을 안고 있는 고장이라 웬만해서는 물부족이 없다고 했다. 요즘 전국적으로 가뭄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지역이 많은데 아직까지 포천은 문제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날 찾은 고모리 저수지는 담수량이 눈에 띄게 적어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정말 이번 가뭄이 심하기는 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포천은 이런 저수지가 많이 있고, 커다란 산정호수 같은 물막이 시설들이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복을 향해가는 무더위의 한 가운데 있는 요즘은 그저 밖에 나가 서 있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한 낮의 시간을 여유롭게 즐기려던 계획은 차 밖으로 나가는 순간 "아 더워!" 하는 외마디와 함께 무더위에 갇히는 듯 했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저수지의 바람은 아파트나 주택가의 바람과는 달랐다. 나름 시원했고, 비가 오려는지 뿌연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 덕에 우리는 나무데크를 따라 한 30분을 걸을 수 있었다. 물이 너무 줄어 안쓰러운 저수지 풍경만 빼면 우리가 기대하던 모습 그대로인 고모리 저수지의 한가로운 주말의 한 낮이었다. 

ⓒ시민기자 이정식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입구에 있는 저 고기모양의 구조물은 왜 만들게 되었을까? 이곳이 낚시터도 아니고 횟집이 즐비한 곳도 아닌데 말이다. 예전에 소양강 댐에 올라갔을 때 하도 호객하는 장사꾼들이 많아서 나는 소양강 댐에서 고기를 아예 양식하는 줄 알았었다. 고모리는 그런 분위기는 아니기에 이 구조물이 주는 의미가 항상 의아했다. 하지만 실은 이 구조물이 가장 맘에 든다. 사실 내 키에는 지나가기에 딱 맞지만 좀 큰 사람들은 통로를 건너가려면 고개를 숙여야 한다. 그 점도 참 재미있는 일이다. 나와 아내는 서로 닿지 않는 열쇠로 누가 더 큰가를 항상 고기 구조물 밑에서 도토리 키 재듯 재곤 한다.

우리는 이곳에 오면 약속이나 한 듯 인근의 커피숍으로 향한다. 고모리는 분위기 있는 커피집이 많이 있는 곳이다. 어느 곳을 가던지 나름의 만족을 얻을 수 있겠지만, 우리가 늘 가는 곳은 저수지 바로 앞에 있다. 눈으로 호사를 누렸으니 이젠 입으로 누릴 차례인 것이다. 그렇게 시간을 잡아 두고 앉아서 여유 있는 주말을 즐겼다. 무척이나 더운 날씨인데 그만큼 참 따뜻한 마음을 느낀 주말이었다.

시민기자 이정식(jefflee20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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