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경 시민기자는 전국 도보여행 경험을 블로그에 남겨 2017년 7월 네이버 이달의 블로그로 선정되었습니다. 서상경 시민기자가 포천의 길을 걷고 그 길에 얽힌 역사와 문화 그 안의 사람들 이야기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오늘 걸은 길 : 비둘기낭폭포-멍우리협곡전망대-부소천협곡전망대(전체거리 : 6.2km, 소요시간 : 1시간 30분)

태곳적 순수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한 한탄강은 지금으로부터 약 13만 년 전에 탄생한 현무암 협곡이다. 현무암은 화산지형의 대표적인 암석이므로 한탄강의 탄생은 화산폭발과 관련이 있다. 용암이 흘러내린 자리에 물의 흐름이 빠른 급류가 오랜 세월 침식작용을 일으켜 협곡의 절경을 만들어낸 것이다.

한탄강이 포천지역을 통과하는 비둘기낭과 부소천 협곡 사이에 조성된 길이 한탄강 벼룻길이다. 그 거리는 6.2km인데 명승 제94호인 멍우리협곡을 통과한다. 이 가을, 아름다운 한탄강의 벼룻길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1시간 30분의 여정은 우리나라에도 이런 강이 있었어? 하는 경이로움에 탄성을 자아낼 것이다.

한탄강 벼룻길의 시작은 비둘기낭 폭포 앞이다. 우선 비둘기낭 폭포부터 감상하는 것이 좋겠다. 오래전 사람들의 손때가 묻기 전부터 비둘기들이 수직 절벽에 서식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 비둘기낭은 시원한 폭포가 방문객을 맞는다. 현무암의 동그란 협곡 안에서 떨어지는 한 줄기 폭포는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비경이라 부른다.

비둘기낭 폭포를 구경했다면 본격적으로 길을 걸을 차례다. 포천시가 조성한 한탄강 벼룻길에는 이정표와 데크, 전망대 등을 갖추고 있어 편안하고 안전하게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5km를 지나면 숲길이 시작되고 2km 지점을 지나면 전망대가 나온다.
강원도 평강군에서 시작된 한탄강은 김화, 철원을 지나 포천에서 40km의 물길을 이루는데 바로 이곳은 국가에서 뛰어나게 아름다운 경치에 명승이라는 칭호를 붙인 멍우리 협곡이 내려다보이는 지점이다.

  “왜 멍우리야?”
  “협곡이 하도 험해서 넘어지면 멍이 생긴대.”


6.2km를 걷는 길은 처음에 잠시 햇살에 노출될 뿐 대부분 숲길이다. 강의 풍경을 감상하며 굴곡진 길을 걷다 보면 1시간 30분은 금방 지나간다. 한강이나 낙동강처럼 넓은 강과 강둑이 강의 범람을 막는 그런 강을 줄곧 보아온 우리는 30~40m 높이를 가진 주상절리와 시커멓고 구멍이 슝슝 뚫린 돌을 보면서 신기함과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이러한 절경을 국가에서는 드디어 2015년에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하였다.

  “국가지질공원이 뭔데?”
  “첫째는 과학적 중요성, 둘째는 희귀성, 그리고 셋째는 아름다움을 지닌 지질명소를 말하는 거야.”

한탄강 벼룻길은 부소천 협곡의 다리를 건너면서 끝이 났다. 걷기가 끝나면 농로를 따라 걸어서 운천리까지 나가는 방법이 있는데 30분 정도 걸리고 자동차를 비둘기낭 폭포주차장에 세워놓았다면 다시 돌아나가면 된다. 돌아나가면 지루할 것 같지만 들어올 때보다는 익숙한 풍경이므로 덜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 여행정보
서울 수유리 또는 동서울에서 포천 또는 운천행 시외버스 : 1시간 간격
포천 또는 운천리에서 대회산리행 53번 시내버스 : 2~4시간 간격
(운천출발시간 : 6:50, 10:10, 14:00, 16:30, 18:40)
자가용 : 네비게이션 비둘기낭폭포

시민기자 서상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