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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의 길을 걷다! 5. 수원산 임도
2017-11-13 조회수 : 4326

서상경 시민기자는 전국 도보여행 경험을 블로그에 남겨 2017년 7월 네이버 이달의 블로그로 선정되었습니다. 서상경 시민기자가 포천의 길을 걷고 그 길에 얽힌 역사와 문화 그 안의 사람들 이야기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오늘 걸은 길 : 직두리부부송-임도 쉼터-달마사 6km, 1시간 50분 소요

해발 710m의 수원산은 포천천의 본류를 형성하는 두 물줄기 중의 하나다. 수원산(水源山)이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포천천 물줄기의 근원이 되는 산이다. 예로부터 이 산은 계곡이 깊숙하고 산림이 울창하여 여름에도 빙설이 남아 있고 한낮에도 구름이 피어올라 황혼 같다고 할 만큼 수려한 경관을 지녔다고 했다.

이 수원산 자락에 걷기 좋은 산책로가 있다. 오늘의 답사지인 수원산 임도다. 수원산의 서쪽 자락 포천직두리 부부송이 있는 지점에서 시작하여 6km의 산길을 돌아내려오는 길이다.

포천 직두리 부부송은 포천시청에서 56번 지방도를 따라 가평 방향으로 가다가 달마사, 포천부부송 표지판을 보고 우회전하면 되는데 대중교통은 포천읍 의정부약국 앞에서 직두리 방향의 55번 시내버스를 타면 달마사, 포천부부송 입구에 닿을 수 있다. 그리고 달마사까지 20분 정도 걸어서 들어가야 한다.


▲수원산 임도 지도ⓒ시민기자 서상경

출발하기 전에 부부송부터 둘러본다. 천연기념물 제460호로 지정된 포천 직두리 부부송 안내문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보인다. "부부송은 가지의 끝부분이 아래로 처지는 특징을 가진 처진소나무이다. 이 소나무가 부부송이라는 이름을 가진 연유는 크고 작은 2그루의 소나무가 마치 금실 좋은 부부처럼 어우러져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두 나무 가운데 큰 나무는 수령이 약 300년으로 추정되고 이 부부송에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그래서인지 예전에는 이 소나무 주위는 치성을 드리는 무당들의 기도처였다고 하며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은 포천의 정기를 끊기 위해서 소나무 가지 10개를 잘라버렸다는 전설도 전해온다.


▲포천 직두리 부부송ⓒ시민기자 서상경

부부송 아래쪽에 부부송마을 표석이 있다. 이곳에서 오른쪽 산길로 들어가면 수원산 임도가 시작된다. 11월 중순 들어 기온이 떨어지더니 아침 기온은 제법 쌀쌀해졌는데 음지에는 서리가 내려 식물들은 하얀 눈을 뒤집어쓴 것 같다.

잠시 후에 수원산 정상으로 가는 산길과의 갈림길이 나온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왼쪽 넓은 길을 따른다. 임도는 자동차가 지나다녀도 될 정도로 넓고 정비가 잘되어 있다. 고즈넉한 산길은 단풍의 절정을 지나 늦가을의 풍경이 그만이다. 길가에는 억새들이 하늘거리고 푸른 소나무는 그 위세가 하늘을 찌를 듯 높이를 자랑하고 있다.

 
▲임도ⓒ시민기자 서상경

20분 정도 올라가자 쉼터가 나온다. 주민들이 마련해 둔 걸까? 수원산 등산객을 위한 배려인지도 모르겠다. 임도는 임시로 만든 도로를 말하는데 군사용이거나 산불 진화용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곳은 군부대가 없으므로 산불진화용으로 조성한 것 같다.

쉼터를 지나면서부터는 길이 거칠어진다. 최근에 자동차가 지나간 흔적이 없고 사람들이 이용한 흔적만 남아 있는데 이곳에 제 세상을 만난 듯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라 길을 덮고 있다. 길에 무질서하게 자란 잡초만 제거해도 훌륭한 산책로가 될 것 같은데 늦가을이나 겨울에는 걷는 길로 이용해도 무난할 듯하다.


▲주변 풍경ⓒ시민기자 서상경

이곳 수원산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아주 오랜 옛날 수원산이라는 이름 때문인지 수원에서는 해마다 사람을 보내어 수원산을 빌려 갔다며 세금을 받아갔다. 어느 해 포천에 똑똑한 신임군수가 부임했다. 이제까지 수원에 세금을 냈다는 말을 들은 신임군수는 이제부터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시간이 흘러 가을이 되자 수원에서 여느 해처럼 세금을 받으러 왔다. 신임군수는 세금을 달라는 수원사람의 말에 이제부터는 산이 필요 없으니 도로 가져가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 재치 있는 말에 수원 사람은 아무 말도 못 하고 돌아갔다 한다.

2시간의 즐거운 걷기는 끝났다. 다시 부부송 앞으로 돌아옴으로써 수원산 임도 걷기는 마무리되었는데 수원산자락의 평화로움이 색다른 풍광까지 더해져 감미로운 산책길이 되었다. 따스한 햇살이 수원산에 내려오니 늦가을의 단풍나무들도 산길을 걷는 내내 친구가 되어 주었다.


▲포천 부부송 마을ⓒ시민기자 서상경

시민기자 서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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