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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참살이 농원'
2017-11-15 조회수 : 4787


창수면 오가리는 관인면과 연하고 있는 너른 지역이다. 과거 관인이 연천군이었을 때는 포천의 가장 북단이었던 곳이기도 하다. 요즘엔 미군 사격장 문제로 많은 사람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기도 하지만 이곳은 일찍이 과수원이 많았던 곳이기도 하다. 포천에서도 겨울이 가장 먼저 찾아오는 일교차가 매우 큰 지역으로 단단하고 시원하면서 달달한 사과가 탐스럽게 영글어 갈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가진 곳이다. 이곳에 포천의 사과 역사와 비슷한 세월의 내공을 간직한 참살이 농원이 있다.


추석 전 한 번의 사과 따기가 끝나고 이젠 서리를 맞으며 부사를 한창 수확하는 철이다. 사과처럼 친근한 과일도 없을 것이다. 예전에 과수원 하면 으레 사과만 연상되곤 했었다. 그만큼 과일의 대명사다. 참살이 농원의 사과는 비교적 알이 큰 편이다. 작은 녀석들도 간간이 섞여 있지만, 대부분은 어른 주먹 두 개 만한 크기의 튼실한 몸집을 자랑한다.

사과의 값을 결정하는 당도와 크기 그리고 외견을 생각할 때 여기 사과는 단연 으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농부의 기술과 노력, 자연의 혜택이 만들어 가는 삼박자가 참으로 오묘하게 잘 들어맞는 현장이다.


사과나무 사이를 걷다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나무들 밑으로 은박지 같은 것을 길게 깔아 놓은 것이다. '사과가 떨어져서 망가지는 것을 막기 위함인가?' 왜 이렇게 해 놓았는지 물어봤더니 소비자들 때문이란다. 사람들이 사과의 몸통 전체가 빨갛게 익어 있는 것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사과의 밑 부분도 빨갛게 만들기 위해 햇빛을 반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란다. 사실 소비자들이 온통 빨간 사과만을 원하기 때문에 농부의 힘도 더 들어가고 비용도 더 든다는 것이다.

하긴 나 역시도 그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사과를 봤을 때 일단 색부터 확인했던 것 같다. 사실 햇빛을 덜 받는 아랫부분은 덜 빨간 것이 상식인데 왜 우린 그렇게 인위적으로 색이 진한 사과만을 원했던 것일까?


나부터 반성하자는 의미에서 이젠 꼭 빨간 사과만을 고집하지는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함께 간 사람들 역시 농장주인의 말에 공감했다. 결국, 농부는 시장의 선호도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니 소비자인 우리가 보다 현명한 판단을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과수원을 지키고 있는 나이 많은 진돗개 한 마리가 자신의 본분도 잊고 낯선 사람들에게 신난다고 꼬리를 흔들었다. 이 친구도 평소 적막했던 과수원보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지금이 더 좋은가 보다. 개마저도 넉넉한 마음을 갖게 만드는 참살이 농원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농원을 한 바퀴 도는 것만으로도 힐링캠프를 다녀온 것 같다.

시민기자 이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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