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영상
영북면 운천 전통시장을 찾다!
운천 전통시장에서 만난 엄마손반찬 박주환 사장
2019-03-29 조회수 : 6644
영북면 운천리는 포천시의 북단이다. 왼쪽에는 한탄강이 흐르고 오른쪽에는 산정호수가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에게 교통의 중심지다. 운천리는 물이 유난히 맑아서 물에 구름이 비치면 마치 구름이 물속에 잠긴 듯했기 때문에 구름내(雲川)라 불렸다. 1945년 광복과 더불어 38선 이북지역으로 북한에 들어갔다가 6·25전쟁이 끝난 후 수복되었다. 휴전선과 가까운 접경지역이라 한때는 미군 주둔지였지만, 지금은 여느 농촌 지역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면 소재지다.
운천리의 중심부에 있는 운천 전통시장을 찾아보았다. 4일, 9일에 선다는 운천장은 전통시장의 시설 현대화사업으로 아케이드 지붕을 덮고 가게 전면 간판도 보기 좋게 통일하면서 상설 시장화되었다. 시장길을 따라 30여 개의 점포가 운영되고 있는데 쌀쌀한 날씨 탓인지 찾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시장 골목ⓒ시민기자 서상경
시장 안의 30여 점포 중에는 농협하나로마트도 있고 정육점과 수산물가게, 청과물가게, 주방용품, 식당은 물론이고 약국과 한의원도 있다. 신발가게와 떡집은 전통재래시장임을 말해주는 듯 자리하고 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통닭집, 바쁜 직장인을 위한 반찬가게도 있다. 맛있는 반찬이 보기 좋게 진열된 모습을 보고 있으니 친절한 인상의 아주머니가 웃으며 인사를 한다.
▲엄마손반찬 종류ⓒ시민기자 서상경
“깔끔하고 맛있어 보이네요. 요즘 장사가 잘되세요?”
“시장 골목 한 번 보세요.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잖아요 .”
시민기자임을 밝히고 궁금한 점을 묻자, 운천리 토박이인 아주머니는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올해 연세가 70이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매우 젊어 보였기 때문이다.
“아저씨가 소방공무원을 하다가 정년퇴직했어요. 다행히 연금을 받아 생활에 보태서 그렇지 반찬가게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지.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일하는 재미도 있고 계속 찾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하는 거죠.”
반찬가게를 연지 어느새 7년이 되었는데 명절 때는 장사가 좀 되지만 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한다. 그렇지만 표정은 밝다. 많은 종류의 반찬을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해하자 또 이야기를 보탠다. 오랜 시간 동안 반찬 만들기의 연륜이 묻어나는 짧고도 명료한 설명이다.
▲엄마손반찬 박주환 사장ⓒ시민기자 서상경
“땅콩 조림은 1시간 정도 삶아서 깨끗이 씻고 간장에 조리면 돼요. 거의 졸았을 때 물엿을 넣어 마무리하면 되고 연근조림은 끓는 물에 데쳐서 간장에 조리면 되는데 너무 오래 데치면 맛이 떨어지죠. 요즘은 중국산도 시중에 많이 나오는데 우리는 국산재료만 써요. 마늘장아찌는 불에 먼저 익히는데 간장 물이 팔팔 끓을 때 마늘에 부어서 3~6개월 정도 숙성시키면 되는데 기간이 짧으면 푸른색이 사라지지 않고 남게 되니까 숙성시간이 필요해요. 반찬마다 그에 맞는 조리법이 있으니까 원칙대로 하면 시간도 줄이고 맛있게 만들 수 있는데 그 방법을 모르니까 어렵죠.”
좋은 가게들이 대대손손 이어서 이름 있는 가게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했으나, 농촌의 현실이 만만치 않다며 자식에게 물려주는 문제는 시간을 두고 생각해볼 일이라고 한다. 장날이 아니라는 점도 있고 날씨가 쌀쌀한 탓도 있겠지만, 시장에는 지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어 황량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명함을 한 장 받았는데 남자 이름이라고 했더니 사람들이 종종 오해한다며 웃는다. 맑은 인상과 어떤 질문에도 불편한 기색 없이 대답해주는 밝은 성격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박주환 사장님의 엄마손반찬과 운천 전통시장의 많은 가게가 번창하기를 기원한다.
▲시장에서 판매되는 식자재ⓒ시민기자 서상경
<운천 전통시장 정보>
- 주소 :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영북로177번길
- 장날 : 4, 9일
<엄마손반찬 가게정보>
- 주소 :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영북로177번길 24-1
- 전화 : 031-531-2791
- 주요 반찬 : 각종 김치류, 젓갈류, 장아찌류, 밑 반찬류, 명절 음식
시민기자 서상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