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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방산에서 일출 보는 법

새해, 가까운 곳에서 맞이하자!

시민기자 서상경


▲왕방산 일출ⓒ시민기자 서상경

송구영신(送舊迎新)이라고 했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뜻이다. 새해를 맞는 행사는 동해안 정동진으로 향하는 행렬에서 절정을 이룬다. 그러나 한 번 가본 사람은 안다. 일출 맞이의 기쁨보다 주변 도로의 정체로 피곤함이 가중된다는 것을.

다가오는 신년에는 멀리 가지 말자. 포천의 진산 왕방산에서 해맞이를 해보자. 그래도 새벽 일찍 길을 나서야 하고 해 뜨는 시간을 어떻게 맞추어야 하는지 고민이 클 것이다. 그래서 왕방산 해맞이를 미리 다녀왔다.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당일의 기상 조건이다. 출발 2~3일 전에 기상 상태를 미리 봐두는 것이 좋다. 직접 다녀온 12월 20일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었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5도, 풍속은 초속 2m, 바람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음력 11월 24일이므로 하현달이 뜨는 시기이고 달빛은 밝지 못하다. 해 뜨는 시각은 서울 기준 7시 42분이므로 7시 20분까지 정상에 닿으면 된다.


▲이정표ⓒ시민기자 서상경

출발지는 정상까지 가장 가까운 왕산사로 정한다. 왕산사에서 정상까지 2km, 1시간 거리다. 그러므로 왕산사에 도착하는 시각은 오전 6시 15분까지 완료되어야 한다. 등산을 처음 해보는 사람이라면 6시까지 도착하는 것이 좋겠다. 왕산사는 주차장이 넓어서 주차하기에 수월하다.

출발은 왕산사 오른쪽 임도를 따른다. 여기부터는 가로등이 없다. 왕산사를 벗어나는 순간 칠흑 같은 어둠이 길을 막는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헤드랜턴, 등산객들이 머리에 고정하는 휴대용 등불이다. 이게 없다면 손전등이라도 괜찮다. 1인당 1개씩 미리 준비해야 한다. 또 하나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것은 아이젠, 겨울철 눈이 내려 길이 얼어있을 때를 대비한다. 다행히 이번 산행길은 얼어있는 길이 없어서 아이젠은 필요하지 않았다.


▲어둠 속의 계단길ⓒ시민기자 서상경

어둠 속에서 랜턴 불빛에 의지하며 계단을 올라간다. 어둠 속의 산길은 무섭다. 혹시 귀신이라도 나오면 어떡하지? 그러나 산길을 걸어본 사람은 안다. 요즘 세상에는 귀신이 없다는 것을. 나뭇잎 사이로 내려오는 하현달의 희미한 빛이 친구가 되어줄 듯 손길을 내밀지만 고맙지 않다. 길 안내자 역할을 전혀 못 하기 때문이다.

고요한 산길은 적막함보다 거친 숨소리가 지배한다. 정상으로 향하는 산길에는 두 번의 급경사가 있다. 다행히 두 번째 급경사 구간은 데크 계단이 놓여 있어 망설임 없이 가볍게 올라간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것 같다.

그러기를 한 시간여. 능선에 올라선다. 저 멀리 한북정맥 산줄기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고, 동녘 하늘은 붉게 물들고 있다. 랜턴의 역할은 끝났다. 스위치를 끄고 배낭에 넣는다. 조금 더 올라가자 그림 같은 팔각정이 모습을 드러낸다. 왕방정이다. 왕방정에서 잠시 휴식하고 돌아 올라가면 왕방산 정상이다.


▲왕방산의 팔각정ⓒ시민기자 서상경

왕방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동쪽 하늘은 이미 붉게 물들었다. 날이 훤하게 밝아 포천시의 들판에는 작은 가로등 불빛만이 어둠이 걷히기를 기다리며 반짝인다. 그림 같은 풍광이라고 해도 좋겠다. 왕방산과 위도상으로 비슷한 위치에 수원산에서 죽엽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있다. 해가 올라오는 위치다. 그 뒤로 운악산에서 청계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자리 잡았다. 그리고 가평의 연인산과 명지산도 비슷한 위치에 있을 것이다.

일출을 가장 멋지게 감상할 수 있는 장소는 어디일까. 왕방산 정상보다는 그 아래 팔각정 부근이다. 팔각정 뒤쪽에 헬기장이 있고 이곳에서 팔각정을 이용해 사진을 찍는다면 걸작이 나올 만하다.


▲왕방산 정상ⓒ시민기자 서상경

일출의 감동을 가슴에 담았다. 새해 일출은 왕방산 정상도 지리산 천왕봉 못지않다. 생각보다 멋진 풍광을 만나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유가 있다면 버너를 가지고 올라가서 커피 한 잔 끓여 마셔보자. 아이들이 있다면 컵라면이 좋다. 산 위에서의 추억은 평생의 맛으로 머릿속에 남는다.

일출 풍광에 감동되어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올해의 소원을 비는 것이다. 로또 당첨 같은 것 말고 건강과 행복을 빌어보자.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씀. 기분 좋아 즐겁게 하산하다가 미끄러지기에 십상이다. 끝까지 안전 산행해야 한다.

* 요약정리
1.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5도라면 춥지 않다. 가볍게 출발해도 된다. (단, 털모자, 장갑, 등산화는 갖출 것.)
2. 필수준비물 : 랜턴, 아이젠(눈이 오거나 한파가 찾아온 뒤라면 꼭 준비)
3. 아침 6시~6시 15분까지는 왕산사에 도착할 수 있도록 시간을 조절할 것.
4. 기상 상태를 보고 구름 30% 이상이라면 일출은 다음을 기약하자. (가장 실망스러운 것은 해 없는 일출 맞이다. 계획된 일이라고 밀어붙이지 말자.)
5. 랜턴 없다고 핸드폰 손전등 사용하지 말자. 사진을 찍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기사등록 : 2019-12-26 조회수 : 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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