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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록수’의 마을, 내촌면 고장촌
느티나무는 굽어보고 있었다!
2020-01-29 조회수 : 6488

시민기자 서상경


▲영화 상록수 캡쳐, 상록수 영화는 한국영상자료원 유튜브에서 감상할 수 있다. 기사 하단 링크 참조

‘상록수’는 1935년 동아일보에 연재된 심훈의 장편소설이다. 일제강점기 농촌 계몽운동과 민족주의를 고취했던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상록수는 26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우리 농촌계몽을 위하여 헌신했던 실존 인물 최용신을 모델로 했다.

소설 상록수는 1960년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주인공 영신과 동욱은 최은희와 신영균이 열연했고 허장강, 신성일 등이 출연했다. 그런데 상록수의 촬영장소가 우리 고장 내촌면 내2리였다고 한다. 그리고 며칠 전 내촌면사무소에서 영화 상록수를 청춘극장 프로그램으로 상영하는 행사도 있었다.


▲고장촌 느티나무ⓒ시민기자 서상경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의 일인데, 누가 이 일을 기억하고 있을까? 상록수를 촬영했다는 내2리를 찾아갔다.

내촌면 내2리의 옛 지명은 고장촌이다. 마을 입구에 표석을 세우고 마을 이름의 유래를 적어놓았다.

“이 마을은 고장촌이라 한다. 고장산 아래 위치한 작고 평화로운 마을이다. 지금은 내촌면 내2리라고 하며 여러 성씨가 집성촌을 이루고 살고 있다. 농사를 생업으로 주민이 한 가족처럼 서로 돕고 협력하며 살아가는 한적한 마을이다.”


▲고장촌 표석ⓒ시민기자 서상경


▲내2리 김명중 이장ⓒ시민기자 서상경

내2리 마을회관에서 고장촌의 이야기를 듣고자 김명중 이장을 만났다. 오래전에 이곳 마을에서 상록수를 촬영했다고 하던데 사실이냐고 했더니 그렇단다. 마을회관에 모인 어르신들은 당시 10~14살 정도였고 모두 영화 촬영을 구경했단다. 그러면서 재미있는 일화 한 토막을 소개해주었다.

“영화에 나오는 교회 건물은 당시의 내촌교회였고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었지. 그 아래 300년 된 느티나무가 서 있는데 주인공 영신이 죽고 관을 내오던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 거야. 영신의 연인이었던 동욱은 관을 붙들고 슬퍼하고 있는데 영신역을 맡은 최은희는 이쪽 돌 위에서 그걸 웃으면서 구경하고 있더라고. 허허. 그런 게 영화지….”


▲영화 상록수 캡쳐

옆에 앉아있던 할아버지 한 분이 또 거들었다. 열네댓 살 먹은 아이들이 둘러앉아 감자 까먹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건 동네 아이들이 출연한 거였다고 한다. 그런데 영화를 보니 그 장면은 나오지 않더라고. 그러면서 최은희가 이쁘긴 이쁘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실제 촬영 당시 고장촌 마을 주민들 다수가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동안 세월이 흘러 많은 것이 변했지만 마을의 한가운데 자리한 느티나무만이 옛 모습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안내판에는 수령 300년이라고 되어 있지만, 그보다 훨씬 오래된 나무라고 한다.

옛날 어느 고승이 이 마을을 지나다가 마을의 형세를 보니 산세가 수려하고 천하의 명당인지라 이곳을 중심으로 사방 100보 거리에 산소를 쓰면 훌륭한 가문이 될 거라고 했다. 지니고 있던 지팡이를 앉은 자리에 꽂았더니 지팡이가 자라 지금의 느티나무가 되었다 한다. 느티나무는 고장촌 마을의 역사이며 당시 상록수 촬영 장면을 생생하게 굽어보고 있었으리라.


▲고장촌 마을ⓒ시민기자 서상경

하필 이곳이 촬영 대상지가 된 것은 어떤 이유일까? 1920년대에는 신교육기관이 없어서 자녀들을 가리킬 수 없었는데, 내촌에서는 유일하게 고장촌에 강습소가 있었다고 한다. 오래된 느티나무와 함께 강습소가 영화의 배경으로 적당했던 것은 아닐까? 옛 강습소 터는 지금도 마을에 남아 있다.

내2리 고장촌은 78세대 178명이 거주한다. 주민의 80%는 이곳에서 태어난 사람들로 집성촌을 이루는 순수 농촌 마을이다. 도시계획에 묶여 공장이 없는 마을이기도 하다. 양지바른 곳이고 이처럼 살기 좋은 마을이 없다고 자부하는 주민들. 옛날에는 부촌이었지만 지금은 낙후된 지역이 되었다며 아쉬워하고 있었다. 지금도 음력 7월 초하룻날이면 지내는 마을 기원제가 남아 있고 마을의 풍경도 농촌 마을에 어울리게 잘 보존되어 있다. 고장촌을 상록수 테마 마을로 만드는 것은 어떨까?

* 상록수 영화 보기 : https://youtu.be/pVom0VibsRk
- 한국영상자료원 유튜브 채널(한국고전영화 Korean Classic Film)
- 신성일의 젊은 시절 모습도 볼 수 있고 고장촌의 느티나무도 나온다.

* 고장촌 답사하기
- 시내버스 33번(의정부역~송우리~내촌) 수시로 다님. 고장촌에서 하차
- 자가용 : ‘내2리 마을회관’이라고 치면 찾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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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된 의견글 1
  • 김애자 2020-02-03 삭제
    고장촌은 저희언니내외분이 살고계십니다 형부가 이장님이십니다 양지바는마을입니다 느티나무가 옛날부터마을 수호신으로여기며해년제을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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