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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3리 마을사 책으로 펴내다
2020-02-17 조회수 : 6030

시민기자 서상경

고모리의 옛 지명은 고뫼 혹은 고묘앞, 고모동이다. 1914년 행정구역 통합 당시 고모리로 변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지명은 해발 380m의 고모산 혹은 노고산 아래 고모할미를 모시고 살았던 한 효부의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죽엽산과 고모산, 향적산으로 둘러싸인 이 아담한 마을은 논농사를 주로 짓고 나지막한 산이 많다. 죽엽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고모천에 합류하기 전에 작은 마을을 이루었으니 오늘날의 고모3리다. 고모3리를 새터라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조선 후기 이곳에 사람들이 새롭게 터를 잡고 살았기 때문에 불렸을 것으로 추측한다. 이러한 마을의 유래가 전해오는 고모3리에서 마을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을 펴냈다.


▲고모저수지ⓒ시민기자 서상경

<고모3리 마을사>에는 재미있는 기록이 많이 실려 있다. 몇 가지를 소개하면 이러하다.

조선 7대왕 세조가 죽엽산 기슭에서 사냥을 구경하고 잡은 짐승을 의정부에 하사했다는 조선왕조실록 기록의 인용이다. 이곳이 왕의 사냥터가 된 것은 왕뒤뜰이라 불리던 정교리의 들판까지 숲이 이어졌고 사냥을 관찰하기 좋은 장소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해놓았다. 광릉숲이 세조의 능침지로 지정된 것도 이곳과 각별한 인연이 있었던 셈이다.

6·25 때 고모3리는 어느 다른 마을보다도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 새터는 격전지였고 1·4후퇴 때도 그랬다. 중공군은 새터 마을에 진을 쳤고 참모부가 들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군과 유엔군이 이 지역을 재탈환하자 중공군은 퇴각하면서 새터의 집들을 모두 불태우고 말았다.

이처럼 마을사의 여러 에피소드는 이곳에서 살아온 주민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사실이기에 기록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다.


▲고모3리 마을회관ⓒ시민기자 서상경

고모3리의 가장 큰 변화는 1984년에 준공된 고모저수지의 조성이었다. 고모저수지는 정교리와 이가팔리 지역에 농업용수를 대서 ‘복지농촌’을 앞당기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삶의 터를 잃은 주민들은 물이 닿지 않는 곳으로 이주하거나 적은 보상을 받고 고향을 등지는 이도 있었다고 한다.

마을사를 펴내면서 수몰 지역 옛 마을의 모습을 지도로 남겼다. 매우 인상적이다. 수몰된 지역에는 삼거리가 있었다. 고모리의 중심지였으며 수십여 호가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었다고 한다. 오늘날 저수지 주변으로 길이 나 있고 비득재와 절골로 가는 고개가 Y자 형태를 띠고 있지만 수몰되기 전에는 삼거리를 통과해야 했다.


▲마을의 가운데 있던 우물터ⓒ시민기자 서상경

잠시 어수선한 시기를 겪던 고모리에 다시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농사에 의존하지 않고 저수지와 산지 경관에 의존한 상인들과 전원주택에 살면서 도시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이주하면서부터다.

“탐방 또는 휴양지로도 쾌적하여 당일 코스 여행지로 알맞은 곳이다.”

포털사이트에서는 고모저수지에 대한 소개다. 휴양지라는 말은 고모저수지가 조성된 이후 경관을 즐기러 온 사람들을 맞는 식당, 카페 등이 생기면서 얻게 된 이곳의 특징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사람들이 찾아들어 문화마을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16년 문화관광체육부로부터 경기 북부 최초로 문화마을로 지정받았다.


▲고모3리 유정례 사무국장ⓒ시민기자 서상경

고모3리 마을사 편찬에 힘을 보탠 유정례 사무국장은 고모리 문화마을의 과제는 아직도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노고산성을 복원하고 주차장을 확보하는 문제, 저수지 둘레길 주변의 수생식물 재배, 마을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우물터와 빨래터, 목욕터의 스토리텔링, 그리고 주민과 방문객이 모두 행복한 생태문화마을의 구상 등.

주민이 함께하는 주말장터 ‘만들고 모이고 플프마켓(이하 고모 마켓)’의 운영자 대표를 맡은 유 사무국장은 이를 좀 더 활성화하고 싶은 의욕에 가득 차 있다. 고모 마켓은 사회적 경제 장터이고 순수창작 핸드메이드, 디자인상품, 지역농산물 등이 판매 품목으로 우선시되어 예술과 문화와 지역이 함께 하는 고모리에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고모 마켓 현장ⓒ시민기자 서상경

이런 왕성한 활동의 바탕에 고모3리 마을사 발간이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마을 주민 모두가 염원하는 고모3리로 발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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