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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걸으며 얻는 작은 행복!
2020-04-06 조회수 : 5067

시민기자 함영미


ⓒ시민기자 함영미

♬~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

어느덧 4월! 봄이 오면 늘 이 노래가 먼저 생각난다는 남편의 말이 떠오른다. 고향을 떠나 이곳 포천에 둥지를 튼 지도, 언 14년 차. 그래서일까? 포천이 제2의 고향이 된 듯 엄마 품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예전 같으면 봄날을 만끽하기 위해 지역마다 봄꽃 축제로 한창 붐빌 시기인데 지금은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어도 보아주는 이가 없으니 외로워 보인다. 연장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어디를 다니는 것도 눈치가 보이는 터라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동네 한 바퀴 돌아보는 소소한 사치를 부려본다.


ⓒ시민기자 함영미

길을 나서는 순간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이 콧등을 스치고 따스한 햇살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조금만 걸어 나와도 이렇게 좋은데. 포천천 둑길을 따라 걷다 보니 벚나무에 핀 꽃봉오리가 또 한 번 감탄을 자아낸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우리 동네에 이렇게 멋진 벚꽃길이 조성되어 있다니 감사하고 행복하다. 나란히 줄을 맞춰 서 있는 벚나무에 팝콘이 터진 듯 하얗게 물들어가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시민기자 함영미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고 했던가? 문득 나태주 시인의 글귀가 떠오른다. 지쳐가는 우리에게 무언의 응원을 보내 주는 거 같아 꽃을 바라보며 배시시 미소가 지어진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풀꽃1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 봐
참 좋아.

- 풀꽃3


ⓒ시민기자 함영미

얼마를 더 걸어 내려가니 징검다리가 보인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듯이 난 어느새 그곳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어린아이가 되어 물 만난 고기처럼 폴짝폴짝 뛰며 신나하는 내 모습에 남편은 셔터를 누르며 뒤따른다.

“거기 예쁘다 서봐, 사진 찍어줄게~”
“음하하~~ 당신도 이젠 나 닮아가는구나!”

평소엔 사진부터 찍는다고 잔소리하던 남편이 건네는 말이다. 한바탕 웃으며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에 장단 맞춰 돌다리를 건넌다.


ⓒ시민기자 함영미

돌아오는 길에도 자꾸만 벚꽃에 눈길이 간다. 포천천은 자전거 도로도 잘 정비되어 있어서 다음엔 두 발이 아닌 두 바퀴로 사치를 부리기로 했다.

모두가 심신이 지쳐가지만, 오늘만큼은 네가 있어 마음속이 꽃밭이 된다. 우리 함께 이 시기를 잘 버티어내서 그 어느 해보다 행복한 봄날을 맞이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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