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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여사, 상을 받다!
2021-01-27 조회수 : 4060
시민기자 서상경

양문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이곳이 교통의 중심지라는 것을. 금주리와 성동리, 거사리 그리고 창수면 오가리 등에서도 수유리나 동서울 등으로 가는 직행버스를 타기 위해서 사람들은 모여든다. 영중면의 면 소재지인데다 영중면에서는 유일한 중학교도 이곳에 있고 출퇴근 시간대에 택시가 활발하게 운행을 하는 것도 교통의 중심지임을 말해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영중면의 중심지 양문은 침체에 빠져들었다. 상권은 형성되어 있으나 장사가 잘된다고 말하는 가게주인은 없다. 하나둘씩 문을 닫는 가게도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빈 가게가 생기는 게 현실이다. 농촌지역이다 보니 일거리가 없어서 고향을 떠나는 젊은 사람들이 원인일 수도 있고 43번 국도가 양문 중심지를 지나지 않고 우회하는 것이 그 원인 중의 하나라고 말하기도 한다. 350명에 달하던 중학교 학생이 이제 60명 남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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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카페801  ⓒ시민기자 서상경

3년 전인가. 양문 거리에 반듯한 건물이 하나 들어섰다. 어느 건축가가 설계를 한 것 같은 예술적 감각이 돋보이는 건물이었다. 건물의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이곳의 주인은 장수경 씨다. 오래전 영중중학교를 다녔으며 서울에서 미술 공부를 했다고 한다. 양문은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조용한 곳에서 작품 활동할 곳을 찾다가 마침 동생의 건물에 들어오게 되었다. 화가로서의 작품 활동은 물론 학생들의 그림그리기도 돕고 수입이 있어야 하니까 1층에는 갤러리카페801도 냈다.

“장사가 잘될 줄 알았지.”

장사가 너무나 잘 안됐단다. 그래서 어떻게 하나 고민하다가 외부 작가들을 모시고 양문을 파주 헤이리 마을처럼 작가들의 산실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다. 왜냐하면 비어있는 가게들이 많았기 때문에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파주 헤이리 마을은 금수저 작가들이라면 이름도 없는 흙수저 작가들은 이곳에서 작품 활동을 하면 좋지 않을까 했다. 그리하여 동네를 알리기 위하여 인맥을 동원하여 작품전시회부터 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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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흐르는 카페에서  ⓒ시민기자 서상경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외부작가들이 참여를 많이 해주었다. 전시회를 열 때는 직접 작품을 가져와 걸어주고 전시회가 끝나고 나면 자비를 들여 가지고 나갔다. 그렇다고 수입이 생겨 나누는 것도 아니었다. 작가들의 헌신적인 도움 덕분에 알음알음 찾아오는 손님도 생겼고 로드 마켓도 열었다. 그리고 관심 있는 분들과 마을의 활성화에 대한 의논도 여러 번 나누었다.

이때 경기도 도시재생 주민참여 경진대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마침 도시재생에 관심이 많고 전문가 수준이었던 김야천 작가와 의기투합하여 준비를 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비대면으로 경진대회가 개최되었고 본선 8개 팀 중에서 3위라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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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경 갤러리카페801 대표  ⓒ시민기자 서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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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주민참여 경진대회 장려상 수상 현수막  ⓒ시민기자 서상경

우리나라에는 도시재생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된 곳이 많다. 수원 행궁동 마을이나 서울 성북동이 대표적이다. 일본의 도시재생사업은 우리나라에서 벤치마킹하거나 베낄 정도로 이미 성공사례가 많은 것도 도움이 되었다. 일본의 나오시마 섬을 예로 들어보자. 나오시마는 굴뚝산업 시대에 도시가 굉장히 활발하게 번성한 곳이었지만 경기가 침체되면서 주민들은 대부분 떠나고 노인들만 남은 폐허의 도시가 되었다. 이때 안도다가오라는 건축가가 마을주민을 만나 예술의 옷을 입히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이제는 하루 관람객을 제한하고 입장료도 비싸지만 일본에서는 다시 찾고 싶은 문화소비지로 이름을 남기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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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거리  ⓒ시민기자 서상경

도시재생이 성공한 사례에는 마을주민이 공동체를 만들어 의논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작고 아담한 가게들이 줄지어 있는데 대기업이 운영하는 스타벅스나 맥도날드 상점이 없으며 50명 이상의 식당도 없다고 한다. 사업을 시행하면서 정책적으로 대기업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던 것이다. 양문에서 도시를 변화시켜야겠다는 고민은 경기도 도시재생 경진대회에서 입상함으로써 구체적인 목표가 되었고 현실이 되었다. 포천시와 경기도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것도 큰 힘이다.

“양여사는 누구예요?”

복합문화공간 갤러리카페801의 주인인 한국화 작가 장수경씨를 비롯한 예술인들과 주민들이 상호 교류하며 만들어진 주민공동체 이름이 ‘양문을 여는 사람들’, 줄여서 양여사란다. 재미있는 이름이다. 이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지난 3년의 양문에 대한 관심이 앞으로도 헛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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