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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둘레길 – 궁예의 눈물
산정호수에 얽힌 궁예 이야기
2018-04-18 조회수 : 3501

포천 산정호수에도 봄이 왔습니다. 생강나무꽃을 비롯하여 개나리와 벚꽃 그리고 진달래가 차례로 피고 집니다. 산정호수 둘레길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는 봄꽃을 구경하면서 산책하기 좋습니다.

하동주차장에서 산책로를 따르다 보면 <이야기가 있는 둘레길-궁예의 눈물> 에피소드를 만날 수 있는데요. 그림과 이야기를 하나씩 읽으며 길을 걸으면 산정호수의 또 다른 감흥을 느끼게 됩니다. 산정호수에 얽힌 궁예의 이야기를 따라가 봅니다.


▲산정호수ⓒ시민기자 서상경

月虹誕生(월홍탄생)


궁예는 신라의 제48대 왕인 경문왕의 아들로 태어났다. 진성여왕의 외할아버지인 헌안왕의 아들이었다는 말이 전해진다. 5자가 거듭된 단오날(5월 5일)에 후궁에 의해 태어난 궁예는 태어날 당시 궁궐 지붕에 긴 흰무지개가 하늘높이 드리웠고 태어나면서부터 이가 나 있었다. 모함을 계획한 왕비는 일관을 시켜 이는 변괴라 하여 장차 나라에 이롭지 않는 일이 생길까 두려우니 마땅히 기르지 않으심이 좋을 줄로 아뢸 것을 권하게 된다. 왕은 고민 끝에 태어난 아기를 즉시 내다버리도록 명했고 버려진 과정에서 아기는 정자에서 떨어지게 되었는데 어느 한 시녀가 받아내다가 잘못하여 손가락이 아기의 한쪽 눈을 찌르게 되었다. 궁예가 한쪽 눈을 잃은 것은 그 때문이었다. 한밤중에 시녀는 아기를 안고 멀리 산골짝으로 달아났다.


▲이야기가 있는 호수둘레길ⓒ시민기자 서상경

靑年弓裔(청년궁예)


17년이 지나 청년이 된 궁예는 유모인 어머니로부터 자기가 왕족의 아들인 것과 지난 과거 사실들을 모두 알게 된다. 지난 과거를 들은 궁예는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되고 어머니 곁을 떠나 학문을 익히고 무술을 연마하기 위해 세달사(지금의 경기도 개풍군에 있는 홍교사)라는 절에 들어간다. 허공스님은 궁예를 보자마자 범상한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법명을 착할 선(善) 마루 종(宗)자를 써서 선종이라 부르게 된다. 학문과 무술을 게을리 하지 않고 열심히 닦았으며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깊은 설움에 빠진 궁예는 자신의 진로를 위해 세달사를 떠나게 된다.

彌勒佛(미륵불)

임금이 된 궁예는 불쌍한 어머니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과 자기를 버린 신라 왕실에 대한 분노가 뒤섞여 광기를 부리곤 했다. 그는 흔들리고 있었다. 지난날의 겸손함과 명석함이 있는가 하면 때로는 전혀 엉뚱한 행동을 해서 신하들을 혼란에 빠뜨리곤 했다. 궁예는 이미 예전의 궁예가 아니었다. 우울증과 광기가 심해 사람을 의심하고 성격마저 포악해졌다. 거기다가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 받는 백성들에게 부처님이 내려와 백성을 잘 다스려 줄 것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바로 미륵불이라고 하였다.

 
▲산책로의 궁예상ⓒ시민기자 서상경

驕奢淫佚(교사음일)

궁예는 점차 타락의 길로 빠져 들게 된다. 밖으로는 왕건으로 하여금 후백제의 나주 등을 점령하는 전쟁을 계속하면서 호화스러운 황궁을 짓게 하여 백성의 마음을 잃어가게 된다. 그리고 누구든 뜻을 거스리면 그 자리에서 목을 베었으며 사치와 방탕한 생활을 말리는 왕후와 두 왕자를 처참하게 죽일 정도였다. 궁예의 이런 행동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에서 오는 심적 불안으로 인해 점차 몰락의 길로 빠지게 된다.

弓裔逃隱(궁예도은)

궁예가 임금으로서의 자질을 잃어가고 있을 때 신하들이 뜻을 모아 반역을 도모하여 왕건을 새로운 왕으로 추대하게 된다. 처음에 망설였던 왕건은 불의를 치는 것은 반역이 아님을 깨닫고 의연히 이를 받아들인다. 이 사실을 들은 궁예는 옷을 바꾸어 입고 명성산으로 도망치게 된다.

弓裔粉骨(궁예분골)

명성산으로 도망친 궁예는 이틀밤을 숨어 지냈다. 그러나 배가 고파 더 참을 수 없었던 그는 마을로 내려와 보리이삭을 잘라 먹었다. 그러던 중 농부에게 신분이 드러나 병사들에게 붙잡히게 되고 왕건에게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이때가 서기 918년 봄이었다. 궁예는 그가 세운 왕국과 함께 이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망봉의 진달래ⓒ시민기자 서상경

산정호수 초입에는 좌우에 두 개의 산봉우리가 있습니다. 왼쪽에 있는 것이 망무봉, 오른쪽에 있는 것이 망봉입니다. 건너편에 우뚝한 것은 명성산이구요. 궁예는 이 봉우리에 망원대를 높이 쌓고 적의 동정을 살피기 위해 망을 보았다고 합니다. 왕건의 부하 신숭겸에게 궁예는 대패하였다 하며 군사가 망을 보던 곳이라고 하여 망봉이라 부르게 되었지요.

망봉을 향하여 올라갑니다. 138-6번 종점이 있는 상동주차장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여름철 물놀이 장소인 야외수영장 입구가 나오는데 이곳에 망봉으로 오르는 산길이 있습니다. 20여 분을 올라가면 망봉 정상에 닿습니다.

망봉 정상에서는 산정호수와 건너편의 명성산이 잘 조망됩니다. 궁예가 왕건의 공격을 받아 크게 패하여 울면서 도망을 갔다고 하는데 그 울음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산이 울릴 정도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 울음산입니다. 또한 이 산에 성이 있기 때문에 울음성이라고도 부르는데 지금은 명성산이라고 합니다.

<산정호수 이용정보>
주소 : 경기 포천시 영북면 산정호수로411번길 89
개방시간 : 24시간 개방
산정호수 홈페이지 :
http://www.sjlake.co.kr/

시민기자 서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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