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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시동을 걸다. 강추! 포천 클라우드 시네마
2020-01-15 조회수 : 4239

시민기자 유예숙

휴일, 비가 온다. 이른 식사를 위해 종종거리지 않아도 된다. 휴일을 만끽하라는 비의 응원에 힘입어 따뜻한 이불 속에 뒹굴뒹굴. 옆지기는 느지막이 일어나 혼자 텔레비전을 보다 지루했는지, 서울로 영화라도 보러가잔다. 맘 같아선 그냥 계속 자고 싶지만 미안해 일어난다.


ⓒ시민기자 유예숙

“서울까지 가기엔 멀고 근처 카페 가서 맛있는 거라도 먹을까?”
“맘대로”

때가 되어 밥 차리기 귀찮은 주부는 꼼수를 부리고, 옆지기는 그 꼼수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준다. 창 넓은 카페에 앉아 비 오는 풍경 감상하며 식사하려 인터넷을 뒤져 찾은 카페는 디저트 카페란다. 카페는 포기. 집에서 간단히 먹고 영화 보러 가자는 제안을 다시 해본다. 멀다고 싫다더니 가자는 말에 의아한 눈초리다.

“개관한 지 얼마 안 된 곳 말한 적 있잖아. 작은 영화관.”
“아~ 그렇지!”

왜 진작 생각 못 했을까? 맘이 바빠진다. 무슨 영화인지도 제대로 살피지 않고 가장 이른 시간으로 예약했다. 옆지기에게 영화 제목을 ‘시동’이라 말해주고 식사를 간단하게 끝내고 서둘러 나선다. 비 오는 날씨지만 내 마음은 설렘에 맑은 날이다.
차 안에서 작은 영화관은 어떤 곳일까 궁금해 찾아보았다. 작은 영화관은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중소 시군 지역민들이 영화를 보기 위해 도시로 나가야만 하는 불편함을 없애고 영화문화 향유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만들어졌다. 현재 전국에 30여 개 정도이며, 호응이 좋아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시민기자 유예숙

주차장 상황이 어쩔지 몰라 큰길에 차를 세우고 걸어가기로 한다. 걷다 보니 주변 건물보다 높은 건물이 눈에 띈다. 아! 반갑다. 이리 가까운 곳에 영화관이라니…. 주차장엔 장애인 주차 구역을 빼고 만차다. 외부에 세우고 오길 잘했다. 아! 드디어 작은 영화관 입성이다, 여느 영화관과 다를 바 없다. 단지 규모가 작다는 것. 하지만, 상영관이 2개라고 2편만 상영하진 않는다. 다양한 최신 개봉작을 볼 수 있도록 10여 편의 영화가 시간대별로 나뉘어 상영한다.

반갑게 맞는 직원들과 인사하고 예매표를 받았다. 입도 즐겁기 위해 대자로 달콤한 팝콘과 음료수를 샀다. 영화가 시작하기를 기다리며 달콤한 팝콘을 먹으며 사진도 찍으며 주위를 둘러본다.


ⓒ시민기자 유예숙

유아티켓 구매 안내와 관람료 안내, 영화 전단, 상영시간표, 화재 시 피난안내도 등이 있다. 장애인도 오를 수 있는 승강기, 비상구 표시등, 화재를 대비한 소화기도 있다. 어린아이들도 영화 볼 때 불편함 없도록 비치한 보조 방석, 대기 시간을 위한 벤치, 청결을 담당하는 청소도구까지 있다. 안전을 위해서도 신경을 쓰고 있음이 느껴져 마음이 놓인다.

드디어 입장시간. 상영관에 들어가니 아담하다. 49석 중 맨 앞쪽 첫 자리는 장애인석이다. 장애인도 불편함 없이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비에프 인증시설로 휠체어 관람석이 한자리지만 사전연락하면 단체 관람도 가능하다고 한다.


ⓒ시민기자 유예숙

예매한 자리에 앉아 스크린을 바라보는 순간, 심장이 요동친다. 이런 기분 얼마 만인지. 영화 ‘시동’을 보며, 작은 영화관에서 영화 생활의 시동을 걸어본다. 오토바이 시동을 걸기 위해 애쓰는 장면. 잘 걸리지 않는 시동에 애먹는 청년과 그걸 바라보며 깐족대는 친구다. 어찌하다 시동이 걸려 거리를 달리기 시작하며 영화는 시작된다.

부모 된 처지에서도 생각해 보고 역지사지로 아들로서도 생각해 보는 영화다. 자식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 것이 부모의 숙제인 것만은 분명하게 느껴진다. 찐한 감동까지는 아니어도 놀라기도 하고 웃음도 주며 잔잔하게 심금을 울린다.

끝나고 나오니 어느새 해지고 쌀쌀한 밤. 어디선가 인사를 건네는 소리에 돌아보니, 영화를 보러 왔다는 지인이다. 그 말이 고맙고 기뻤다. 큰소리로 좋은 시간 보내라고 인사하고 돌아왔다.



▲포천 작은 영화관 클라우드 시네마 홈페이지

인생은 살아봐야 아는 것.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는 것처럼 시동도 잘 걸어야 할 것 같다. 인생 한 치 앞을 모르니 후회 없이 슬기롭게 잘 살기를 바라며, 시동 잘 걸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자주 접하기 힘들었던 영화. 작은 영화관이 있어 지역 주민들이 문화생활을 누리며 행복해질 생각에 내가 더 행복하다.

영화 시동으로 행복의 시동을 건 날, 더 많은 사람의 행복 시동도 잘 걸리길 소망한다. 2020년 새해 문화생활을 위한 시동, 포천 클라우드 시네마에서 걸어 보길 강추한다.

*포천 클라우드 시네마
- https://pocheon,scinema.org/
- 영북면 운천로23번길 7-8, 포천 클라우드 시네마
- ☎ 031)534-7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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