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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산사 소원돌의 비밀
새해 소원, 왕산사 소원돌에 빌어요!
2020-01-21 조회수 : 9068

시민기자 서상경

왕산사는 왕방산 자락에 있는 조계종 사찰이다. 신라 시대 도선국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해오지만 확실하지 않고 그 연원이 오래된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조선 시대에 재건과 중창을 거듭하다가 명맥이 끊겼는데 해방 이후 청매 스님이 재건하여 보덕사라고 칭하기도 했다.
청매 스님은 이 지역을 지나다가 터가 매우 수려함을 보고 들어오니 고색창연한 빈터에 천년 석불만이 지하에 묻혀 있었다. 백일기도를 마치는 날 미륵불이 헌신하여 중생을 널리 구제하라는 가르침을 나타냈다고 한다. 그리하여 초가삼간을 짓고 수행과 포교에 힘쓰니 드나드는 불자가 많아졌다.

2001년 4월 왕산사 주지로 법해 스님이 부임해왔다. 바위와 갈대가 무성한 왕산사는 당시 기도하던 부부와 기도 스님이 상주해 있었다. 그런데 찾아오는 불자들은 대부분 대웅전이 아니라 미륵불을 찾아가므로 기도 스님은 미륵불 앞에 있던 돌멩이를 치웠다.


▲미륵불 앞의 소원돌ⓒ시민기자 서상경

그러나 찾아오는 불자마다 돌멩이를 찾는 것이었다. 꿈에 본 사람도 있었고 그동안 영험함을 경험한 불자들이었던 모양이다. 어쩔 수 없이 주지 스님은 기도 스님에게 돌을 제자리에 갖다 놓으라고 했는데 기도 스님은 어디에 버렸는지 기억에 없단다.

난감하던 차에 절에서 일하는 처사에게 절 주변의 풀을 모두 뽑으라 했다. 더운 여름날 넓은 범위의 풀을 뽑는 일은 쉽지 않아 고심하고 있던 처사 앞에 주지 스님 뒤를 졸졸 따라오는 개도 아니고 양도 아닌 하얀 털북숭이 같은 짐승이 목격되었다.

그리고는 삼성각 갈림길에서 사라졌다. 신기하게도 바로 그 지점에서 돌멩이가 발견되었다. 돌멩이는 제자리에 돌아왔고 기도 스님은 웬일인가 하여 돌멩이를 들어보았으나 들리지 않았다. 주지 스님 역시 그 말을 듣고 달려가 돌멩이를 들었으나 아랫돌과 같이 들려 올라오는 것이었다.


▲왕산사 입구ⓒ시민기자 서상경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듣고 돌멩이를 다른 곳으로 옮기지 못하게 하는 기운이 서린 것이 아닌가 하였다. 그래서 영험함이 있는 돌멩이라는 것을 알고, 소원돌이라 이름 붙였다. 지극정성으로 소원을 빌면 돌이 무거워 떨어지지 않는 것을 경험하게 되며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더라는 경험담도 숱하게 전해오기 시작했다.

송우리에서 수십 년 전부터 이곳의 부처님을 찾아 기도드린다는 불명 대도행. 그녀의 경험담은 이랬다.

“가게가 너무 힘들어 내놨는데 4월에는 그게 들리는 거야. 그래서 다음 5월에 다시 와서 기도드리고 소원돌을 들었는데 무거워 들리지 않아. 그리고는 가게의 매매가 이루어졌지. 아마도 소원돌이 들리지 않을 때는 기도가 불력과 통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


▲왕산사 미륵불ⓒ시민기자 서상경

영험함을 경험한 이후 왕산사의 부처님을 자주 찾는다는 여든의 불자는 이후에 또 한 번의 경험을 하게 되었다. 친척에게서 1,400평의 땅을 잡히고 돈을 빌려달라는 청을 들었는데 평당 5만 원으로도 팔리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간절함을 담아 소원돌에 기도를 드리고 나니 땅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고 제시한 금액의 6배인 평당 30만원에 팔았다. 지금은 직동리에 전원주택이 많아서 집값도 엄청나게 비싸졌지만, 당시에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던 땅이었다고.

이러한 소문은 꼬리를 물고 사람들에게 전해졌고 힘들 때마다 부처님을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 요즘은 진을 치고 밤새워 기도하는 분들도 많으며 영험하다는 소문에 미륵불을 뜯어가는 사람들도 생겼다고 한다.

“돌이니까 우습게 생각했지. 그런데 스님이 돌을 찾아놓은 이후에는 영험함이 더 소문이 났지. 사람마다 차이는 있으나 돌멩이가 잘 들리지 않을 때 영험하다는 경우도 있고 잘 들릴 때 영험하다는 경우도 있어. 소문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 꿈을 꾸고 찾아오는 사람들, 기를 받기 위해 무속인들도 찾아오고”

왕산사 주지 법해 스님의 말이다.


▲왕산사 주지 법해 스님ⓒ시민기자 서상경

40여 년 전부터 왕산사를 찾았다는 한 불자는 가끔 이곳에서 잠을 청할 때도 있었는데 한밤중에 사찰을 쓰윽 지나가는 엄청난 물체를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고라니 멧돼지는 말할 것도 없고 늑대까지 왕산사를 방문하던 시절 혹 그것이 호랑이는 아닐까 지금도 의심하고 있단다.

신라 시대 이후로 오랜 역사를 지닌 왕산사는 부침을 반복하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소원돌에 왕산사의 신비함이 세월 속에 묻어있는 것일까.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사찰을 찾던 불자들의 염원이 미륵불과 돌멩이에 감응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현대 과학은 소원돌의 비밀을 인정하지 않겠지만, 세상사 미스터리는 존재하기에 절을 찾으면 항상 지극정성으로 소원을 빌어볼 일이다.


▲왕산사 전경ⓒ시민기자 서상경

* 왕산사 소원돌 정보
- 위치 : 포천시 신읍동 산52 왕산사 미륵불 아래
- 왕산사 : 전통사찰 제92호
- 전화 : 031-533-3244
- 교통정보 : 시내버스 없음. 도보로 포천터미널에서 왕산사까지 1시간 소요. 왕산사 경내에는 주차장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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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된 의견글 1
  • 최성문 2020-01-30 삭제
    많은 사람이 찾을 수 있는 훌륭한 사찰로 잘 관리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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