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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한탄강 지오 트래블 1편] 한국의 그랜드 캐니언, 멍우리 협곡
2020-08-10 조회수 : 5996
시민기자 변영숙


▲ 한탄강 멍우리 협곡  ⓒ 시민기자 변영숙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최종 인증을 받은 멍우리 협곡을 다녀왔다. 협곡이 하도 험해서 넘어지면 멍이 남는다고 해서 ‘멍우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주차장 바로 앞에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다리가 보인다. 부소천교다. 부소천은 산정호수에서 발원하여 문암리를 지나 흐르다 이곳에서 한탄강과 합류한다.


▲ 한탄강 멍우리 협곡  ⓒ 시민기자 변영숙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세상에! ‘인디아나 존스’ 같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험준한 협곡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협곡의 높이가 30~40m는 될 것 같다. 부소천의 폭이 꽤나 넓다. 현무암 바위를 초록색 식물이 통째로 집어삼킨 듯 절벽이 온통 푸르다. 다리 위에서 몸만 돌리면 부소천이 한탄강 본류와 만나는 장면을 목도할 수 있다. 작은 하천들과 만나 한탄강이 장엄하게 흐른다.


▲ 한탄강 멍우리 협곡  ⓒ 시민기자 변영숙
아찔하다. 쉽게 떨어지지 않는 다리를 옮겨 다리를 건너니 ‘인근에 사격장이 있다’는 알림판과 함께 밭 옆으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울창한 나무숲에 가려 강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강물 흐르는 소리만 들려온다. 두려움이 엄습한다. 인간사 흉악함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자연 앞에 선 왜소한 인간의 두려움이었다. 15만 년~50만 년이라는 상상도 되지 않는 시간 앞에 선 자의 두려움이었다.


▲ 한탄강 멍우리 협곡  ⓒ 시민기자 변영숙
마음을 다잡고 다시 발걸음을 뗀다. 숲속으로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방공호들이 군데군데 남아 있다. 땅 구덩이 속에 푸르른 젊음은 한껏 웅크리고 앉아 무엇을 지켰을까. 한 떼기의 땅이라도 농경지로 일구고 있는 손길은 또 얼마나 부지런한가. 이 모든 풍경이 무심한 강줄기를 따라 흐르고 있었다.



▲ 한탄강 멍우리 협곡  ⓒ 시민기자 변영숙
적막한 숲속으로 더 들어가는 게 무서워 막 돌아나가려는 데 산책을 다녀오는 마을 주민들과 맞닥뜨렸다. 이 반가움이란!
“왜 이렇게 늦은 시간에 오셨어요?” 걱정 담긴 물음에 긴장했던 마음이 풀어진다.
“다리 있는 곳까지만 가보세요. 아주 멋져요.”


▲ 한탄강 멍우리 협곡  ⓒ 시민기자 변영숙

훨씬 가벼워진 마음으로 다시 산책길을 따라 걷는다. 이내 주민들이 말한 다리 ‘벼룻교’가 나왔다. 작은 쉼터도 조성되어 있었다. 전망대에 서니 한탄강 본류가 유유히 흘러가는 것이 보인다. 주상절리도 더 잘 보인다. 강 너머에 작은 마을도 보인다. 한국의 ‘그랜드 캐니언’이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다. 이 강물은 또 하나의 지질명소인 비둘기낭 폭포로 향해 달려 나간다. 다리 아래 펼쳐지는 강변 모습에 당장이라도 강 아래로 내려서고 싶다. 다음번에 강변 트레킹을 기약해 본다. 오늘은 이것으로 충분하다.



▲ 한탄강 멍우리 협곡  ⓒ 시민기자 변영숙
막 떠나오려는데 온종일 하늘을 뒤덮고 있던 먹구름이 걷히면서 눈부신 태양이 모습을 드러낸다. 한탄강 협곡과 들판에 빛이 쏟아져 내린다.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변화무쌍함이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일 거다.


▲ 한탄강 멍우리 협곡  ⓒ 시민기자 변영숙
멍우리 협곡 즐기기
멍우리 협곡 인근에는 1코스 구라이길, 2코스 가마소길, 3코스 벼룻길, 4코스 멍우리길 등 4개의 트레킹 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전 구간이 5~6km 거리로 1시간 ~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또 인근 ‘멍우리 협곡 캠핑장’, '화적연 캠핑장' 등이 있어 캠핑 애호가들 사이에서 ‘오지’ 캠핑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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