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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암릉길 금주산 등정기
2020-11-03 조회수 : 4053
시민기자 서상경

금주산은 포천시 영중면에 위치한 해발 568m의 아담한 산이다. 북쪽 관모봉으로 이어지는 긴 산줄기는 영중면과 일동면의 경계선이기도 하다. 대동지지에는 “영평현에서 동쪽으로 20리에 있다.”라고 되어 있는데 조선 시대부터 금주산은 이름 그대로 금(金)과 관련이 있다고 전해온다. 일제강점기에 영중 광산이라는 금광이 있었고 이때부터 금주산(金珠山)으로 표기를 하는 곳이다.

단풍이 아름다운 계절에 가족 산행지로 적당한 곳이 없을까 고민하는 분들에게 금주산을 소개하고자 한다. 깊은 골짜기에 호국사찰 금룡사가 있고 금룡사에서 금주산 정상을 거쳐 암릉길을 돌아 원점회귀하는데 3시간이면 넉넉한 산행지다. 또한 찾는 등산객이 많지 않아 호젓하고 전망이 매우 뛰어난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곳이다.

1▲ 금룡사의 미륵석불  © 시민기자 서상경

금주산 등산은 금룡사 입구에서 시작한다. 포천읍에서 철원 방향의 43번 국도로 이동하다가 만세교에서 우회전하면 금룡사에 도착할 수 있다. 금룡사 입구에서 찻길을 따라 15분 정도 올라가면 금룡사가 나온다. 금룡사 안내문을 읽어본다.

“금룡사는 조선 고종 2년(1865)에 이순신 장군의 후손인 지담 대사가 위태로운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며 홀로 암자를 짓고 수행하기 위해서 창건되었다. 수도 도장이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암자의 형태로 유지해오다 1970년에 이르러 지혜 스님이 대웅전과 석불입상을 세웠고 암벽에 감실을 만들어 천불을 모셨다.”

지담 스님은 호국정신과 평화통일에 관심이 많은 스님이었던 것 같다. 2007년에 열반할 때까지 50여 년을 단독 불사를 했다고 한다. 전해오는 이야기로는 궁예가 이곳에 숨어 들어와 궁인들과 함께 생계를 위해 닥나무를 심고 한지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최근에는 많은 장독에 된장과 고추장을 만들어 불자들에게 판매함으로써 사찰의 유지에 보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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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산 등산코스 안내도  © 시민기자 서상경

그런데 오늘 당도해보니 그 많던 장독이 사라지고 없어서 의아했다. 그래서 이곳에 상주하는 보살에게 물었더니 경기도 광주의 사찰에 기증했다고 한다. 이곳의 주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에 사찰은 다른 분에게 넘어갔고 기존의 오래된 전각은 헐어내고 새롭게 지을 예정이라고 한다. 불교의 종파 중에 조계종은 본부에서 관리하고 주지 스님을 파견하여 사찰의 재산은 모두 본부에 속한다면 이곳 태고종 소속의 금룡사는 대중교화를 이념으로 머리를 기를 수 있고 결혼도 할 수 있으며 주지 스님이 사찰의 주인인 경우가 많아서 사고파는 일도 가능한 것 같다.

3▲감실의 천불 © 시민기자 서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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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실천불 위의 석불입상  © 시민기자 서상경

금룡사 주차장에서 가파른 산길을 다시 10분을 올라가니 미륵전에 닿는다. 다른 사찰의 대웅전격이다. 이곳에는 약수터와 석굴이 있고 그 안에 부처님을 모시고 있다. 그리고 대웅전 뒤쪽으로 계단을 올라서니 암벽에 천불을 모신 감실과 미륵입상이 서 있다. 미륵이란 무엇이던가. 동양에서는 미륵, 서양에서는 메시아라고 하여 세상 모든 중생의 고통과 아픔을 어루만져 주고 기도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부처님이다. 예로부터 금룡사는 호국불교를 지향하고 있었지만 영험 있는 기도 사찰로 이름이 나면서 사람들에게 미륵의 덕화가 이루어지는 기도 도량으로 여겨져 왔다.

5▲금주산 단풍 © 시민기자 서상경

석불입상 뒤편으로 등산로가 있다. 산길은 선명하고 가파른 편이다. 미륵불의 머리 앞쪽으로 보이는 영중면의 들판과 도로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이제부터는 조망을 즐기면서 느긋하게 발걸음을 옮긴다. 그러기를 40여 분, 드디어 금주산 정상에 닿는다. 이제는 정상에서의 조망을 즐길 차례다. 건너편의 관모봉까지 길게 산줄기가 원을 그리듯이 돌아가는데 그 아래에 금주리와 저수지가 있다. 정상에서 저수지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옛날부터 금주산에는 “금이 아홉 덩이가 묻혀 있다.”라고 했으니 “아들을 아홉을 둔 사람이라야 그 금을 캘 수 있다.”라는 전설도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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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산 정상 © 시민기자 서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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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의 조망 © 시민기자 서상경

조선 시대 영평 8경을 비롯한 포천의 여러 명승지에 대한 시를 남긴 봉래 양사언 선생은 금주산에 대하여 한 편의 시를 남겼다. “석양은 금색으로 쓴 시와 같고/ 오랜 명성은 초나라의 망루일세/ 조선의 계곡은 아름다워/ 동정호 물가와 다투는 듯하네~”

금주산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암릉길을 택한다. 정상에서 200m 거리에 금룡사 방향의 이정표가 있으므로 하산의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왼쪽에는 금룡사, 오른쪽은 금주리 저수지를 내려다보며 자리한 바윗길이다. 조망이 매우 뛰어나며 바윗길에는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스릴을 즐길 수 있다. 그리하여 금룡사 주차장으로 하산하면 산행은 끝난다. 눈앞에 다가온 가을의 단풍을 구경하면서 힘든 줄 모르고 하루 산행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금주산 산행 정보>
도로변의 금룡사 초입에 등산 안내 지도가 있다. 1코스로 올라가서 3코스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가 가장 무난하며 3시간 정도를 잡으면 된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 참여하는 가족 산행지로 무난한 곳이다.

1코스 : 금룡사 주차장-금룡사-정상(1km, 1시간)
2코스 : 금주저수지마을-계곡- 능선-정상(6.8km, 5시간)
3코스 : 금룡사 주차장-왼쪽능선-정상(1.5km, 1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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