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어릴 적 역시 그렇게도 사람들로 붐비던 의정부 시장은 아직도 건재하다. 1954년에 개장했다는 의정부시장은 60년이나 되었지만 요즘 가 봐도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유가 뭘까? 산술적으로는 우리보다 인구가 월등히 많으니 아무리 대형마트와 인터넷 쇼핑몰이 있어도 틈새시장으로의 모습을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또 포천동의 재래시장보다 규모면에서 크다보니 맷집이 좋아 웬만한 불황은 잘 견디는 내성을 가지고 있어서 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의정부 시민들이 이 시장을 많이 이용하려는 애정을 가지고 있어서 일 수도 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지나가듯 들린 의정부시장에서는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시장 물건을 보기 위해 모여들고 있었다.
어릴 적 어머니 손을 잡고 이곳에 왔었던 나의 기억과 거의 비슷하게 아직도 엄청난 인파가 몰려다니고 있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그래서 무척이나 그 모습이 부럽게 느껴졌다. 물론 포천에도 일동시장이나 운천시장 같은 재래시장이 오랜 세월을 지내며 자리를 굳건히 잘 지키고 있다. 하지만 포천동이나 송우리의 시장은 이제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혹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을 못 지킨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포천을 대표하는 포천동의 재래시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재래시장은 그저 유통업자들의 모임이 아닐 것이다.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자 추억과 정을 함께 주고받는 인간미 넘치는 교류의 장일 것이다. 지금은 없어져 버린 포천의 재래시장은 그래서 마음 한 구석을 더욱 아프게 만든다. 그곳에서 먹던 떡볶기며 닭튀김을 이제 더 이상 먹을 수 없어서만은 아니다. 다만 명절 시기에 뉴스마다 나오는 다른 지역의 재래시장이 보여주는 정감어린 모습을 우리지역에서는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워서 인것 같다. 혹시 다시 그런 포천동의 재래시장을 만들 수는 없을까?
자전거를 타고 어머니 심부름을 와서 콩나물 100원어치, 돼지고기 반근, 자반고등어 한 마리를 장바구니에 싣고 집으로 돌아가던 추억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갖게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명절 즈음이다.
시민기자 이정식(jefflee200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