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마음이 쉬는 시간, 산책
2016-05-26 조회수 : 4531

산책이란 휴식을 취하거나 건강을 위해서 천천히 걷는 일을 말한다. 우리는 주로 깊이를 단번에 가늠할 수 없는 공간을 만났을 때, 싱그러운 풀 내음 가득한 숲길을 만났을 때, 도심과 자연이 공존하는 곳을 만났을 때,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에서 벗어나 나와 대화하고 싶을 때 산책을 한다. 짙은 초록 빛깔과 싱그러운 바람 속 여름날 산책을 떠나보자.

 
ⓒ포천시

해 질 녘 논두렁 산책

포천은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곳이다. 주거단지를 조금만 벗어나도 푸른빛을 뿜어내는 산,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모내기를 끝낸 논들이 가득하다. 아름답게 꾸며진 공원이나 수변 산책로도 많아 좋지만, 이 시기에는 논두렁 샛길을 노닐어 보는 게 좋다.

뙤약볕이 사라진 해 질 녘 논두렁은 싱그러운 풀 내음이 가득하고 포근하게 밟히는 흙이 매력적이다. 길 양옆에 자리한 논에서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멀리서 새가 지저귀며 낯선 이를 반겨준다.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는 논두렁 산책의 백미는 모내기가 끝난 논에 떠오르는 붉은 태양이다. 하늘과 대지가 모두 빨갛게 물든 이곳을 걷노라면, 어느새 자연 한가운데 서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포천시

시골 마을 산책

별 밤 한편에 뜨거운 햇살 머금은 여름이 자라고 있다. 도심에서 벗어나 시골 마을에 들어서면 성큼 자라난 여름을 만날 수 있다. 작은 잎이 돋아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어느새 쑥쑥 자란 식물들을 보자면, 새삼스레 시간이 빠르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이들이 이렇게 자랄 때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시골 마을 산책이 선물한 나와의 대화 내용이다.

타박타박 거닐기 좋은 시골길은 지나는 이가 적어 조용하고 다양한 볼 것들이 가득하다. 아직 형태를 갖추지 않은 사과도 만날 수 있고, 곧 익어 단내를 가득 풍길 자두도 볼 수 있다. 밭에는 양배추와 고추가 가득하고, 뙤약볕을 피해 들어간 집에서는 시원한 물 한잔 나눠주는 인심과 나를 반기는 귀여운 강아지도 만날 수 있다. 차로 지나가기만 했던 포천 구석구석에 숨겨진 여름날의 즐거움이다.

 
▲산책 중 만난 농가의 강아지ⓒ시민기자 백재환

우리 동네 산책

새로 생긴 상점을 만나면 신기한 마음으로, 오래도록 자리를 지킨 가게 앞에서는 반가운 마음으로 산책하다 보면, 어느새 종착지는 군것질 가득한 가게 앞으로 향하게 된다. 동네 산책을 즐기는 나름의 법칙이다. 연인과 함께 공원을 거닐거나 반려견과 함께 수변 산책로를 노니는 등 방법은 무궁무진하지만, 동네산책의 즐거움은 익숙함과 새로움을 함을 함께 즐기는 거라 하겠다.

앞만 보고 뛰어서는 볼 수 없었던 출근길 한편에 핀 이름 모를 꽃들과 파란 하늘,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건 여름밤 산책이 주는 즐거움이다. 내가 사는 동네 면면을 알아가다 보면 뜨내기 기분으로 걷던 길이 어느새 주인의 마음으로 걷는 길로 변한다. 피톤치드 뿜어 나오는 숲길은 아니지만 즐거운 이들과 함께 걷노라면 생기가 폴폴 나는 산책길임이 틀림없다.

맹위를 떨치던 태양이 안녕을 고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해 질 녘이 되면 가까운 곳 어디든 걸어보자. 멀리 가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조금만 떨어져 걷다 보면 얻을 수 있는 것들이 가득하다. 혼자 혹은 함께라도 좋다. 지금이 산책하기 제일 좋은 시기지 않은가.

시민기자 백재환

OPEN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본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제 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목록보기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해 주세요.
평가 2명 / 평균 0.5
의견글 작성
의견글을 작성해 주세요.
최대 500자 / 현재 0자
  • 계산하여 답을 쓰세요
※ 불건전한 내용이나 기사와 관련 없는 의견은 관리자 임의로 삭제할 수 있습니다.
뒤로가기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