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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피는 목련에서 봄을 보다.
2017-04-03 조회수 : 3952

올봄은 다른 해보다 더디게 오는 것 같다. 아침저녁으로는 여전히 영하에 가까운 날씨가 이어지고, 이맘때면 지천으로 피어나던 개나리나 진달래를 볼 수가 없다. 진해에서는 군항제가 열리고 서울 여의도에서도 벚꽃 축제를 한다고들 하는데 포천이 북쪽이긴 한가 보다.

사실 어릴 때는 계절이 어떻게 가는지 관심이 없었다. 조금 춥게 입고 나가도 하루 생활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었기에 오늘 날씨를 궁금해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아침에 나가다가도 싸늘한 느낌이 들면 다시 집에 와서 두꺼운 옷으로 갈아입고 나간다. 그렇게 오늘도 집을 두어 번 나갔다 들어갔다 하다가 우연히 집 앞에 막 피어오르는 하얗고 고운 자태의 목련을 보게 되었다.

 

만개하진 않았지만, 꽃망울이 터지고 꽃들이 날개를 펴듯 나오기 시작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이 놀랍고 거대한 자연의 변화는 약간의 차이가 날 뿐이다. 올해도 만물이 생동하는 봄은 오고 있다.

하얀 목련꽃망울이 터질 때면 항상 향긋한 봄 냄새와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역동적인 모습이 함께 떠오르곤 한다. 물론 아직 새잎조차 나오지 않은 앙상한 나무들도 많이 있다. 그 밑에 사는 사람도 아직 옷매무새를 여며야 하다 보니 고개를 들어 소리 없는 변화를 눈치채기가 쉽지 않다.

올해는 특히나 더 기다린 봄이다. 지난 것들을 묻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를 요즘처럼 깊이 느낀 적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변화무쌍한 시국이다. 온 나라가 이런저런 일들로 온통 시끄러운 요즘이지만, 결국 모든 일은 그 귀결점을 향해 가는 것이 이치일 것이다.

봄의 방문을 더 많이 느끼고 싶어 여기저기 돌아다녀 보았다. 하지만 아직은 완연한 봄의 모습을 즐길 만큼의 풍경은 주변에서 찾기 어려웠다. 이것도 잠깐이겠지…. 불과 며칠 후면 또 달라질 거다.

어서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며 봄나물이 지천으로 깔리는 푸른 봄을 맞이하고 싶다. 계절의 변화처럼 혼란스럽고 변화의 과정에 있는 모든 것들이 새로워지고 성숙한 결실을 보기를 기원한다.

시민기자 이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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