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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기억될 즐거운 바비큐 파티
2018-10-10 조회수 : 2677

넓은 포천에서 가장 넓은 신북면은 면사무소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마을까지 한참을 가야 한다. 친구는 신북면의 한 가운데인 삼성당리 삼성중학교 옆에 살고 있다. 예전에도 이 친구 집 마당에서 고기 파티를 한 적이 있다. 이 짧은 가을이 가기 전에 다시 한번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삼성당리 고기 파티를 기획하였고 거사를 치렀다.

 

부쩍 추워진 날씨 탓에 친구는 마당에 커다란 장작불을 준비해 두었다.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모닥불만으로 절로 분위기가 잡혔다. 나만 그런가? 이상하게 불을 보면 너무 좋아서 자꾸 불장난하게 된다. 오랫동안 말려 두었다는 참나무가 어찌나 불이 잘 붙고 화력이 좋던지 저녁 내내 전혀 춥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파티의 주인공인 삼겹살과 갈매기살은 커다란 대리석 돌판에 굽기로 했다. 미리 판을 달궈 놓았더라면 더 잘 익었을 텐데 그러질 못해서 고기가 익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 바로 옆에 화력 좋고 고기 맛을 좋게 하는 참나무 숯이 지천으로 만들어지고 있었는데, 우리는 번개탄으로 고기를 구워 먹었다. 다음엔 아예 숯을 더 만들어 석쇠에 구워 먹자고 해봐야겠다.


어쨌든 익어가는 고기와 지는 해를 바라보는 매력은 시골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낭만이다. 물론 서울에서도 옥상에 올라가 혹은 자기 집 앞마당에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바로 옆에 장작불을 피워놓고 고기를 구워 먹기는 힘들 것이다.

고기가 익자 손길이 바빠졌다. 익어가는 고기와 함께 그 기름에 오징어를 구워 먹는 맛은 진정한 야외 바비큐의 진수다. 술 한 잔이 오가고 서로 못한 이야기도 하고 이날 빠진 인사에 대한 뒷담화도 하며 날 저무는 줄 모르고 고기 삼매경에 빠졌다. 밖에서 먹으면 평소 먹던 양보다 분명 더 먹게 된다. 예상했던 양을 넘어서는 식성으로 다시 누군가가 마트로 나가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갑자기 고갈비를 먹자는 얘기가 나왔다. 친구 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감칠맛 나는 버섯찌개를 먹고 있자니 고소함을 더해줄 고등어구이가 생각났다. 고등어를 참나무 장작불에 굽는다면 환상의 맛을 선사하리라 생각했다. 맞춤한 제안이었다. 어찌나 고소하고 불향이 살아 있던지 삼겹살엔 미안하지만 이날 메인은 고등어였다.

더 추워지면 야외 바비큐 파티는 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 너무 추웠던 그 날도 그랬고, 이날도 그렇고 막상 추위 걱정을 뒤로하고 일단 와서 자리 잡고 앉으면 이만한 추억거리가 또 없다. 더 추워져도 한 번 더 이런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나야 입만 오니 무책임한 소리를 하는지 모르지만 말이다. 이날 삼성당리 하늘은 평소보다 더 맑고 쾌청했고, 공기도 신선했다. 참 오랫동안 기억될 즐거운 저녁 파티였다.

시민기자 이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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