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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을 하고 싶을 땐, “시베리안 허스키”
그림책 <나쁜 말이 불쑥!>을 읽고
2019-05-28 조회수 : 3996

시민기자 함영미

오랜만에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 갔다. 가볍게 읽을 만한 그림책을 고르던 중 눈에 띄는 한 권의 책을 골랐다. 바로 <나쁜 말이 불쑥>(오드리 우드 글, 돈 우드 그림, 책과콩나무, 2010), 이름부터가 재미있다. 나쁜 말이라면 혹시 욕 이야기인가? 호기심이 생겨 아이랑 함께 읽기로 했다.

책을 펼치는 순간 나온 커다란 그림이 흥미로웠다. 파티장에 꼬마 아이 앨버트가 웃지도 않고, 인상을 쓰며 이야기를 나누는 어른들 사이에서 무언가에 놀란 표정으로 서 있다. 아이는 난생처음으로 나쁜 말을 들은 것이다.


앨버트는 흉측하게 생긴 나쁜 말 녀석을 덥석 붙잡아 뒷주머니에 꾹꾹 쑤셔 넣었다. 순간 딸과 함께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저거 가지면 안 되는데...” 잠시 후, 파티장에서는 말썽이 시작되었다. 쟁반을 들고 가다가 떨어뜨려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피해가 가고 결국 앨버트의 엄지발가락에 망치가 떨어지고 말았다. 그때, 아까 넣었던 흉측한 녀석이 더 무시무시한 괴물로 변해 앨버트의 입 밖으로 튀어나온 것이다.

어른들은 화들짝 놀랐다. 과연 앨버트가 무엇이라고 말을 했을까? 그림으로만 봐도 아주 무시무시하게 나쁜 말을 했다는 상상이 갔다. 엄마에게 야단을 맞은 앨버트는 대책을 세우려고 마법사인 정원사를 찾아갔다.

정원사는 웃으며 맞아주었고, 반짝반짝 빛나는 말들을 꺼내 맛있는 컵케이크를 만들어 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말들로 만들어진 컵케이크는 얼마나 맛있을까? 앨버트가 부러워 군침을 꿀꺽 삼켰다.

두 번째 벌어진 말썽에서 앨버트는 나쁜 말 대신 "이런 샛별, 구름, 꽃, 솜사탕, 씨앗, 강아지야!" 라며 자신의 화나고 짜증 나는 마음을 표현했다. 그 모습을 상상하니 웃음이 나왔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욕을 좋은 뜻인지 나쁜 뜻인지 모르고 불쑥불쑥 사용한다. 때로는 누구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려고 나쁜 말을 사용하고 싶을 때가 있다. 우리 아이도 마찬가지다. 가끔 친구와 다투고, 엄마에게 야단을 맞으면 욕하고 싶었다고 한다. 차마 그 자리에선 할 수가 없었고, 마음을 풀어 보려고 공책에 나쁜 말을 적은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럼 우리도 앨버트처럼 화날 때 사용하면 좋은 말을 정해보자고 했더니, 아이는 “시베리안 허스키~” 라고 외친다. 강아지를 가장 좋아하니까, 그렇게 외치면 기분이 한결 좋아질 거라고 말한다.

무조건 나쁜 말을 쓰지 말라고 야단치는 것보다는 아이의 나쁜 감정을 좋은 방향으로 푸는 방법을 서로 이야기 나누는 것은 어떨까? 아이들도 마음속에 쌓인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리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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