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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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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편하게 살지요!”
1인 가구 귀농 정착기
시민기자 서상경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가구수는 2,309만여 가구이고 이 중에서 1인 가구는 906만여 가구로 40%에 육박한다. 이는 2015년의 27%에 비하여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포천시는 어떨까? 전체 5만 8,539가구 중에서 1인 가구는 1만 7,916가구다. 30.6%에 해당한다. 20대는 2,090가구, 30대는 1,873가구, 40대는 2,659가구, 50대는 4,234가구, 60세 이상은 6,974가구다. (2019년 포천시 통계)

농촌으로 귀농하면서 어쩔 수 없이 1인 가구가 된 사람도 있다. 가족은 있지만 여러 가지 여건상 혼자 살게 된 경우다. 포천시 영중면 양문리에서 귀농하여 농사를 짓고 있는 1인 가구 배상갑(가명) 농장주를 찾았다. 혼자서 농사를 지으며 농촌에서 살아가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일 텐데 살아가는 모습이 궁금했다. 인터뷰 요청을 했더니 “농촌에 사는 것이 특별한 것이 없는데...”하며 시원스럽게 허락해주었다.

1▲장독   ⓒ시민기자 서상경

농촌에 들어온 연유부터 물었다. 18년 정도 되었다고 한다. IMF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을 때 장인어른이 이곳의 땅을 소개해주었다고 한다. 처음 답사를 왔을 때는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마을이 있었고 교통도 그다지 좋지 못했다. 당시에는 서울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기 때문에 포천 북부지역은 오지와 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농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땅을 선뜻 구입했으니 놀려둘 수도 없어서 주말에 농사짓고 평일에는 본업을 하는 이중생활을 시작했다. 금요일 저녁에 들어와서 일요일에 돌아갈 때까지 텐트를 치고 지냈다. 밤중에 밖으로 나왔다가 고라니를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야생동물들이 자주 찾아와 이후부터는 컨테이너 박스를 갖다 놓고 지냈다. 그리고 휴가 때는 집중적으로 일을 했다. 처음에는 1,500평 정도 되는 땅을 벼농사로 시작했는데 힘들었지만 수확의 기쁨을 느끼기도 했다. 순수하게 농사에 집중을 했던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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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시민기자 서상경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한 것은 뜻밖의 사고 때문이었다. 겨울에는 크게 하는 일이 없어 나무의 가지치기를 하다가 손을 심하게 다치고 만 것이다. 결국 2년을 남기고 정년퇴직을 신청해야 했다. 아쉽기는 했지만 다른 동료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낙심하고 있다가 다시 농사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쓰러져가는 농막을 고쳐 30평의 집을 만들고 벼농사 대신 작물을 심었다. 다들 농사는 어렵고 힘들다고 하지만 농촌에서 생활하면서 마음이 편해졌다고 한다. 수입은 적고 조금 외롭기는 해도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좋다는 것이다. 공직생활 38년 동안에 느끼지 못했던 행복을 농사지으면서 느끼고 있다고 한다.

3▲친구가 되어주는 강아지   ⓒ시민기자 서상경

어떤 작물을 재배하는지 물었다. 주로 짓는 농사는 메주콩, 서리태, 들깨다. 메주콩은 백태라 부르며 메주를 만들 때 사용한다면 서리태는 검은색으로 서리 이후에 수확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밥에 넣거나 선식에 이용한다. 3월 중순이 되면 밭에 거름을 뿌린다. 그래서 비가 내리고 나면 트랙터를 이용하여 흙을 뒤엎는다. 땅을 기름지게 만드는 작업이다. 그리고 나면 4~5월쯤에 콩을 심는다. 7월에는 마늘을 생산한다. 마늘은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심어서 비닐하우스를 덮어두었다. 겨울 동안 뿌리를 내리면 봄부터 무럭무럭 잘 자라는데 장마가 오기 전에 생산을 한단다. 그리고 주변에는 고구마와 고추도 심는다. 상추를 심어두면 너무 잘 자라서 따먹기 바쁘다.

43▲마늘   ⓒ시민기자 서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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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골계   ⓒ시민기자 서상경

본격적인 농사철이 되기 전 겨울은 무료할 것 같다. 뭘 하며 지내는지 물었다. 겨울에는 특별히 하는 것이 없다고 한다. 강아지하고 놀고 오골계 키우고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마늘을 심어서 겨울을 나게 하는 것 등이 전부다. 딸기도 해보고 싶지만 일이 많다. 비닐하우스 만들고 작업대 설치하는데 비용도 많이 들고 힘도 들어 굳이 나서지 않는다. 하지만 겨울이라고 그렇게 지루할 것도 없다. 어슬렁거리기도 하고 주변에 나무를 심어 가꾸기도 한다. 오골계는 암놈이 10마리, 수놈이 3마리인데 알은 하루에 8개 정도 나온다. 기온이 오르면 더 나오겠지만 무리하게 낳으라고 부탁하지 않는다. 계란 살 일만 없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744▲나무도 키우고   ⓒ시민기자 서상경

마지막으로 건강이 궁금했다. 농촌에서 마음 편한 대로 살아서 그런지 국가건강검진 받아보니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농촌 생활은 혈압 오를 일 없고 콜레스테롤 쌓일 일이 없단다. 수입이 적어서 그렇지 마음 편한 대로 살기 때문에 부족함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반찬도 직접 만들어 먹어야 하고 불편한 점이 많을 것 같다고 하자 식사하는 것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손사래를 쳤다. 나이 들어서 얼마나 먹겠냐는 것이다. 다만 저녁에 술을 마시곤 하는데 혼술이라 조심한단다. 불편한 것이 없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농장 입구에 작은 개천이 있는데 여름이 되면 물이 넘쳐서 다니기 매우 불편하다고 한다. 작은 다리라도 하나 놓고 정비를 해주었으면 한단다.

1인 가구는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안쓰럽게 또는 어딘가 부족한 사람인 듯 보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보란 듯이 혼자 즐기는 삶을 사는 이가 늘었다. 함께 사는 가족에게 위안을 얻지 못하는 대신 자기 계발이나 취미생활에 투자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만족감이 큰 대신에 스스로 자신의 일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어려움도 이겨내야 한다. 귀농으로 정착하면서 “마음 편하게 산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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