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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더 어울리는 청국장 이야기
2021-12-21 조회수 : 2519

시민기자 이정식

 

ⓒ시민기자 이정식

한국인의 소울푸드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몇 가지로 집약될 수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는 청국장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청국장이라...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바로 그 음식이다. 콩이 모양 그대로 남아 있는 발효시킨 장을 이용한 음식이다.

어릴 적 청국장은 어쩌면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다. 어찌나 냄새가 강렬하던지 청국장을 끓이는 날은 집안 가득 기분이 좋지 않은 묘한 냄새가 주인인양 자리를 잡았다. 누구라도 청국장찌개 끓일 때 주방에 와 보면 ‘왜 이렇게 이상한 냄새가 날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바로 그 냄새가 청국장을 한국인의 소울푸드로 만든 일등 공신이다.

발효는 솔직 담백한 말로 표현하면 썩는 과정이다. 하지만 참 이상하다. 대부분의 음식은 썩게 되면 먹을 수 없다. 만일 먹는다면 탈이 날 것이다. 하지만 우리네 음식에는 발효를 했지만 몸에 이상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 좋게 만드는 것들이 있다. 이런 것을 과학과 지혜의 만남이라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김치도 일종의 발효식품이고, 전라도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삭힌 홍어도 마찬가지다. 경상도에는 과메기가 있고, 강원도에는 가자미 식혜 같은 발효식품이 있다. 그중에 갑 오브 갑이 바로 된장이고, 된장의 사촌쯤 되는 청국장은 발효식품의 끝판왕이다.

사람들은 말하길 발효식품의 독특한 맛은 다른 것으로는 대체되지 않는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발효식품을 좋아하는 나라의 사람들은 반드시 그 음식을 먹어야 제대로 맛을 느낀다고들 말한다. 하긴 우리 젊은 세대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치즈 역시 발효식품이고, 주당들이 사랑하는 막걸리도 그렇다.

그런 발효식품을 그대로 먹지 않고 다시 한번 조리 과정을 더 거치는 것이 바로 청국장이다. 일본에도 우리네 청국장 비슷한 나또라는 된장 같은 발효식품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으로 다시 찌개를 만들지는 않는다. 그러니 우리네 청국장은 그 냄새만 빼면 정말 완벽한 건강식품 그 자체다.

그런데 솔직히 나이 먹은 티를 내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이젠 그 청국장찌개의 냄새가 그리 나쁘지 않다. 아니 어쩌면 그 냄새가 더 좋은 것 같다. 구수하고, 묵직하면서 정겹고, 식욕을 불러일으킨다. 요즘 같은 겨울에 더욱 잘 어울리는 청국장은 누구나 마트에서 쉽게 구입하여 찌개로 먹을 수 있는 흔한 음식이다. 하지만 발효의 과학을 생각하면 이 음식은 조상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건강한 유산이다.

그래서 우린 오늘도 그렇게 문지방이 닳도록 청국장 집을 찾아 나서는가 보다. 그리고 청국장을 먹으면서 겨울의 추위를 오히려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아마 겨울에 청국장 먹는 횟수가 여름의 서 너 배는 될 것이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 취향이 다를 수 있겠지만, 청국장은 보리밥과 두부가 있어야 하고, 상황이 허락된다면 막걸리 한 잔 곁들이는 것이 제 맛이다. 만일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당신은 조상님들께 감사 인사를 크게 하고 오게 될 것이다.

ⓒ시민기자 이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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