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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적한 휴일날 일동터미널을 바라보다.
2022-01-25 조회수 : 2559

시민기자 이정식

 

터미널이라는 곳은 묘한 느낌의 장소이다. 지금이야 이동수단이 다양하고, 어렵지 않게 이런저런 운송수단을 이용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 터미널은 이별의 장소이자 만남의 장소였다. 누군가는 떠나고, 반가운 누군가는 돌아오는 곳.

군부대가 많은 포천에서 터미널은 또한 젊음의 장소이기도 했다. 일동 터미널도 그 중 하나이다. 인근에 부대가 많아 면회를 오는 사람, 휴가를 나가는 장병, 제대하여 떠나는 군인, 군인가족 등등 이곳 터미널은 항상 붐비던 곳이다. 포천은 이렇게 군과 관련된 사연이 참 많은 곳이다.

하지만 분명 세월은 흘렀다. 이젠 일동터미널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코로나19라는 외적인 요인이 있긴 하지만 분명 이젠 이곳을 이용하는 장병들의 모습도, 사람들의 모습도 많이 줄었다. 하긴 요즘 일동을 찾는 사람들은 주로 자가용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래도 아직 이곳 일동터미널은 만남과 헤어짐이라는 터미널 본연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 곳이고, 그 묘한 느낌도 살아 있다. 맞은편 카페 2층에서 바라본 일동터미널의 모습은 고즈넉하기까지 했다. 다시 이곳이 예전처럼 사람들로 넘쳐 날 수 있을까? 터미널은 그 지역의 경제 상황도 알려주는 곳이라는 말이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터미널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면 당연히 인근의 경제활동도 활발할 것이다. 일동이 고향이라는 지인은 어린 시절 일동장이 열리는 날이면 사람이 너무 많아 지나가기도 어려웠다고 했다. 어린 시절 내 눈에 비친 일동 시내의 모습 역시 그 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어느 한 가지 요인으로만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리라. 대한민국의 인구는 유사 이래 가장 많은 것이 지금이라지만, 출산율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있고,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전국에 100군데 넘는 지역이 30년 내 소멸 예정이라는 우울한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일동의 모습을 찾는 것이 꼭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모처럼의 휴일 오후,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일동터미널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부대로 면회를 온 듯한 젊은 연인들이 헤어지기 아쉬워 발걸음 떼지 못하는 이별 모습이 간간이 보였다. 요즘도 저런 로맨스가 있구나... 일동터미널은 저런 가슴 시린 이별을 얼마나 많이 봐 왔을까?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역시 사람 사는 모습은 비슷한가 보다. 가끔 저런 모습이 생경할 정도로 우리네 삶은 많이 변하기도 했다.

ⓒ시민기자 이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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