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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쌓인 스트레스를 곱창을 씹으며 날려 버릴까?
2022-02-21 조회수 : 2475

시민기자 이정식

 

ⓒ시민기자 이정식

한때 소곱창을 너무 좋아해서 일주일에 서 너 번씩 먹으러 간 적이 있다. 뭐든 과하면 탈이 난다고, 하도 다녀서 그런지 어느 날 피 검사를 했더니 통풍이란다. 순환계 질환인 통풍의 원인이 소곱창 때문 만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분명 영향을 미친 것은 맞는 거 같다.

그러나 이렇게 빠져 지낸 소곱창을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곱창을 파는 식당 밖에서 맡으면 분명 냄새는 끝내주지만, 그 비주얼이나 맛은 내가 즐겨먹기엔 뭔가 이상했다. 아마 나이 어린 친구들은 모두 비슷한 생각일 것이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먹기 시작한 소곱창은 다른 어떤 음식으로도 대체가 안 되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포천에는 도살장이 있어 곱창을 비롯한 신선한 내장도 쉽게 구할 수 있는 편이다. 물론 재료를 쉽게 얻는다 하여 요리도 쉬운 것은 아니다. 소곱창을 자주 먹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손이 엄청 많이 가는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특유의 냄새를 없애는 것도 노하우가 필요하고, 기름을 제거하는 것도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이런 곱창 맛의 매력에 빠진 것은 우리만이 아니다. 일본 사람들도 예전엔 그냥 버리던 음식이 바로 곱창 부위 같은 내장이었지만, 이젠 호르몽이라 하여 아예 선호하는 고기요리 중에 하나가 되어 버렸다. 일본 사람들에게 호르몽은 특별하고, 고급진 음식 중에 하나라 인식되고 있고, 일부에서는 원산지의 맛을 보기 위해 일부러 한국에 건너와 곱창을 먹고 가기도 한다. 내가 어릴 적에 그랬던 것처럼 일본 사람들도 처음엔 비주얼 때문에 먹기 않다가 이젠 돈을 주고 즐겨 사먹는 별미가 된 것이다.

사실 소곱창은 그냥 막 먹기엔 좀 가격이 비싼 편이다. 그래서 대구에서는 돼지 막창을 이용한 막창구이라는 아이템도 나오긴 했다. 웬만한 곳에 가면 소곱창 1인분에 2~3만 원을 호가하니 결코 싼 음식은 아니다. 여럿이 먹을 때 곱창전골을 먹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곱창은 구워 먹는 것이 제격이다. 특히 이런 겨울철 곱창의 매력은 더욱 빛난다.

포천 전체를 놓고 보면 도살장이 가까워서인지 포천동이나 신북에 곱창 전문점이 많다. 손질하기 어려운 아이템이다 보니 대형 식당보다는 오랜 시간 장사를 한 노포들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귀한 아이템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어느 곱창집이나 저녁에 손님들이 제법 많은 편이다.

요즘엔 국내산 소곱창이 워낙 비싸다 보니 수입산으로 먹는 경우도 있다. 소고기를 많이 먹는다는 칠레나 아르헨티나에 수입하는 곱창이 많은데 이들 나라는 살코기만 먹기 때문에 아직도 곱창을 수입해 가는 한국이라는 나라를 이상하게 쳐다본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한 시름도 날릴 겸 저녁에 맘 맞는 친구 한 두 사람과 소주잔 기울이며 먹는 소곱창의 매력에 빠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질겅질겅 곱창을 씹다 보면 살면서 쌓인 여러 스트레스도 날려 버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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