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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변화를 꿈꾸며
[서평] 시골의 발견
2016-07-28 조회수 : 5122
도시생활을 하다가 고향인 포천에 내려와 제2의 삶을 시작한 게 6년째이다. 처음에는 조용한 농촌에서 여유롭게 살 수 있으니, 더는 바랄 게 없었다. 하지만 가장이 되고, 생활을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 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매우 유감스럽게도, 시골의 삶은 무척 힘들다. 주업인 농사만으로는 먹고사는 것 이상의 삶이 어렵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많은 고민을 하다가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가 쓴 <시골의 발견>이 눈에 띄었다.
저자는 도시의 삶은 물론이고, 한국 시골의 모습에서도 한계를 느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찾아간 곳이 ‘유럽의 시골’이다. 그녀는 유럽의 농장과 팜마켓 30여 곳을 다니며, 그들의 장점 및 노하우를 배웠다. 사진으로 가득한 책장을 넘기면 아름다운 유럽의 농촌이 펼쳐진다. 편리함과 많은 수익보다 자연을 닮은 시골의 삶과 건강한 삶을 꿈꾸는 이들의 풍경과 이야기가 가득하다. 유명한 관광지도 아닌데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찾아온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책에 등장하는 농촌에서 펼쳐지는 것들을 나열해보자면, 유기농 농장, 농장에 딸린 식당과 카페, 신선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팜마켓, 자연 속에 있는 호텔 및 게스트하우스 등…. 큰 규모는 아니지만, 생산부터 가공, 유통, 그리고 휴식공간까지 갖추고 있는 그곳들이 부럽기만 했다. 30여 개 농장은 다양한 개성을 뽐내는데, 크게 두 개의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무척 깨끗하다는 것이다. 파란 하늘, 맑은 공기, 그곳에서 맛보는 신선한 농산물, 참 아름답다.
두 번째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농장들은 짧게는 수십 년에서 길게는 수백 년의 모습을 고이 간직한 채 세월의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고이 품고 있다. <시골의 발견>을 보면서 내가 사는 농촌과는 거리가 있다는 서글픈 발견을 했다. 하지만 100년 후에 지구가 망하지 않을 거라면, 전쟁이 나서 한반도가 폐허가 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좀 더 먼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자연과 사람이 만나는 도시 포천이 어서 오기를 기도한다.
안효원 시민기자(mmb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