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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민으로 지내온 1년을 돌아보며
2022-09-27 조회수 : 1908

나는 작년 8월에 남양주3기 신도시개발로 사업장을 이전(남양주에서 내촌면 신발2리로)한 1년이 조금 넘은
새내기 포천시민이다.

포천시민으로 지내온 지난 1년의 의미는 나에게 있어서 단순히 사업장이 바뀐 직장 이전이 아니고,
생활 터전도 함께 왔기에 기후조건, 생활편의시설, 의료시설, 마을 어르신들과의 소통 등등 새로움에 대한
걱정도 있었고 나름 많은 것에 적응도 필요했다.

그러나, 내가 걱정했던 많은 것들은 1년을 돌이켜보니 결론적으로 한낱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도시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시골 농촌생활은 불편하고, 외롭고, 텃세가 있는 곳이 아니라,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숨은 보석과 같은 것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포천시민으로 1년을 살아보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신팔2리에는 가을맞이 마을청소가 실시된다.
가을맞이 마을청소는 크게 2개 분야로 진행되는데, 첫번째는 신팔2리 식수원인 '마을급수탱크 내부청소'이고,
두번째는 마을 곳곳에 설치된 '쓰레기분리수거장' 주변정리 및 청소다.
이러한 일은 개인 한 사람이 할 수 없고, 공동으로 함께 실시되어야 하는 것에 속한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무슨 시골농촌에서 별것을 다하느냐?'라고 의아해 할 수 있지만,
도시 어느 곳보다도 시골농촌이
사실은 훨씬 주변환경을 더 보호하려고 노력하고 깨끗한 마을을 만드는데
어르신들이 더 열정적이시다.

자기 집 앞 청소도 제대로 하지 않는 도시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마을 단위로 구성된 시골농촌은 어렵고 힘든 일들을 서로 돕고 단합된 힘으로 처리하는 결속력이 매우 강하다.
(작년에 신팔2리로 이주하여 내가 1년간 생활해 본 바로는 그렇다)

나는 올해 61세이지만, 신팔2리에서는 꽤나젊은 청년에 속한다 왜냐면 대부분이 시골농촌이 그러하듯이
마을에는 부모님과 같은 어르신들이 마을에 대부분이라서, 자연스럽게 청년의 위치가 된 셈이다.

이러한 61세라는 시골농촌 청년의 자격이 나는 좋다.
도시에서는 환갑이 지난 사람을 절대로 청년으로 호칭하는 일은 없으니까! 무엇보다도 좋은 것은 한 30년쯤은 내가 젊게 산다는 것! 이제 인생 2막을 시작하는 나로서는 진짜로 신명나는 일이다.

무한경쟁해야 하는 도시에서는 타인에게 삶의 지혜나 지식을 알려주는 것을 기대할 수 없지만,
이곳 내촌면 신팔2리 어르신들 모두는 내 삶의 교과서이다.

내촌의 유래, 과거 신팔2리의 번성했던 얘기, 치열했던 6.25 격전지였다는 전쟁사의 스토리...
그리고 나의 사업장 도로를 오고 가시면서 내가 심어 놓은 텃밭 작물을 잘 키워내는 어르신들의
애정 어린 훈수 (비법과 조언)가 농사에 문외한인 나에게는 단비와 가르침이다.

어르신들께서 드라마틱한 삶을 꾸려오시면서 내면에 쌓여진 많은 삶의 지혜들을 비용도 지불하지 않고
내가 얻는 것이 염치없는 일이라서 지금은 송구하지만, 앞으로 어르신들의 불편한 일들이 생기면
발벗고 나서는 것으로 대신해 보겠노라고 오래 전에 사그라 들었던 나의 사명감도 다시 되살려 본다.

24시간 자연과 함께 숨을 쉬는 시골농촌은 어디든 신선한 공기, 맑은 물을 접할 수 있어서 좋다.
내가 사는 신팔2리는 해발262미터로 서울 남산의 정상과 같은 높이의 고도이다 수려한 수원산을 곁에 두는
행운도 포천시민으로서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시골 마을에서의 최소 행정단위는 '리' 이고, 많은 생활정보는 마을회관에서 전파되며,
노인회/청년회에서는 마을의 대소사에 대한 의사결정을 토의를 통하여 결정하는데..
물론 우리 신팔2리도 배인복 이장님을 주축으로 의견을 수렴해 나간다.

나는 지난 1년동안 통하여 어려움에 생길 때마다 배인복 이장님을 찾아뵙고 말씀을 드리고 해답을 얻은 터이라, 그래서 나는 배인복 이장님을 '산팔2리 홍반장'이라 부른다

어제 실시한 '가을맞이 마을청소'를 비롯하여 마을의 대소사에 늘 희생을 아끼지 않으시는 배인복 이장님!
'명장 밑에 약졸이 없다' 는 말을 실천하도록 나도 포천시민의 1인으로서 어르신들을 잘 보필하고, 마을행정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다짐을 포천시민으로 살아본 1년을 돌아보며 되뇌어 본다. 
(신팔2리 마을회관 옆에 우뚝 솟은 행복나무와 같이 새내기 포천시민인 '나의 행복지수'는 쑥쑥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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