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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인 오도민 음식 체험기 ‘호박만두’
2023-03-06 조회수 : 2142

시민기자 유예숙

 

동네 한 바퀴를 걸어서 구경해도 좋고 바쁘면 드라이브스루 하듯이 차로 구경해도 좋은 마을이 있다. 낮은 키의 건물들이 주는 편안함과 옛날 감성 물씬 나는 마을 무엇인가 발견이라도 하려는 듯 매의 눈으로 탐색한다. 달라진 점과 새로이 꾸며진 것을 찾으며 보이는 것이 주는 즐거움을 찾으려 두 눈을 반짝이게 되는 마을 관인 문화마을이다.

ⓒ시민기자 유예숙

여기저기 구경하다 눈에 쏘옥 들어오는 입간판 관인 오도민 음식 체험이라는 글 아래 쓰인 호박 만둣국이다. 재료가 소진되었다는 문구에도 가게로 들어가 확인하고는 아쉬움 가득 이야기만 나누다 다시 오겠다는 인사를 나누고 돌아서야 했다. 호박 만두를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옛 감성 가득한 아름다방에서 뜨거운 차 한 잔을 마시고 귀가했던 날이다.

오늘만큼은 관인 오도민식 방식의 영양을 더한 만둣국을 꼭 먹어보겠다는 생각에 벌써 마음이 설레며 침이 꼴깍 삼켜진다.

ⓒ시민기자 유예숙

고향이 이북인 아버지와 만두를 잘 만드는 어머니, 그 어머니와 함께 만두를 빚으며 자란 딸이 어머니의 손맛을 이어받은 만둣집 ‘봄날’이다. 어머니가 만든 호박 만두와는 다르게 요즘 세대 입맛에 맞추어 만들었다는 관인 오도민의 음식 호박 만두는 어떤 맛일까 궁금해진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갤러리를 연상시키는 그림들이 벽에 장식되어 있고 초록 식물들을 둔 가게의 분위기는 깔끔했다. 점심이 끝나가는 시간임에도 테이블마다 손님이 가득해 겨우 한자리 차지하고 주문할 수 있었다.

ⓒ시민기자 유예숙

김치 만둣국과 호박 만둣국, 김밥을 주문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김치와 깍두기와 함께 음식이 나왔다. 만두가 보일락 말락 자작하게 담긴 뽀얀 국물 위에 붉은 양념 닭고기와 김 가루, 깨소금이 삼합을 이룬 고명이 중심을 차지했다. 많이 보던 계란 지단 고명이 아니라서 더 점수를 주게 되는 만둣국, 국물을 한 입 먹어보니 깔끔한 진한 맛에 반하고, 뜨끈한 목넘김에 속이 후련해지는 맛에 한 번 더 반했다. 만두 맛은 어떨까 요동치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한 수저 떠서 맛보는 순간 부드러운 만두피와 만두 속 씹히는 식감이 미소를 부르고 있었다.

ⓒ시민기자 유예숙

만두피는 부드러워 딤섬이 생각났고 익은 호박에 이도 안 들어갈 소리 한다는 말이 있는데 익은 호박 등 만두 속 씹히는 생소한 식감에 묘하게 빠져들며 기분이 좋아진다. 국물 아래 숨어있는 떡은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은 크기로, 몇 조각 안 들었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꽤 많은 양의 떡이 들어 있었다. 쫄깃한 떡을 닭고기 고명과 먹으니 입맛에 착 달라붙는 맛으로 호박과 고기가 어우러져 내는 호박 만두 같지 않은 호박 만둣국이다. 국물은 끝이 보일수록 느끼하지 않고 깔끔한 이유는 적당히 다져 넣은 청양고추가 신의 한 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시민기자 유예숙

혼자만 맛있다고 느끼는 것은 아닐까 하고 동행자의 먹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말없이 열심히 먹다가 국물을 쭈우욱 들이키고는 말하는 한마디, “잘못했어” “김밥 주문하는 것이 아니었어”라고. 놀란 토끼 눈으로 바라보다 “왜 그러느냐고” 물으니 “국물에 밥 말아 먹었어야 했는데 밥을 못 말아 먹었잖아” 하는 것이 아닌가. 놀라서 물어보던 이는 다행이라는 말 대신 환한 웃음으로 답했다. “난 김치만두 안 좋아하는데 맵거나 짜지도 않고 담백하게 맛있다”라며 단골 만둣국 집이 오늘부터 봄날로 바뀌었다며 매우 만족스러운 듯 말했다.

ⓒ시민기자 유예숙

만두피나 칼국수를 만들 때도 글루텐을 쓰지 않고 치댈 때도 기계 작업이 아닌 발로 밟아 작업하며 과정이 어렵고 힘들어도 맛을 위해서 지킨다고 했다. 재료도 텃밭에 심은 것과 인근 주민에게서 공수하거나 로컬푸드 매장을 이용하며 되도록 모든 재료는 국내산을 고집한다고 했다. 이북식 김치만두는 김치를 씻어서 하는데 요즘 세대는 선호하지 않아 씻지 않고 양배추나 부추를 추가한다고 한다. 호박 만두도 고기만두로 착각할 정도로 식재료의 비율과 조리법도 다르다고 말했다.

ⓒ시민기자 유예숙

봄날 대표는 만둣국도 좋아하지만 김밥을 더 좋아한다고 했다. 김밥 재료도 다르고 소스도 다르게 만들어서 그런지 많은 분이 김밥이 깔끔하고 맛있다고 특허 내라는 말도 들었다며 김밥에 대한 자랑도 아끼지 않았다. 신선하고 좋은 재료, 청결한 위생, 플레이팅 되는 수저와 그릇까지도 신경 쓴다고 말했다. 맛있는 김치만두 만들 김치도 많이 준비해 두어 냉장고가 많다고 말하고 반찬으로 만드는 김치는 겉절이로 일주일에 두 번씩 만든다고 했다. 육수, 호박 만두와 김치만두 만드는 방법, 사용하는 식재료 하나하나 등 비법을 서슴없이 알려 준다.

ⓒ시민기자 유예숙

비법을 다 알려줘도 괜찮냐는 말에 알려줘도 비율과 손맛이 다르기에 같은 식당이 생겨도 운영할 수 있는 자부심이 있다고 자신하며 말을 이어갔다. 탁구회 홍보이사를 맡아 활동하고 화초 가꾸는 것을 좋아하며, 그림 잘 그리는 고등학생 딸을 둔 아이 엄마로, 도시락도 주문받아 판매하며 바쁘게 살아 힘들지만 서울 안에 있는 유명 대학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는 딸 덕분에 열심히 살고 있다는 봄날 대표다. 식재료 하나에서 손님에게 내기까지 허투루 하지 않고 정성껏 내어 주는 음식이 맛있는 것은 당연함이 아닐는지. 추억이 되는 감사한 음식 체험이다. 관인 오도민 음식 체험을 해보고 싶다면 관인 문화마을 봄날로 가 보길 추천한다.

[관인문화마을 '봄날']
- 주소: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관인로 33-1
- 번호: 031-531-5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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