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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을 기다리며
2021-04-16 조회수 : 3922



신재민(소흘읍)

필자가 모 대학에 들어갔던 오래전 당시 나는 부모님의 학비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서 즉시 입대를 했다.

군대에서 첫 휴가를 나온 어느 날 어머니가 나를 조용하게 불렀다. 그리곤 고등학교 3학년에 올라간 동생의 담임선생님께서 국가에서 주는 장학금을 받게 해 주셔서 미술학원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며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라고 하셨다.

동생은 미술에 재능이 있었지만, 미대 입시를 위한 미술학원에 다닐 돈이 없어 미대를 포기한 채 낙담을 하고 있던 차였다.

그런데 이렇게 담임선생님의 배려 덕분에 국가에서 주는 장학금을 받아 미대 입시 전문 학원에 다니는 건 너무나 큰 선물이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나도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2년도 안 됐기 때문에 모를 리 없는데 무슨 장학금일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학교에 전화를 걸어 은사님께 여쭸더니 동생이 받은 그런 장학금 종류는 선생님도 처음 듣는 거라 하셨다.

 

설마............

첫 휴가 때는 시간이 없어 그대로 복귀했다. 그리고 해가 바뀐 다음 해 초 동생이 명문 미대에 거뜬히 들어갔고 장학생까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두 번째 휴가를 나와서는 의문을 풀기 위해 동생의 담임선생님을 찾아가 뵈었다. 거기서 들은 진실...

 

“그 녀석이 자존심이 아주 세요. 학원비 얘기는 아직 하지 말아요. 영영 안 해도 될 이야기지만... 혹시 하더라도 나중에 더 성인이 되면 그때 해주세요”

동생의 재능을 아깝게 여긴 선생님은 당신의 자비를 털어 장학금이라고 속여 동생의 학원비를 내주셨던 것이었다. 선생님도 생활해야 하는 가장이다 보니 많은 돈을 장기간 대줄 수는 없었을 텐데, 우선은 입시가 임박했으니 당장 6개월 만이라도 자비를 들여 동생의 성적을 끌어올려 좋은 대학에 보내려고 그랬다는 것이었다.

동생은 대학 졸업 후 그 사실을 알았다. 왜 미리 알려주지 않았냐고 펄펄 뛰기에 평생 그 은혜를 갚으면 되지 않냐고 했다.

동생은 대학 졸업 후 멋진 미술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고 그 은사님 은혜는 평생 잊지 않고 있다.

 

이제 곧 스승의날이 있는 5월이다. 동생의 담임선생님이셨지만 우리 가족 모두의 은사님이고, 모든 학생의 마음속의 은사님이신 이 선생님을 다시금 추억하며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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