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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흐르는 화장실의 풍경
2010-08-16 조회수 : 6854
박경옥(신북면 심곡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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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공공시설은 물론이거니와 장거리 여행을 하다가 들린 휴게소의 쾌적한 화장실의 탈바꿈된 모습을 보며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이리 변한 것이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듯한데 일찍 깨닫지 못한 허물은 너무도 자연스레 서서히 변한 흐름에 기인했거나 무감각이 도를 지나쳤거나 그 중 하나 일 것이다.
더구나 얼마 전부터는 웬만한 경우가 아니면 소요되는 화장지의 뒷바라지도 아주 잘되고 있다. 문을 두드려가며 행방을 찾아야 하는 경우도 극히 드문 예이기 때문이다. 풍성한 물자의 공급 덕일까. 생각해보니 예전엔 어디에 가든 눈살 찌푸리는 낙후된 화장실의 모습이 대부분이었고 외국인들에게도 보이기 싫은 치부였다. 이런 껄끄러운 점이 언제나 개선되려나.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으니 이젠 일등시민으로 등급 하는 과정으로 족히 우쭐해도 되겠다.
특히 예외 없이 역주변이나 터미널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명승지나 시설물에도 비상시에 불어나는 인구 층에도 부족함이 없이 갖추어진 사용수나 비누, 화장지, 손을 말릴 수 있는 기구 외에도 각기 아름다운 글이나 그림액자 등이 걸려 나름대로 소박한 화랑을 연상하게 하는 품격 높은 장소도 있고, 잔잔한 음악으로 무의미한 기분을 전환시켜 유쾌한 기분이 마치 쉼터에 온 듯 말끔하고 정서적으로 치장된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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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이러한 화장실 문화가 바뀌었을까? 오히려 더러움에 비해 깨끗한 것은 역으로 육감을 느리게 자극하는 요소가 있는 것일까? 옛 시절을 생각해본다. 구더기가 끓고 파리모기가 난무하고 물 공급이 되지 않던 때, 표현이 가혹할 련지 모르겠지만 생지옥 같던 비참한 상황. 그때 말이다.
그래도 생리적인 것을 해결해야겠기에 끝없는 줄서기에 가담했던...... 끝이 없던 대열 속에서 누구도 새치기는 할 수 없었고 배가아파 얼굴이 샛노래져도 끝끝내 자기와의 인내의 사투를 벌렸던 장소. 모두 엊그제 일 같은데. 이젠 그런 참담한 경험은 추억거리가 되버렸다.
아직은 미진한 시민정신의 한 부분으로 하여 달라져야할 것 중 하나가 화장지의 낭비라 보고 싶다. 주제넘을지는 모르나 내 집이라 생각하고 인류애적 측면과 각성에서 아끼는 마음이 나로부터 선행돼야 하겠다. 화장지를 만들기 위해 지구가 존재하기에 필요한 얼마나 많은 원시림이 파괴되고 있음을 생각한다면 넘치듯 사용하는 버릇은 조만간 고쳐야겠다.
언젠가 보니까 포천시에서 아름다운 화장실을 찾는 공모를 하고있었다. 그것을 보면서 참 좋은 발상이라 싶다. 업소를 대상으로 하는데 많이 달라지긴 했어도 아직도 환경의 제약으로 어쩌다 불결한 화장실이 눈에 띄는데 음식점일 경우 음식의 질까지 의심나게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개선될 것 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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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피서 철이다. 살림살이는 넉넉하지는 않으나 산과 바다는 또 다시 사람들로 차고 그들이 버린 오물로 자연은 심히 상처받을 것이다. 우리는 산과 들을 찾아 모처럼 마음을 비우고 휴식을 취할 터이다. 해변을 거닐며 하늘의 쏟아질듯 한 별빛을 받으며 한번쯤 본래의 우주의 모습은 어떠하였을까 생각해보자. 어렵겠지만 그때의 그 모습으로 조금이라도 되돌려 놓아야겠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가족만을 생각하는 좁은 차원의 의식을 바꿔야겠다. 나로부터 출발하는 높은 의식의 개안이 질 높은 국민성으로 차원 높게가는 길이며 더 높은 긍지를 자아내는 일일 것이다. 화장실의 문화가 달라졌듯이 어느덧 쓰레기 문화도 조금씩 달라질 그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다. 조금만 달라지는 연습이 나로부터 비롯되는 즐거운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