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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나무 심던 추억
2011-04-05 조회수 : 5550

김만석(신북면 기지리)


“다른 기념일은 과거를 기리기 위함이지만 식목일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날”이다.이 말은 세계 최초로 식목일을 주창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J.S 모턴이 남긴 유명한 말이다.

우리나라도 전쟁후 헐벗은 민둥산을 녹색으로 물들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벌써 30년전, 군내면 시골에서 중학교 다닐때 일이다. 학생들이 저마다 집에서 가져온 삽을 들고 운동장에 모였다. 그 이전부터 해왔던 식목행사 즉 식목일 나무심기를 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재잘재잘 이야기 꽃을 피우며 선생님의 구령소리에 맞춰 삽을 들고 나무를 심을 곳으로 향했다. 길가에 가로수와 조경수를 심는게 우리의 임무였다. 

그곳엔 우리가 몇 년전 초등학교때 심은 나무가 잘 자라고 있었다. 긴 세월 동안 오가는 우리의 벗이 되어 모진 비바람에도 흔들림 없이 꿋꿋하게 견뎌 냈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찡했다.

앞으로 듬직한 가로수가 되어 오가는 차들과 행인들에게 시원한 그늘도 주기를 바라며 눈을 돌려보니 한 친구가 나비 잡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앞다리는 반쯤 꿇고 뒷다리는 비스듬히 발꿈치를 들고서는 손가락을 Y자 모양을 하여 살금살금 다가가 잡을까 말까 주저하는 순간, 나비는 그만 싹 날아가 버린다. 사방을 돌아봐도 아무도 없자 씩 웃고 나서 부끄럽기도 하고 분이 나기도하는 모양이다. 이것이 바로 어릴 적 우리의 모습 그대로였다.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단풍나무, 주목나무, 철쭉나무 등 여러 종류의 나무들을 심었다. 그리고 정성껏 물과 거름을 주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우리가 심은 나무는 나중에 우리 마을, 우리 포천 전체를 아름답게 만드는데 도움을 줄거라는 선생님의 격려와 함께 나무 심기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포천시

우리나라는 UN이 인정한 세계 4대 조림 성공국으로 독일, 영국, 뉴질랜드와 더불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거기에는 고사리손으로 열심히 나무를 심은 그때의 우리 청소년들의 땀과 노력도 한몫했다. 

“나무야 나무야, 무럭무럭 잘 자라렴...”  나무를 심으며 우리는 이렇게 기도했다. 몇 그루 심는 것으로 스위스만한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그때 나무를 심고 나면 숙제를 다 해놓고 포근한 잠자리에 누웠던 것처럼 마음이 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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