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시민에세이

  • 참여마당
  • 시민에세이
포천 구석구석 여행, 가족애를 확인하는 시간
2011-05-25 조회수 : 5415
최계숙, 동교동


ⓒ포천시

참으로 오랜만에 작정을 하고 부부 결혼 20주년 기념 가족여행을 떠났다. 분주하고 정신 없었던 일상도 돌아 볼 겸 해서 아이들 놀토를 잡아 금요일 밤에 출발하는 1박2일 코스로 아주 큰 맘 먹고 떠난 여행길.  4식구 여행 준비로 이른 아침부터 들썩거렸지만 그 분주함마저 즐거웠다.

우린 왕방산 쪽으로 길을 잡았다. 포천에 몇십년 살면서도 그동안 우리 포천의 구석구석 좋은데가 많다는 걸 알면서도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으니 너무 억울(?)한게 아닌가.

왕방산은 우리 포천시 서쪽과 동두천 동쪽에 우람한 자태로 우뚝 솟아 있는 명산이다. 신라 헌강왕때 도선국사가 이곳에 머물고 있을 때 국왕이 친히 행차하여 격려하였다 하여 왕방산이라 불리게 됐다고 전해진다.

산 초입에 들어서니 어디서 불어오는지 진한 솔냄새가 발길을 옮겨놓게 한다. 스트로브 잣나무에서 흘러나오는 진한 향이 한참 동안이나 우리의 발을 묶어 놓았다. 감탄사를 연발한 여행의 시작이었다.

“엄마 나뭇잎들이 내가 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서 떨어지고 있어요. 하늘을 보세요. 이리저리 춤을 추잖아요. 너무 예뻐요.”결혼 20년 동안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라는 걸 당연하게만 여겼는데 아이들의 맘속에 예쁜 말도 함께 자라고 있었다는 것이 새삼스럽기만 하다.


◇깊이울 계곡ⓒ포천시

깊이울 계곡은 빼어난 모습이었다. 울창한 숲속 사이로 흐르는 계곡물은 하류의 심곡저수지로 모여들었다. 맑은 물에 내 얼굴이 비치니 황홀할 따름이었다.

밤에는 별들이 촘촘히 박혀져 있는 밤하늘을 바라다 볼 수 있는 민박집에 짐을 풀고 밤길을 거닐었다. 살랑살랑 봄바람을 흠신한 기분으로 맛보며 우리 가족은 서로의 사랑의 체온을 나눠 가졌다.  오랜만에 일상사를 여유를 가지고 남편과 함께 밤길을 데이트 하며 우리는 그동안 챙기지 못했던 집안일과 아이들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까지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날 숲길에서는 손님을 맞는 산야의 수목들이 봄 잎사귀를 싹 틔우느라 분주한 모양새였고 아이들은 이것저것 카메라에 담느라 넋을 놓는다. 물은 어찌나 맑던지, 아름다운 우리 포천의 풍경에 눈과 마음은 부자가 되어 피곤함도 잊었고 하산길에 막걸리와 더덕구이, 도토리묵을 푸짐하게 걸치니 신선놀음이 별것일까 싶다. 이런 넉넉한 마음은 일상 속에서 두고두고 꺼내볼 수 있는 추억이 되겠지….

1박2일의 여행길에서 나는 하루 종일 걸으면서도 힘들다는 불평 한마디 없던 아이들의 대견한 모습을 발견했고 사랑과 희망을 가슴에 품게 되었다.

굳이 말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가슴속 깊이 묻어두고 있던 진한 가족애를 다시금 확인한 1박2일의 가족여행.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 모두는 행복했다. 아옹다옹 번잡하고 정신없고 바쁜 포천 시민 여러분께 잠시나마 짬을 내는 가족여행 강추!!
OPEN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본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제 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목록보기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해 주세요.
평가 1명 / 평균 1
의견글 작성
의견글을 작성해 주세요.
최대 500자 / 현재 0자
  • 계산하여 답을 쓰세요
※ 불건전한 내용이나 기사와 관련 없는 의견은 관리자 임의로 삭제할 수 있습니다.
뒤로가기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