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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를 만나며
2011-07-05 조회수 : 4499

(유병숙, 소흘읍)

친구가 방문 간호사이다. 어느 날 친구더러 “좋은 일좀 해보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했더니 자기를 한번 따라와 보란다. 크게 할 줄 아는 것은 없었지만 몇 번 함께 다녀보니 그들은 진정 달동네 곳곳을 누비는 '백의의 천사'들 이었다.

"할머니 계세요? 저 왔어요." 친구를 따라 나선 날, 혼자 사는 할머니 댁에 가서 큰 소리로 부르며 거기 설치된 무슨 줄을 잡아 당겼다. 할머니가 움직이기 힘드셔서 그렇게 줄로 연결해서 여는 것이었다.

우리와 동행한 물리치료와 함께 마당을 지나 안쪽으로 돌아 들어가니 방 한 칸이 나온다. 방에서 할머니 한분이 우리를 반겼다. 천정 한쪽 벽지가 떨어져 있다. 할머니 생활이 어렵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할머니는 고혈압 환자셨다. 움직이다 넘어져 허리까지 다쳤다. 친구가 미니 약장을 내놓았다. "이거 붙여놓고 시간 맞춰 약 챙겨 드세요." 약 드실 시간표를 벽에 붙이는 친구의 말에 할머니는 "이렇게 잘 돌봐줘서 너무 고마워…"라며 말을 잇지 못한다.

ⓒ포천시


“할머니 허리는 어떠세요. 뭐하다 다치신 거예요?”
이번엔 아침에 전화했을 때 할머니가 허리가 안 좋다고 호소해서 갑자기 동행하게 된 물리치료사가 나섰다.
"열흘 정도 됐어. 아침에 일어나다가 삐끗 했어. 기침을 해도 아파." 물리치료사가 할머니의 허리 이곳저곳 만져본다. 지압과 근육마사지를 해주는 것이다.

전기치료가 끝나자 핫팩 찜질 요법을 가르쳐 드렸다. "끓인 물에 수건을 적셔가지고요, 봉지에 넣은 다음 바닥에 깔아놓고 그 위에 누워 계세요. 그러면 아주 좋아지거든요. 하루에 두세번 이상 하세요"

이날은 허리에 붙일 쿨파스와 로션형 파스를 준비했다. 선물을 받아든 할머니가 기어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이렇게 신세를 안 져야 하는데…너무 고마워. 간호사 선상들이(선생) 내 자식 노릇을 다하네." 몸 아프고, 정이 그리운 할머니가 우리의 손을 잡고 연신 쓰다듬는다. "저희가 할 일인데요, 뭘. 더 자주 찾아뵙고 돌봐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인사를 남기고 우리는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우리 주변에는 평생 치료해야 하는 병을 얻어 투병중이지만 마땅히 의탁하고 기댈 곳도 없는 분들이 참 많다.  병 앞에 자식들은 모두 떠나버리고……. 알게 모르게 굶주리고 힘든 그분들에게 항상 내 가족처럼 찾아뵙고 도움 드리고 버팀목이 돼주는 분들.

“나는 가족덜이 없어”라시며 굵은 눈물을 쏟아내고야 마는 외로운 노인들에게 언제나 천사인 방문간호사 모든 분들의 건투를 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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