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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민의 마음의 보금자리
2012-03-16 조회수 : 4001
오새리(포천시 선단동)


집값 얘기, 전세값 얘기만 나오면 집 없는 사람들의 가슴은 답답하기만 하다. 억장이 무너진다고도 한다. 그 심정을 누가 알랴. 동교동에 사는 동생도 전세기간이 끝나 재계약을 하려는데 기존의 전세금보다 무려 50% 가까이나 더 올려 달라고 해서 고민에 빠졌다. 법적으로야 그렇게 못 올리도록 돼있지만 세상이 법대로만 된다면야 무슨 고민을 하겠는가. 빠듯한 봉급쟁이가 돈을 쌓아놓고 사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몇 천만원이라는 거액을 구하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그래서 현재 사는 집보다 규모를 줄여 볼까도 궁리하고 있지만 그마저 여의치 않은 모양이다. '내 집 없는 설움'을 톡톡히 겪고 있는 셈이다.

일전에 집을 손 본 적이 있는데 일하러 온 젊은 인테리어 기술자가 혼자말로 "매일 남의 집이나 고쳐주고... 내 집은 언제 가져보나"하며 푸념하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됐다. 자신보다 형편이 나아 보이는 사람에 대한 질시나 불만을 드러내는 말투는 아니었고 그저 집 장만하는 것이 까마득하다는 표정이었다. 아직 젊은데 지금처럼 열심히 일하면 되지 않느냐고 덕담 아닌 덕담을 했지만 현실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일이어서 내 마음도 미안하기만 했다.


그래도 세상의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은 항상 손바닥만한 토담집이라도 내 집마련의 꿈을 갖는다. 정원 딸린 호화주택이 아니어도 좋고, 청소걱정을 할 만큼 넓은 아파트가 아니어도 상관없는, 그저 소박하게 다리 쭉 펴고 낮잠 한숨 푹 자고 나면 피로가 쫘악 풀릴 내 집....

그래서 번번히 사람들은 자나깨나 내집마련 소원을 빌어 보지만, 시간이 흘러 흘러도 결국에는 대부분 그 날이 그 날 같은 우리네 일상사니 속만 끓이게 된다.

문득 언젠가 책에서 본뒤 글이 너무 좋아서 노트에 적어두었던 싯귀 하나가 생각난다.

     그는 황량했던 마음을 다져 그 속에 집을 짓기 시작했다 
     먼저 집 크기에 맞춰 단단한 바탕의 주춧돌 심고
     세월에 알맞은 나이테의 소나무 기둥을 세웠다
     기둥과 기둥 사이엔 휘파람으로 울던 가지들 엮어 채우고
     붉게 잘 익은 황토와 잘게 썬 볏집을 섞어 벽을 발랐다


길상호라는 분이 쓴 “그 노인이 지은 집”이라는 시이다.

새해에는 하루빨리 우리 포천시민 모두가 꼭 넓찍한 아파트가 아니더라도 방 2칸짜리 조그만 15평짜리 일반주택이라도 내 보금자리를 하나씩 장만했으면 하는 소박한 희망을 전해 본다. 그리고 내집마련이 아니더라도 마음만은 항상 포근한 보금자리를 갖은것처럼 행복하게 사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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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된 의견글 1
  • Alva 2015-08-25 삭제
    An inelgeiltnt answer - no BS - which makes a pleasant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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